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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3' 박하선은 왜 서지석이 아닌 고영욱을 선택하는 걸까?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하이킥3-짧은다리의역습

'하이킥3' 박하선은 왜 서지석이 아닌 고영욱을 선택하는 걸까?

빛무리~ 2011. 10. 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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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김지원에 이어 또 하나의 러브라인이 예고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박하선-윤지석(서지석)의 러브라인 같지만, 정확히는 박하선-고영욱의 러브라인입니다. 이미 공홈의 인물관계도에 명시되어 있는 관계이므로, 맨 마지막에 반전이 있을지는 몰라도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이 러브라인의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저는 인물관계도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가장 불가사의하다고 생각했던 러브라인이 박하선-고영욱 커플이었습니다. 박지선-줄리엔강 라인도 좀 뜻밖이긴 했지만, 이들은 어차피 감초 역할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코믹하고 재미있는' 커플로 만들면 오히려 가장 시트콤에 어울리는 조합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박하선은 제가 보기엔 여성 캐릭터 중의 핵심이라고 할만합니다. 나름 코믹한 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진지한 자세로 극의 중심을 잡아 주어야 할 인물이죠. 남성 캐릭터 중에서는 윤계상이 바로 이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박하선의 러브라인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가 큽니다. 그런데 고영욱은 가수 출신으로 생판 연기 초보인데다가, 극중 캐릭터 또한 찌질하기 짝이 없는데 그가 박하선의 연인으로 설정된 것은 매우 충격이었습니다. 나중에는 9급 공무원이 된다고 하지만 어쨌든 지금 고영욱은 짠돌이 고시원생으로 반찬그릇 하나에 목숨 거는 치사한 남자에 불과하니까요. 뚜껑을 열고 보니 고영욱의 연기가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라서 무척 다행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역시 박하선의 남자로는 아주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어쨌든 외국인 손님들을 모시고 학교에서 진행된 '명성황후' 공연을 계기로, 두 명의 남자가 박하선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습니다. 고영욱은 고시원 동료였던 백진희에게 우편물을 전달해 주러 왔다가, 명성황후 분장을 하고 무대로 들어서는 박하선을 보는 순간 어둠 속에 멈춰서서 눈을 떼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일단은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사람이 있었으니,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박쌤~ 은근히 사고치는 스타일이에요!" 하고 박하선을 놀려대며 짖궂은 장난을 일삼던 동료 체육교사 윤지석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장난을 쳤던 것도, 스트레스를 풀어 준답시고 박하선을 야구장에 데려갔던 것도, 모두 관심의 표현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본인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그녀에게 반해갔던 것이죠. 그 마음 속에서 팽팽하게 부풀었던 사랑의 풍선이 드디어 펑~ 터지고 말았습니다. 단아한 한복을 차려 입고 비운의 명성황후를 연기하는 박하선을 보는 순간, 윤지석은 완전히 넋이 나가고 말았습니다.

일본인 야쿠자로 분장한 윤지석은 명성황후에게 칼을 휘둘러야 하는데도, 한참이나 멍하니 박하선을 바라보며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주변의 술렁거림과 재촉에 못이겨 칼을 휘두르긴 했지만, 바닥에 쓰러져 눈물 흘리다가 비참하게 죽어가는 박하선의 연기를 보고는 가슴에 찔리는 듯한 통증을 느낍니다. 모든 것이 연기임을 분명히 알고 있는데도 자꾸만 그녀의 슬픈 모습이 뇌리에 떠오르고, 그녀를 볼 때마다 못견디게 미안해져서 죽을 지경입니다. 이것은 잡아뗄 여지도 없는 명백한 사랑입니다.

괜시리 미안하다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윤지석을 위로하기 위해, 박하선은 아무 생각 없이 그의 얼굴에 손을 대어 들어올리며 자기를 바라보게 합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제 가슴이 다 철렁하더군요. "저러면 안되는데... 지석이 어떡해...ㅜㅜ" 짝사랑하는 상대에게서 저런 정도의 스킨쉽을 받게 되면, 순간 정신이 아찔해지면서 마음이 5~6배 가량 깊어지게 마련이거든요. 어차피 박하선은 고영욱과의 커플이 예정되어 있는 것을 알기에,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박하선은 도대체 왜 서지석이 아니라 고영욱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걸까요? 제가 보기엔 아무래도 윤지석이 훨씬 나은데 말입니다. 직업도 없는 고시원생보다야 고등학교 체육교사가 낫고, 외모적인 면에서도 영욱이보다는 지석이가 수려하지요. 심지어 고영욱은 현재 차비도 없어서 몇 시간씩이나 걸어다녀야 할 만큼 재정 상태도 최악입니다.

내면적으로도 윤지석은 매우 유쾌하고 다정한 청년입니다. 자형인 안내상이 빚쟁이들한테 잡혀갈 뻔했을 때 용감하게 나서서 구해준 것도 지석이였고, 조카 수정이(크리스탈)를 위해 다락방을 애써 개조해 준 사람도 그였습니다. 다혈질의 성격 때문에 언뜻 보면 무능한 자형을 구박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가족을 아끼는 마음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순한 성격 때문에 만날 타인에게 당하고 사는 박하선을 안스럽게 여기며 위로해 주려 애쓰던 것도 그의 따스한 마음을 말해 줍니다.

그에 비해 고영욱은 고시원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자기의 반찬을 백진희가 밤중에 몰래 먹었다는 이유로, 그녀를 경찰서에까지 끌고 가려 했을 만큼 독하고 차가운 구석이 있습니다. 물론 백진희가 몽유병이 있어서 그랬다는 것을 알고는 용서해 주었지만, 하여튼 이 남자는 성격적으로도 별로 호감가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박하선처럼 예쁘고 착하며 고등학교 국어교사라는 좋은 직업까지 갖춘 최고의 여자가 왜 이 남자를 선택해서 연인이 되는 걸까요?

물론 앞으로의 전개를 봐야 알겠지만, 저의 짐작으로는 고영욱의 적극성에 넘어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껏 비춰진 고영욱의 성격으로 봐서는 굉장히 직선적이고 저돌적인 태도로 그녀에게 다가설 것 같거든요. 윤지석처럼 어쩔 줄 모르고 수줍어하거나, 고개를 푹 숙이고 있거나, 자기 마음의 정체를 제대로 깨닫지 못해서 머뭇거리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가진 것은 없어도 당당하게 다가서며, 그녀를 위해서 모든 것을 다 바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나온다면, 박하선처럼 귀 얇고 유약한 성격의 여자는 의외로 쉽게 넘어갈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박하선을 깊이 사랑하게 되면서 고영욱의 캐릭터도 많이 발전해 가겠지요. 지금까지는 비호감이지만 앞으로는 점차 호감으로 바뀌게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역시 윤지석을 향한 안스러운 마음이 더 크군요. 그는 얼마나 오랫동안 아픈 짝사랑으로 고통받아야 할까요? 아무쪼록 귀엽고 순수한 그의 운명이 너무 가혹하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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