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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홍자매의 신작드라마 '맨도롱 또똣'은 그 독특한 제목에서부터 관심이 끌리는 작품이다. 처음에는 '제주도 개츠비'라는 제목이 물망에 올랐으나, 결국은 '기분좋게 따뜻한' 이라는 뜻의 제주 방언인 '맨도롱 또똣'으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기분좋게 따뜻한... 어쩐지 그 제목만으로도 어떤 느낌의 드라마인지 알 수 있을 듯하다. 벌써 몇 주 전부터 이 작품을 기다려 온 이유는 나도 좀 '기분이 좋아지고 싶어서'였다. 꽃 피는 춘삼월 이 좋은 시절에 (양력으로는 요즘이 5월이지만 음력으로는 3월이다) 어울리지 않게, 특별히 우울할 일도 없는데 수시로 서늘한 우울감에 빠지는 요즘은 나도 좀 '기분좋게 따뜻한' 느낌에 빠져보고 싶었다. 영화나 드라마에 관한 내 취향은 원래 애틋하고 절절하고 우수어린 멜로 쪽이지만 요즘..
정말 오랜 진통 끝에 '1박2일'의 새로운 멤버가 결정되었습니다. 베일에 싸여 있던 제6의 멤버는 바로 엄태웅이라는군요. 이제껏 많은 후보들이 거론되었지만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이름이라 꽤나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1박2일'을 위해서는 매우 희망적인 선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생각하던 멤버 역시 강호동보다 약간 어리고 이수근보다 나이 많은, 듬직한 서열 2위를 채워줄만한 인물이었거든요. 원래 김C가 맡았던 역할인데, 엄태웅이라면 큰 무리 없이 김C의 뒤를 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반 적응력은 김C보다 훨씬 빠르지 않을까 예상되는군요. 아직은 섣부르지만, 감히 저의 예상을 말한다면 '대박'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엄태웅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번 선택이..
'추노'는 갈수록 재미있습니다. 이 스펙타클하고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어떻게 재미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인물들의 감정선을 주로 따라가며 시청하는 저로서는 적잖이 난감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긴박한 상황 전개에만 몰입하다 보면 대충 그럴 수도 있다고 넘어가게 되는데, 좀 더 깊이 몰입하려고 할 때는 여지없이 문제가 발생하거든요. 각각의 인물들이 당최 근본적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어떤 마음인 것인지가 뚜렷이 잡히질 않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의문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대길 - 언년아, 정말 네가 시집을 갔단 말이냐! 대길이의 추노 인생은 큰놈이와 언년이 남매로 인하여 시작되었습니다. 큰놈이가 그의 가족을 몰살시키고 집과 온 재산을 불태우고 언년이와 ..
2월이 시작되던 첫날,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는 매우 특별한 손님들이 자리했습니다. 수십년째 라디오의 인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세 명의 '라디오 퀸'... 여성시대'의 양희은, '싱글벙글쇼'의 김혜영, '지금은 라디오 시대'의 최유라였습니다. 양희은씨는 간혹 TV나 공연 등에서도 얼굴을 볼 수 있었지만 김혜영씨와 최유라씨는 목소리만 익숙할 뿐 얼굴은 보기 어려운 연예인들이었지요. 정말 귀한 만남이었습니다. 저도 학창시절에는 라디오를 많이 들었었지요. 시간이 되면 기다렸다는 듯 주파수를 맞추고,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공부를 하면서도 발가락을 까딱까딱하며 박자를 맞추던 일들이, 이제 저에게는 추억 속으로 사라졌는데 그분들에게는 여전한 현실이더군요. 참으로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양희은씨는 지금도..
저는 김C의 노래하는 목소리를 매우 좋아합니다. 특히 '봄바람 따라간 여인' 을 들을 때면 꿈을 꾸는 듯 몽환적인 느낌까지 들며 사르르 녹듯 그 목소리에 빨려들어갑니다. 그것은 저의 MP3에 들어있는 음악 목록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노래입니다. 제가 볼 때 노래하는 김C는 가난한 음유시인을 닮았습니다. 그런 모습이 저는 좋습니다...^^ 예전에 김C가 아주 가끔씩 토크 프로그램에 등장할 때면 그 엉뚱함이 싫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떠올리기만 하면 제가 웃음을 참을 수 없는 간단한 일화도 있습니다. 김C가 무명시절, 아내의 부탁으로 장을 보러 갔는데 식용유를 가리키면서 "이거 얼마예요?" 하고 묻자 주인 아주머니가 대뜸 "비싸욧~!" 하면서 째려보더라는 겁니다. 정확히 식용유였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하여튼 ..
탐나는도다 1회 MBC 8월 8일 (토) 19:55 출 연 :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선호, 김미경, 변우민, 정주리 등 원작만화 : 정혜나 '탐나는도다' 1회는 참으로 특이했다. 영화 같기도 하고 만화 같기도 했다. 영국인 청년 윌리엄(황찬빈. 본명:피에르 데포르트)이 화면에 잡히면 외국 영화 같았고, 제주 해녀 장버진(서우)이 한양에서 귀양 온 선비 박규(임주환)와 티격태격할 때면 만화 같았다. 문외한이 듣기에도 출연자들의 언어가 정통 제주 방언은 아닌 듯 하였으나, 어느 정도는 노력을 한 것 같았다. 제주 방언을 잘 아는 사람이 듣기에는 어처구니 없었겠으나, 대부분의 시청자들처럼 잘 모르는 입장에서는 드라마의 배경에 따른 생동감을 살리는 데 약간은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 제주 방언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