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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김형근, 선임들을 황제펭귄으로 만든 애틋함과 귀여움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진짜 사나이' 김형근, 선임들을 황제펭귄으로 만든 애틋함과 귀여움

빛무리~ 2013. 9. 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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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 김형근은 참 운이 좋다. 그가 입대하자마자 '진짜 사나이' 촬영이 이기자 수색대대에서 시작되었고, 이 초보 군인은 갑자기 유명 연예인들의 룸메이트가 되었다. 게다가 신병 교육뿐만 아니라 자대 배치에서도 '진짜 사나이' 팀과 같은 생활관에 배정됨으로써 출연 분량이 계속 늘어났고, 요즘 가장 핫한 예능으로 손꼽히는 '진짜 사나이'의 인기에 힘입어 삽시간에 유명인사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일생동안 TV에 얼굴 한 번 비춰 볼 기회도 얻기 힘든데, 김형근은 무려 군인의 신분으로서 연예인 부럽지 않은 대중적 인기를 누려보게 되었으니 결코 흔치 않은 행운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타고난 진짜 행운은 따로 있었으니, 보는 사람의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게 하는 귀여운 외모였다. 힘든 군대 생활을 이제 갓 시작한 막내라서인지, 그 귀여운 얼굴에는 늘상 어딘가 애틋함마저 감돌았다.

 

'진짜 사나이' 멤버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현역 군인인 선임들도 김형근 이병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웠다. 특히 정세교 분대장의 배려심은 오버스럽다 할 정도로 유별났는데, 약간은 촬영을 인식한 행동이었을 수도 있으나 오직 그런 것만은 아닌 듯했다. 김형근을 다독이는 선임들의 눈빛에는 어리숙한 막내동생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큰형의 마음같은 진심들이 언뜻언뜻 비춰졌다. 가장 힘겨웠던 이병 시절의 기억이 그들의 머릿속에도 아직 생생할테니, 앞으로 긴 시간을 겪어내야 할 막내를 보며 저절로 측은지심이 느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만약 '타이슨' 이라고 불리는 권순상 상병처럼, 김형근이 우락부락하고 매서운 외모를 지녔다면 어땠을까? 외모로 인한 선입견은 물론 옳지 않으나, 모든 선임들이 아기 돌보듯 토닥여 주는 지금의 상황과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었을 듯 싶다.

 

 

신병 교육대에서도 유난히 졸음을 참지 못한 김형근은 수시로 졸다가 얼차려를 받곤 했지만, 어린애같은 모습이 워낙 안스러워서인지 교관들도 별로 심하게 대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박형식은 김형근에게 '동자승'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기도 했는데, 해맑게 웃는 그의 얼굴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니 과연 적절하다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기자 수색대대에서의 '진짜 사나이' 촬영 마지막 날 밤, 김형근은 동자승 웃음 대신 닭똥 같은 눈물을 수차례나 뚝뚝 흘리게 된다. 보는 사람들까지도 애틋한 마음에 같이 울려버리는, 전염성이 강한 눈물이었다.

 

팔굽혀펴기 왕으로 등극한 장혁은 피자 2판과 더붎어 포상휴가증을 받게 되었는데, 군인에게는 목숨줄 같지만 연예인에게는 별 의미가 없는 것이 휴가증이었다. 장혁이 그것을 누군가에게 넘겨주려 하자 정세교 분대장이 제일 먼저 김형근을 추천했고, 모든 선임들의 만장일치로 귀한 선물은 막내 김형근 이병에게 주어졌던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입대 후 첫 휴가의 기회를 받게 되자, 김형근은 북받치는 고마움과 미안함에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선임들께서도 다 휴가가고 싶었을텐데..." 말을 잇지 못하고 들썩이는 막내의 어깨를 보며 선임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무쇠같은 타이슨 상병까지도 눈물짓게 할만큼, 김형근의 우는 모습은 애잔했다.

 

 

황제펭귄 암컷들이 알을 낳은 후 먹이를 비축하기 위해 바다로 떠나면, 수컷들이 대신 그 알을 품고 부화시킨다. 부화 기간은 64일 가량인데, 알을 품고 있는 동안 수컷은 수분 섭취를 위해 눈을 먹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새끼가 부화되면 수컷은 자신의 위 속에 있는 음식물을 토해서 먹여 기른다. 이처럼 새끼를 위해 한없이 희생하는 수컷 황제펭귄의 삶은 감동적인 부성애의 사례로 종종 사용되곤 하는데, 울음을 터뜨린 김형근의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들어 하나같이 애틋한 눈빛으로 막내를 바라보는 선임들의 모습은 그대로 수컷 황제펭귄 무리를 연상시켰다. 약간은 연출된 감동이라는 느낌도 없지 않았으나 어쨌든 훈훈했다.

 

"아빠가 더 좋아, 엄마가 더 좋아?" 이것은 어린애를 놀릴 때 하는 전형적인 질문인데, 이병 김형근의 아이같은 천진함은 선임 서경석으로 하여금 그런 유치한 질문까지 하도록 만들었다. "분대장님이 더 좋습니까, 부분대장님이 더 좋습니까?" 누가 봐도 진지한 질문은 아니었는데, 분대장과 부분대장은 웃지도 않고 김형근의 답변을 기다렸다. 마치 어린 아들의 답변을 기대하며 설레는 부모의 표정처럼 사뭇 진지했다. 난처한 표정으로 망설이던 김형근이 정세교 분대장을 선택하자, 김동영 병장은 "나도 너 싫어!" 하면서 살짝 삐친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선임들을 이렇게 만들다니 정말 김형근의 타고난 귀여움은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 날 '진짜 사나이' 멤버들은 이기자 수색대대에서의 촬영을 마치고 정들었던 부대원들과 헤어졌다. 다른 부대에서처럼 한두 명쯤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했는데, 뜻밖에도 수색대의 이별은 쿨하고 담담했다. 어젯밤 내내 눈물이 마르지 않던 김형근 이병까지도 의젓한 모습으로 이별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특별 휴가증까지 선물했지만, 어린 막내를 험한 곳에 떼어놓고 가야 하는 선임들의 마음은 편치 않은 듯했다. 여전히 안스럽고 애틋한 표정으로 저마다 김형근을 얼싸안으며 물었다. "우리 형근이, 잘 할 수 있지? 안 울 거지?" 막내는 언제 울었냐는 듯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군대라는 특수 사회 속에서 이토록 흔치 않은 사랑을 받았으니, 김형근의 마음 속에 '진짜 사나이'는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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