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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김영현 작가의 새로운 사극 '뿌리깊은 나무'가 시작되었습니다. 조선 초기 세종조의 한글 창제에 얽힌 비화들을 추리, 액션 등과 결합하여 독특하게 풀어나갈 듯합니다. 초반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데, 이번에는 정말 기대를 걸어봐도 괜찮겠지요? 작가의 이름 때문에 신뢰가 가기는 합니다만, 최근 들어 제법 큰 기대를 가졌던 두 편의 사극에 차례로 실망한 뒤인지라 불안한 마음 또한 적지 않습니다. '계백'은 '상도'와 '다모' 등을 집필했던 정형수 작가의 작품이며, 아역들이 등장하던 초반의 느낌이 아주 좋았습니다. 게다가 주인공 계백의 아버지로 나왔던 차인표의 열연이 더욱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성인 연기자들로 교체되면서 어딘가 심상찮은 삐걱거림이 시작되더니,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달려가..
'글로리아'의 후속작으로 MBC의 새 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이 시작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과 제목은 똑같지만 내용상으로는 아무 연관이 없더군요. 가난한 집 아가씨가 부잣집 아가씨를 보면서 "나와 동갑이고 생일도 같은데, 나하고는 너무 달라. 그 여자는...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반짝반짝 빛이 나..." 라고 말하는 대사가 2회 예고편에 등장했는데, 바로 그 대사가 이 드라마의 직접적, 또는 간접적 주제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부잣집 아이와 가난한 집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뒤바뀌었고, 나중에 성장해서야 그 사실이 밝혀진다는 기본적 내용은 역시 식상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오래 전부터 '생인손', '사모곡', '만강' 등의 사극에서 애용되었고, 현대극 중에서도 '가을동화'..
저는 지금까지 줄곧 드라마 '아이리스'를 시청해 왔으나 별다른 이끌림을 느끼지 못했었습니다. 분위기가 너무 무거웠고, 제 기준으로는 액션이 너무 많아서 지루하다 싶었고, 중간중간에 개연성 없이 뚝뚝 끊기는 부분들도 어처구니 없었습니다. 워낙 인기가 많길래 그래도 뭔가 얻을 것이 있겠지 싶어서 꾸준히 보고는 있었지만 솔직히 참을성을 요구할 만큼 별 재미가 없더군요. 그런데 12회에서 '목소리' 김갑수씨가 등장하면서 갑자기 확~ 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껏 주인공 김현준(이병헌)은 위험한 미로 속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도처에 그의 생명을 위협하는 적들이 깔려 있었으나 그 정체는 좀처럼 알 수가 없었지요. 이유도 모른 채 끊임없이 온갖 고통을 겪으며 쫓겨다니고, 확실한 대상도 모르는 채 복수심만을 불태우는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