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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윤종빈 감독이 악역 조윤(강동원)의 캐릭터에 너무 심취했던 것일까? 조윤을 제외한 다른 인물들의 캐릭터와 전체적 스토리는 매우 단순하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무게의 비극과 장중함에 비한다면 다소 가볍게 처리된 느낌도 있다. 하지만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도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민초(民草) 들의 한(恨)이라면 그 메시지는 충분히 어필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쩌면 주인공 도치(하정우)의 캐릭터가 지극히 단순했기 때문에 표현이 극대화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도치는 원래 '돌무치'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쇠백정이었다. 배운 거라고는 고기써는 칼질뿐이요, 가진 거라고는 황소같은 힘과 돌처럼 단단한 육체뿐이다. 복잡한 생각이나 고민 따위를 할 줄 아는 인물이 아니다. 그런 ..
1. 어머니의 작별 인사 '닥터 진' 11회에는 유독 가슴을 울리는 명장면과 명대사가 많았습니다. 진혁(송승헌)과 홍영래(박민영)와 흥선군(이범수)은 좌의정 김병희(김응수)의 계략에 빠져 대왕대비(정혜선)를 독살하려 했다는 누명을 쓰고 옥에 갇히게 되는데, 죄목은 너무 큰 데다가 누명을 벗을 길은 막막하니 죽음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요. 영래의 어머니(김혜옥)는 목숨이 경각에 달린 딸자식을 한 번이라도 만나 보고자 옥리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사정하여 간신히 옥사 안으로 들어오는데, 모진 고문으로 피투성이가 된 영래를 마주하자 회한의 눈물을 금치 못합니다. "차라리 이럴 줄 알았다면, 네가 원하는 대로 살게 해줄 걸 그랬구나!" 고분고분히 말을 듣고 평범한 여인으로 살았더라면 이토록 험한 운명에 처..
현재 OCN에서 금요일마다 방송 중인 액션 사극 '야차'는, 만약 공중파에서 편성되었다면 작년 겨울의 '추노'에 비견할 수 있을 만큼 호평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을 작품인데, 케이블의 특성상 시청률에 한계가 있으니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공중파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 액션을 선보이며 독특한 매력을 살리고 있지요. 사람마다 시청 포인트는 다를 수 있겠으나, 저는 언제나처럼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갈등구조를 중심으로 감상합니다. 특히 8회와 9회에서는 주인공들의 사랑과 원한과 복수가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들며 긴박감을 고조시켰습니다. '야차란 원래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며, 사람을 해치는 귀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상반된 두 가지 모습을 가진 '야차'는, 이 드라마에서 사랑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