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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튜닝 남편, 그 친구의 가슴 찡한 눈물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안녕하세요' 튜닝 남편, 그 친구의 가슴 찡한 눈물

빛무리~ 2012. 4. 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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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고민 자랑 프로그램 '안녕하세요'를 보면, 세상에 참 별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한동안 조작 논란으로 시끄럽기도 했지만, 요즘은 다시 본래의 취지에 걸맞게 자연스런 분위기로 되돌아간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주 방송은 정말 리얼하고 재미있고 유쾌했습니다. 시청하고 나서 특별히 기분이 좋았던 이유가 있다면, 이 사람들은 그 어느 때의 출연자들보다도 이 방송을 통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개선될 여지가 많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맨 처음에 소개된 사연은 툭하면 재미삼아 아내와 딸들에게 비비탄 총을 쏘아대는 남편의 이야기였습니다. 아무리 장난감 총이라지만 잘못 맞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벌써 수년 전부터 매스컴에 오르내리곤 했는데, 무려 45세나 된 한 집안의 가장이 그런 놀이에 맛들여서 아내와 딸들을 고통스럽게 한다니, 정말 믿기 힘든 일이었어요. 그런데 본인은 심각한 문제임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대수롭지 않은 장난이라고만 생각해 왔던 것입니다. 아내와 딸들이 쏘기도 전부터 호들갑을 떨고 피하면서 "쏘지 마요, 쏘지 마!" 그러는 게 재미있다는 겁니다..;;

 

"이건 맞아도 아프지 않아요!" 라고 아빠는 주장했지만, 초등학생인 두 딸은 이구동성으로 "진짜 아파요, 한 번 맞아 보세요!" 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설거지나 빨래 등 집안일을 하고 있는 아내에게도 수시로 비비탄 총을 발사하여 등이나 엉덩이를 맞추곤 하는데, 아무리 그러지 말라고 화를 내도 소용이 없었다는군요. 이 가족은 사정상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는데, 오랜만에 남편이자 아빠를 만나서 기쁘고 즐거워야 할 주말이,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그놈의 비비탄 때문에 공포의 주말로 인식되고 있다 합니다.

아픈 것도 사실이고 위험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문제를 떠나서 사람에게 직접 총을 겨누고 쏜다는 것 자체가 당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한 일입니다. 아무리 장난감이라도 말이지요. 누군들 '과녁'이 되고 싶을까요? 진짜로 너무 싫어서 하지 말라고 숱하게 말리는데도 듣지 않고, 자기 혼자 즐겁다고 실실 웃으며 총을 쏘아대는 게 벌써 수년째라고 합니다. 오죽하면 아내는 그것 때문에 이혼까지 고민했을 정도라는군요. 하지만 남편은 가족들이 이처럼 심각하게 느끼는 줄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게스트로 출연한 가수 케이윌은 자기가 어렸을 때 같은 동네에서 놀던 친구 한 명이 비비탄 총에 맞아 실명한 적이 있었다는 경험담을 들려주었습니다. 게다가 방청객 투표에서도 이 사연은 무려 120표를 얻어 그 심각성을 증명했지요. 방송 출연을 위해 차를 타고 오면서도 고작 10표 정도나 나올까 태평하게 생각했다는 이 남편은, 그제서야 가벼운 문제가 아님을 깨달은 듯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 표정으로 봐서는 충분히 고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제 철 좀 드시겠네요.

이어서 등장한 사연은, 자동차 튜닝에 빠져서 가족은 나몰라라 하는 또 다른 남편의 이야기였습니다. 가뜩이나 월급도 박봉이라 아이 둘 데리고 4인 가족이 생활하기만도 빠듯한 형편인데, 자동차 튜닝에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는 남편 때문에 살림살이는 벌써 마이너스 상태가 된지 오래라는군요. 카드 돌려막기로도 생활비가 부족한데, 남편은 퇴직금까지 미리 당겨 받아서 자동차 튜닝에 거의 다 써 버렸답니다. 너무 힘들어서 부모님께 손을 벌려 얼마간의 돈을 받았는데, 생활비를 충당하고 남은 돈은 아이를 위해서 저금이나 해줄까 했더니, 남편이 또 튜닝한답시고 수백만원을 몽땅 가져갔다는군요.

