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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서영이' 작가가 서영이의 자존심을 지켜주려는 이유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내 딸 서영이

'내 딸 서영이' 작가가 서영이의 자존심을 지켜주려는 이유

빛무리~ 2013. 2. 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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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은 점점 다가오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어가는 스토리를 보고 있자니 당혹스러웠습니다. 자존심이 아무리 소중해도 사랑보다 앞선 가치는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저는 이서영(이보영)이 한 번쯤은 자존심을 꺾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너무 자기 방식대로 강압적이었던 강우재(이상윤)의 사랑 방식도 올바른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속임수 없고 진실했던 강우재에 비한다면 시종일관 엄청난 비밀을 숨긴 채 그를 기만하며 살아왔던 이서영이 훨씬 더 잘못한 거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게다가 이서영은 남편과의 상의도 없이 3년 동안이나 몰래 피임약을 먹으며 임신을 거부해 왔던 잘못까지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 속이고 또 속인 셈이니 강우재가 어떻게 분노하지 않을 수 있으며, 어떻게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했죠. 그 정도의 큰 잘못을 저질렀으면 무릎 꿇고 울며 불며 빌어도 불쌍히 여겨줄까 말까인데 끝까지 꼿꼿한 자세로, 그냥 '미안하다'는 사과 한 마디만 툭 던져 놓고 홀가분하다는 듯 떠나버리는 이서영의 태도는 차라리 밉상에 가까웠습니다.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이라면, 아버지 이삼재(천호진)의 변화된 모습에 감동받은 이서영이 얼음같은 마음을 녹이고 돌아서지 않을까 하는 거였죠. 자기는 아버지를 버렸는데, 죽었다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완전히 버렸는데, 아버지는 그런 자기를 3년 동안이나 그리워하며 먼 발치에서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결국은 뜨겁게 치밀어오르는 혈육의 정에 울음을 터뜨리게 될 거라고 생각햇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저의 완벽한 오산이었네요. 3년 동안 주변을 맴돌며 애타게 지켜보던 아버지의 마음은 이서영에게 부성애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토커에 가까운 지겨움으로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그렇게 저를 생각하시면, 최소한 아버지 때문에 들키게는 하지 말았어야죠!" 이서영의 냉랭한 목소리는 제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 했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화되었든 안 되었든, 여전히 그녀에게 아버지의 존재는 민폐일 뿐이었습니다. 차라리 머나먼 땅 끝 마을로 떠나가서 영원히 모르는 사람으로 살게 해주지 왜 이렇게 달라붙어서 아직도 나를 괴롭히냐고, 이서영은 진저리를 치는 것 같았어요.

 

이쯤 되면 더 이상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해져 버렸습니다. 가족을 버리고, 남편을 속이고 결혼한 주제에 펑펑 울면서 뉘우치기는 커녕, 그 속임수를 지켜주지 못했다고 아버지를 또 원망하는 딸... 그런 그녀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니까요. 아무리 어렸을 때 아버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어도, 현재 상황에서 이서영의 태도는 결코 옳다고 할 수 없는 거니까요.

 

 

런데 더욱 황당한 것은 이혼한 후의 이서영이 너무나 행복해 보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아픔 따위는 아랑곳 없이 신나게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모습... 그럴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무리하게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지 그랬니 싶을 정도로, 강우재와 함께 살 때보다 지금의 이서영이 훨씬 더 좋아 보이더군요. 정신적으로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면에서도 이서영은 아무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우선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돈이 너무 많더군요..;;

 

"부자 남편을 만난 덕에 지난 3년 동안 내가 번 돈은 거의 모두 저금할 수 있었다"고 이서영은 친구에게 말했지만, 제가 알기로 초임 판사의 월급은 250만원 정도라던데, 고작 3년 동안 벌어봤자 1억도 안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로펌에 변호사로 들어간지는 최근 1~2개월 정도밖에 안 됐고 말이죠... 그런데 달랑 가방 하나 질질 끌고 나오자마자, 눈 깜작할 사이에 번듯한 아파트와 사무실 계약까지 척척 해버리고도 남아서, 사채빚 갚으라고 친구에게 척척 빌려주기까지 합니다. 요즘 전셋값이 얼만데, 겨우 3년 동안 벌어놓은 판사 월급으로는 아파트 계약 하나도 힘들었을 걸요.

