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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매직아이'에서의 발언으로 비난에 직면한 칼럼니스트 곽정은이 자신의 입장과 생각을 밝혔다. 요약하면 "자신의 발언은 지극히 정당햇으며, 사과할 생각은 물론 없고, 마녀사냥의 피해자가 될 생각도 전혀 없다"는 내용이었다. 하긴 비굴한 모습보다야 당당한 태도가 더 보기는 좋다. 그녀 자신의 말처럼 해당 장면이 편집 없이 방송된다면 논란과 비난이 일어날 것임을 충분히 예상했을텐데, 이제 와서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둥 사과한다는 둥 비굴한 모습을 보였다면 더 추해 보였을 것 같다. 하지만 자신에게 향한 대중의 비난을 '마녀사냥'이라 규정짓는 곽정은의 논리에는 반박하고 싶다. 그녀와 나는 개인적 성향과 인생관을 비롯한 모든 생각이 정반대에 놓여있는 사람이므로, 만약 개인적인 관계였다면 서로 터치하지 않는 방식을 택..
'매직아이'에 출연한 에디터 곽정은의 발언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검토 대상에 올랐다. 검토 결과 시정이나 경고 조치를 받으면 '매직아이' 제작진은 방송 전에 자막으로 사과문을 내보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폐지가 결정된 프로그램에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쩌면 제작진은 이와 같은 상황을 충분히 예견했지만, 어차피 폐지될텐데 마지막으로 도발이나 한 번 해보자는 심정에서 편집 없이 해당 장면을 방송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곽정은의 발언 중 문제된 내용은 함께 게스트로 출연한 장기하를 두고 "이 남자는 침대에서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한다"고 말한 부분이었다. 방송을 무심히 보고 있던 나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잘못 들었나? 그러나 제작진은 곽정은의 발언을 뚜렷한 자막으로 표시하여 내보내고..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이란 법화경의 한 구절로서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고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어느 정도 인생을 알아갈 때쯤이 되면 '회자정리'의 먹먹한 슬픔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거자필반'에는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 떠났다가 돌아오는 것은 떠나기보다 훨씬 어렵고,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것 또한 헤어지기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자필반'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회자정리'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짐작컨대 '거자필반'을 '회자정리' 뒤에 붙여둔 것은 중생의 애달픔을 불쌍히 여긴 성현들의 위로가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아주 가끔씩은 '거자필반'의 기적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작년 가을부터 소소한..
한 사람이 갑자기 변화된 모습을 보이면,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가벼운 말 한 마디에도, 무심한 동작 하나에도 변화는 깃들어 있다. 변화는 설렘을 가져오고,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일으킨다. 나진아(하연수)에게 마음을 고백한 후 그녀를 대하는 노민혁(고경표)의 태도가 확 달라졌다. 그 까칠한 잘난척 대마왕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변해버리는 모습을 보니 온 몸에 짜릿한 전율이 일었다. 김병욱 PD의 전작들에 비해 '감자별 2013QR3'의 러브라인은 단순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그렇지만도 않을 것 같다. 노민혁의 고백을 듣고 고민하던 나진아는 문자를 보낸다. "대표님, 저녁에 잠깐 뵐 수 있을까요?" 그녀가 먼저 만나자고 한 것은 처음이었다. 노민혁은 순순히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운명의 그 날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지구를 향해 돌진해 오던 소행성 2013QR3은 다시 경로를 바꾸어 지구의 위성이 되어 버렸고, 밤하늘에는 거짓말처럼 두 개의 달이 떠올랐다. 지구의 종말과 죽음을 예감하며 공포에 떨던 사람들은 저마다 치열한 감정의 동요를 느끼게 되고, 그 색다른 내면적 체험들은 더 이상 지구가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의 삶에도 영향을 미쳤다. 내일이 없으리라 여기며 숨겨왔던 사랑을 고백한 사람들 중 몇몇은 상대방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어 그 날부터 꿈 같은 연애를 시작했는데, 그 중에는 8살난 규호와 혜림이 커플도 있었다. 사랑하고 뽀뽀하는 것은 어른이 되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고 규호 엄마 노보영(최송현)은 타이르지만, 염세적 종말론자(?)인 규호는 어른이 되기 전..
지난 번 '세시봉 친구들' 출연 당시의 방송이 너무도 완벽한 감동과 즐거움을 주었기에, 간절히 다시 보고 싶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또 다시 접하게 되니 그 때만큼의 신선한 충격을 느낄 수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번 '놀러와' 출연 이후 쏟아지는 섭외 요청에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그들의 근황도, 물론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습니다. 그들은 신인가수도 아니고 수십년간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이 활동해 온 원로가수들인데, 냄비처럼 끓어오르는 대중의 팬심에 의해 그들이 생활이 좌지우지된다는 현실이 왠지 좀 슬프게 느껴졌달까요. 토크 위주로 꾸며졌던 지난 방송과 달리 '콘서트' 형식을 선택한 이번 방송에서는, 그들이 '세시봉'에서 활동할 당시에 불렀던 올드 팝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