 

심지어 아이가 열이 38도까지 올랐는데도 병원비를 아끼느라 그랬는지, 애들 좀 아프다고 약 먹어 버릇하면 안 좋다면서 병원에도 안 데려갔답니다. 하지만 차에 조그마한 흠집이라도 났다 치면 술 퍼마시고 들어와서 무슨 큰 일이나 벌어진 것처럼 온갖 푸념을 해댄다는군요. 자동차 튜닝에는 벌써 수천만원을 들이부었지만, 아내와의 결혼 5주년 기념일에는 대략 5만원 상당의 은목걸이를 선물했고, 새로 튜닝한 차의 성능을 시험한다면서 만삭의 아내를 태우고 시속 200km로 질주하여 시내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합니다. 이쯤 되면 이성을 잃을 정도의 중독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데 튜닝 남편의 옆자리에는 같은 취미를 가진, 동호회에서 만났다는 친구가 함께 출연해 있었습니다. 당연히 남편의 입장을 두둔해 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그 친구는 이제 튜닝을 끊고 출고된 상태의 차량을 그대로 몰고 다닌다더군요. 다들 놀라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그는 자동차 튜닝에 지나치게 심취했다가 아내와의 사이가 악화되어 현재 별거중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지금은 무척 후회하고 있으며, 할 수만 있다면 사연의 주인공을 말리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친구가 그렇게 나올 줄은 몰랐던지 튜닝 남편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별거중인 아내에게 영상 편지를 띄워보라고 MC들이 권하자, 그 친구는 조심스레 말을 시작했습니다. "○○이 엄마... 내가 예전에 거짓말도 많이 하고 속상하게 하고... 가족보다 차를 좋아하는 것 때문에 정신나간 짓도 많이 했는데..." 그러더니 갑자기 눈물이 솟구치는지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이더군요. 그 태도가 너무 진실해 보여서 순간 제 마음도 울컥했습니다.

"나한테 다시 기회를 준다면 앞으로는 안 그럴게...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 진심으로 뉘우치는 마음이 역력히 드러나는 남편의 영상편지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이제껏 마음을 전할 기회가 없었던 모양인데, 그 아내가 이 방송을 본다면 얼마나 기쁘고 흐뭇했을까요!

 

튜닝 남편의 사연은 최다 득표에 성공하여 새로운 1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렇게 가족을 내팽개치고 자기 취미 활동만 중요시할 거면 도대체 뭣하러 결혼은 한 것일까 싶어, 저는 한참이나 가재미눈을 하고 남의 남편을 째려보았지만, 그 곁에서 울먹이던 친구의 진실한 눈물을 보니 마음이 스스르 풀리더군요. 사람은 누구나 한 때 잘못된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잘못을 깨달아 뉘우치고 고칠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에는 배철수의 '사랑, 그 아름답고 소중한 얘기들' 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아, 모두 모여라~ 내 말 좀 들어 보려마~ 이 아름답고 소중한 얘기들을~ 우리 함께 나누자~" 이 가사가 정말 의미심장하지 않나요? 모두들 고민을 견디다 못해 나와서 하소연하듯 털어놓는 이야기들이지만, 깨닫고 뉘우쳐 고칠 수만 있다면 이 고통스런 기억들도 나중에는 얼마든지 '아름답고 소중한 얘기들'로 변화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튜닝 남편은 좋은 친구가 옆에서 이끌어 주고, 또 수많은 사람들이 합심하여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 주었으니, 그의 가정에도 머지않아 바람직한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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