 

그리고 만약 월세로 들어갔다면, 절대로 현재의 마음 상태가 여유로울 수 없을 겁니다. 요즘 변호사 사무실이 얼마나 많은데, 판검사 경력 수십년차의 선배들이 우글우글한 그 바닥에서, 이제 새파란 신참 변호사는 살아남는 것조차 쉽지 않을텐데, 친구까지 로펌 그만두게 하고 직원으로 채용한 상태에서 완전 발등에 불 떨어진 거 아니겠습니까? 다달이 염라대왕처럼 날아오는 사무실 임대료와 아파트 월세와 직원 월급까지... 어쩔 건가요? 현실적으로 본다면, 이혼 후의 이서영은 절대 지금처럼 그렇게 돈이 많을 수 없습니다. 만약 개인 사무실을 차린 게 아니라 괜찮은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거라면 현재의 여유로움도 좀 이해가 되겠는데, 아무래도 이 부분은 작가의 실수가 아닐까 싶네요.

 

 

어쨌든 중요한 사실은, 강우재와 헤어진 후의 이서영이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아쉬울 게 없다는 점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그녀와 함께였던 쌍둥이 남동생 이상우(박해진)가 그녀의 결정을 탓하지 않고 이해해주니 천군만마처럼 든든한 응원군을 얻게 되었고, 마음이 통하는 친구 이연희(민영원)를 만나 이제껏 누리지 못하고 살았던 우정의 기쁨까지 맛볼 수 있게 되었으니 더 바랄 게 뭐 있을까요? 돈은 많고, 신경쓰거나 챙겨줘야 할 사람은 없고, 같이 놀아줄 단짝 친구는 곁에 있고, 게다가 학창시절의 첫사랑이 멋진 청년으로 변신하여 눈앞에 나타나 새로운 설렘까지 전해 줍니다. 그야말로 지금 이서영은 '만고 땡' 이네요..ㅎㅎ

 

그런데 참 우습죠? 죄 짓고 쫓겨난(?) 이서영은 너무나 행복한데, 그녀에게 속아서 이혼남이 되어버린 피해자(?) 강우재는 날이 갈수록 애달파집니다. 그리움과 회한이 마음을 짓누르며, 우재는 예전보다 훨씬 불행합니다. 결국은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팔 수밖에 없는 일이죠. 강우재는 자꾸만 이서영을 찾아갑니다. 그녀의 변호사 사무실에 첫 일거리를 주선해 주기도 하고, 카페모카와 아메리카노를 준비했다가 그녀의 기분에 맞는 걸로 내밀어 주고, 그녀의 생일날 새벽같이 일어나 미역국을 끓여서 집으로 찾아가고, 저녁에는 선물을 준비해서 사무실로 찾아갑니다. 이서영이 자리에 없어서 미역국과 선물은 전해주지 못하고 허탕을 쳤지만, 이와 같은 강우재의 행동은 이제 막 불같은 사랑을 시작하는 남자 같습니다.

 

그런데 강우재를 대하는 이서영의 태도는 더할 수 없이 퉁명스럽네요. "왜 왔어요? 이러는 이유가 뭐야?" 이혼했다고 원수처럼 지내야 하는 것도 아닌데, 기껏 개업 축하한다고 찾아온 우재에게 적반하장 격으로 성질을 부리다시피 하는 이서영의 모습은 점점 더 비호감스럽게 느껴집니다.

 

 

"내 마음이 어땠는지, 너한테 변명 한 마디 못하고 헤어진 게 너무 억울해서 말야.." 강우재가 말하자 이서영이 톡 쏘아붙입니다. "왜 우재씨가 변명을 해요? 끝까지 내 변명 들어야겠다는 거예요?" 하지만 강우재는 대답합니다. "내가 억울하다고, 내가 해명을 좀 해야겠다고... 네 말을 듣고 싶은 게 아니라, 내 말을 좀 해야겠다고!" 글쎄 뭐...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약자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서영이는 우재가 없어도 행복할 수 있지만, 우재는 서영이가 없으면 불행하니까요.

