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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참 기이하게도 '아이리스2'는 주인공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보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조연들에게 시선이 끌리는 드라마입니다. 지금까지도 비슷한 경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주인공들의 존재감이 미약하고 조연들의 존재감만 커다랗게 부각된 케이스는 없었지 않나 싶을 정도인데요. 정유건(장혁)과 지수연(이다해)의 사랑놀음은 식상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스토리의 진행에 방해만 될 뿐으로 전혀 몰입감이 없고, 지수연을 짝사랑하며 정유건의 강력한 연적으로 떠올라야 할 서현우 역할의 윤두준은 가뜩이나 연기 경력도 짧은 데다가 너무 어린 마스크 때문에 도통 캐릭터와 어울려 보이질 않습니다. 이 세 사람 다음으로 언급되었던 주요 인물이라면 북측을 대표하는 유중원(이범수)과 김연화(임수향) 정도가 되겠는데, 아직..
'마이더스'는 참으로 복잡한 드라마입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이쪽저쪽에서 새로운 인물들이 나타나고 굵직한 비밀들이 밝혀지며 섬뜩한 반전이 일어납니다. 제발 이 복잡한 내용들이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한 갈래로 합쳐지며 개연성 있는 결말을 이끌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벌여놓은 것이 워낙 많다 보니 수습을 못하고 용두사미가 될까봐 벌써부터 걱정이네요. 현재 겉으로 드러나 있는 중심적 갈등 구조는 김도현(장혁)과 유인혜(김희애)의 팽팽한 줄다리기입니다.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이 둘의 긴장감 넘치는 엎치락 뒤치락만 해도 꽤나 볼만하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중심추는 벌써 김도현 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것이 우리 시청자의 눈에는 보입니다. 비록 모두가 염려하는 무리수 몇 가지를 던지고 있지만,..
'닥터 챔프'는 참 묘한 드라마입니다. 지난 주에는 당황스런 베드신으로 실망을 주더니만, 이번 주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최고의 키스신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는군요. 언뜻 보면 별로 특이할 것 없는, 평범한 키스신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순간의 섬세한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린 김소연의 연기력은 13회의 엔딩 장면을 부인할 수 없는 명장면으로 끌어올려 주었지요. 저와 같은 '닥터 챔프' 매니아들의 머릿속에 정겨운과 김소연의 첫 키스신은 전설처럼 새겨질 것입니다. 비견될만한 장면을 꼽는다면 '검사 프린세스'에서 나왔던 서변 박시후와 마검 김소연의 첫 키스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또 김소연의 작품이군요. 오랜 공백기 동안 내면적으로 성숙해지면서 물이 오를대로 오른 김소연은 '아이리스'의 불꽃같은..
'닥터 챔프' 11회에서 느닷없이 등장한 엄태웅과 차예련의 베드신은 참으로 당황스러웠습니다. 물론 두 사람 다 현재 싱글이고, 오래 전에 사랑했던 감정이 아직도 마음 속에 남은 상태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따지자면 굳이 흠잡을 일은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드라마의 순조로운 진행을 생각해 본다면, 아무래도 없는 것만 못한 장면, 말하자면 큰 실수가 아니었을까 싶군요. 유도 챔피언 유상봉(정석원) 선수의 부상은 모든 사람에게 지독한 아픔과 충격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필 자기와의 시합 중에 친구가 부상을 당해서 반신불수가 되어 버렸으니, 그 착한 박지헌(정겨운)이 받았을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한편 오래 전의 자기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은 유상봉 선수 때문에, 의무실장 이도욱(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