 

겨우 밥 먹자고 붙잡아 앉히더니, 우재는 서영이 밥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주절주절 자기 반성을 합니다. 요점은 자기가 너무 독단적이어서, 나의 잣대로만 너를 판단했다는 내용이었죠. "밥을 다 먹으면 네가 일어나 버릴 것 같다" 면서 밥도 먹지 않고 이야기를 하는 강우재가 조금은 딱해 보였는지, 이서영은 "밥 먹을 시간만큼은 기다려 줄테니까, 밥 먹고 얘기하라"고 선심쓰듯 말해 줍니다. 그러자 우재는 "진짜 그래도 돼? 몇 분 줄건데? 오, 오분만..." 이러더니 측은할 정도로 허겁지겁 비빔밥을 먹기 시작하는군요. 그 오만하던 남자를 사랑이 이렇게 망가뜨린(?) 겁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려는 걸까...? 소현경 작가가 '이서영'이라는 캐릭터에 품은 애정이 무척이나 깊다는 것을 저는 직감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껏 그녀가 집필했던 다른 작품의 주인공들보다 훨씬 더, 소작가는 이서영을 많이 사랑하고 있어요. 그런데 어쩌자고 이서영을 이토록 비호감으로 만드는 걸까? 끝내 그녀의 잘난(?) 자존심은 꼿꼿이 지켜주고, 오히려 죄 없는(?) 남편이 고개를 숙이도록 하는가? ... 어쩌면 제가 예상했던, 아니 원했던 것은 전형적인 해피엔딩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서영이 비뚤어진 자존심을 꺾고, 뉘우침과 화해의 과정을 거쳐 사랑을 회복하고, 재결합(?)이라는 해피엔딩을 맞이하길 바랐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소현경 작가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그럼 어쩌려는 걸까요?

 

 

"그래... 서영이... 모나고, 못나고, 비뚤어진 아일세... 내가 그렇게 만들었어... 부모 등골 빼먹고 살아야 그게 자식인데, 그놈은... (흐느낌) 제 어미에 상우까지, 그 가녀린 어깨에 짊어지고, 그 가녀린 다리로 버티고 살았네... 어떻게 멀쩡할 수가 있겠어. 제가 강단이 있으면 얼마나 있고, 능력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어. 사람인데, 저도 사람인데, 그걸 버티는데, 자존심 아니면 뭘로 버텼겠어. 그런데 나까지 자네와 엮이고 말았으니 죽을만큼 수치스럽고 빌 염치도 없었을 걸세. 미안하네. 자네한테, 자네 부모님한테, 정말 미안하네. 정말 죄송해..."

 

끝내 눈물로 빌지 않은 딸자식을 대신해서 대신 눈물로 사죄하는 아버지 이삼재의 저 대사를 듣는 순간, 저는 비로소 알 것 같았습니다. 만약 이삼재가 "내 딸은 원래 그런 아이가 아닌데... 올바르고 똑똑하고 잘난 아인데, 어쩌다 실수해서 그런 거니까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면 결코 제 가슴을 울리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아비가 제 자식을 가리켜 "모나고, 못나고, 비뚤어진 아이" 라고 말하는 순간, 스르르 열려버린 제 마음 속에는 느닷없이 이런 속삭임이 들려왔습니다. "못난 녀석이니까... 제가 아무리 강단있고 능력있는 척 해봤자, 사실은 약하고 못난 녀석이니까... 그러니까... 좀 봐 줘!"

 

옛날에 얼마나 고생을 했느니, 이런 구차한 변명들은 사실상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그렇게 큰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끝내 머리 숙이지 않고 잘난 척하며 떠나는 모습이 너무 얄미워서, 차라리 불행해지거나 골탕 좀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었는데 말이죠. 이혼하고 나서 너무 행복하게 잘 지내는 것도 못마땅한 나머지 "말 도 안 돼. 무슨 돈이 저렇게 많아?" 하면서 아니꼬운 시선으로 보고 있었는데 말이죠. 이삼재의 말을 듣고 그 마음에 빙의되는 순간, 갑자기 콧날이 시큰할 정도로 이서영이 가여워졌습니다.

 

 

그랬군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녀의 실체를 이해하며 불쌍히 여기고 있었던 거예요. 아버지 삼재도, 동생 상우도, 남편 우재도, 그리고 작가 소현경도... 그 동안 제가 이서영을 비호감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사랑하지 않아서였습니다.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그녀로부터 아무리 변명을 듣고 사과를 받아도 모자랄 강우재가 오히려 그녀에게 고개 숙이며 자기 반성과 변명을 늘어놓은 것도 단지 사랑해서 붙잡고 싶은 마음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녀를 불쌍히 여겼기 때문이죠. 성장 과정에서 겪은 상처 때문에 모나고 못나고 비뚤어진 어른이 되어 버린 게 너무나 불쌍하고 가여워서, 아무리 못난 행동을 해도 이해해 주고 싶었던 겁니다. 누구의 이해도 필요 없다면서 혼자 버티던 그 오만한 모습 속에 사실은 누구보다 못나고 약한 내면이 감춰져 있었다는 걸 이제는 알기에... 그녀가 삶의 마지막 카드처럼 움켜쥐고 있는 한 조각 자존심은 어떻게든 삶을 지탱해 보려는 안간힘이며 발버둥이라는 것을 이젠 알기에, 우재는 끝까지 그녀의 자존심을 다치지 않게 보호해 주려 하는 거죠. 작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좀 비호감스럽고 무리한 진행을 하면서까지 끝내 이서영의 자존심을 지켜주려 한 이유는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그 동안 서영이한테 "자존심을 버리라"고 외쳐댔던 저 자신의 모습이 잔인하게 느껴집니다. 이성적으로만 생각하면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저는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던 거예요. 사랑 없는 마음으로 타인을 바라보며,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오만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말은 결코 쉽게 내뱉어선 안 되는 무서운 말이더군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머리가 아닌 가슴이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고서는 절대 타인을 이해할 수 없는 거였습니다. 그 어떤 논리로도 저는 서영이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누군가의 마음과 공감을 하는 순간부터 이해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저는 서영이하고 결혼은 실패했지만, 저희가 끝이라고는 생각 안 합니다." 강우재가 이삼재한테 이렇게 말한 것이 서영과 재결합의 의지를 나타낸 거라고 어떤 사람들은 해석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듣기에는 아니었습니다. 분명 "결혼은 실패했다"고 말했거든요. 뿐만 아니라 서영에게도 "너랑 다시 잘해보자는 뜻은 아니다" 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강우재는 속마음과 다른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에, 그에게도 재결합의 의지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오히려 이서영을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강우재는 그녀와 재결합하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비밀이 들통난 상태에서 다시 집안에 들어온다는 것은, 그녀의 자존심을 꺾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시어머니 차지선(김혜옥)과 시동생 강성재(이정신)는 몰라도 시아버지 강기범(최정우)는 결코 이서영을 다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설령 모든 가족이 따뜻하게 맞이해 준다 해도 이서영은 예전처럼 떳떳하게(?) 지낼 수 없을 테니까요.

 

결혼 3년이 지나도록 이서영이 남편을 속이고 피임을 하면서까지 아이를 갖지 않았던 이유도 이제는 수긍이 갑니다. 언제든 비밀이 들통나게 되었을 때 자존심을 유지하며 떠나고 싶었던 거죠. 무책임한 아버지 때문에 어렸을 때 죽어라 고생했던 그녀는 누구보다 제 자식에 대한 책임감이 투철했을 것이고... 그러니까 만약 아이가 있었다면 절대 자존심을 지키며 떠날 수 없었을 겁니다. 제 자식이 새엄마 손에 자라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울며 불며 매달렸을지 모르죠. 현실에서도 사람이 자존심을 꺾는 대부분의 이유는 자식 때문이니까요. (사실 서영이만큼은 아니더라도, 누구인들 자존심이 없나요?;;) 이제는 어느 정도 결혼 생활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싶었는지 잠시 피임약을 끊고 죽을 때까지 강우재의 아내로 잘 살아볼까 생각도 했던 모양이지만, 그녀의 운명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끝이라고는 생각 안 한다" 는 강우재의 말은 그러므로 다른 각도에서 해석해야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군요. 친구가 되자는 건지, 연애만 하자는 건지... 둘 다 가능성은 별로 없을 듯한데, 어쩌자는 건지 현재로서는 강우재의 뜻을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42회의 엔딩에서 강우재는 웬 남자(성태-조동혁)와 마주서서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는 서영을 보았습니다. 그녀의 티없이 편안한 미소... 얼핏 보기에는 강우재가 질투심에 눈을 번뜩이며 다가서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건 아닐 듯 싶네요. 독선적인(...이었던) 남편과 위너스 집안이라는 견고한 새장 속에서 움츠리고 있던 서영이가 비로소 풀려나 자유와 행복을 만끽하는데, 자기 욕심 때문에 그것을 막아서기에는 강우재의 사랑이 너무 크고 성숙해져 버렸거든요.

 

과연 강우재는 보란듯이 자기 앞에 나타난 연적(?) 성태에게 어떤 말로 첫 인사를 건넬까요? 모처럼 주인공을 이해하며 사랑할 수 있게 된 지금, 엔딩을 향해 치닫는 다음 주의 내용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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