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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추노' 12회를 시청하면서 문득 그 작가의 여성관이 궁금해졌습니다. 드라마의 전개가 이미 중반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비호감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주인공 언년이의 캐릭터를 보며,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여주인공이 두 개의 이름을 가진 관계로 리뷰를 쓰면서 어떻게 호칭해야 할까를 한동안 고민했으나, 제 느낌에는 혜원이보다 언년이라는 이름이 그녀에게 훨씬 더 잘 어울리는 듯하여 앞으로도 계속 언년이라고 부를 생각입니다.) '추노'에는 아찔할 정도로 멋진 남성 캐릭터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대길, 송태하, 최장군은 말할 것도 없고, 악역인 황철웅과 귀여운 바람둥이 왕손이, 궁녀를 사랑했던 우직한 한섬이 등의 남자들이 제각각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정..
'추노'는 갈수록 재미있습니다. 이 스펙타클하고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어떻게 재미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인물들의 감정선을 주로 따라가며 시청하는 저로서는 적잖이 난감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긴박한 상황 전개에만 몰입하다 보면 대충 그럴 수도 있다고 넘어가게 되는데, 좀 더 깊이 몰입하려고 할 때는 여지없이 문제가 발생하거든요. 각각의 인물들이 당최 근본적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어떤 마음인 것인지가 뚜렷이 잡히질 않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의문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대길 - 언년아, 정말 네가 시집을 갔단 말이냐! 대길이의 추노 인생은 큰놈이와 언년이 남매로 인하여 시작되었습니다. 큰놈이가 그의 가족을 몰살시키고 집과 온 재산을 불태우고 언년이와 ..
'추노'라는 드라마의 장르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상당히 진중하면서도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 정통 사극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되 사람 대우를 받지 못하고 살던 노비와 하층민들의 삶이 처참한 삶이 적나라하게 배경으로 깔리고, 꼭대기에서부터 개혁을 시도하던 소현세자는 추악한 정쟁(政爭)의 희생양이 되어 젊은 나이에 비명횡사하였습니다. 소현세자를 따르던 충신들은 초개와 같이 죽어나가거나 가문이 몰살되고 노비로 전락했으며,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부패한 권력의 핵심들은 여전히 썩은 내음을 풍깁니다. 이에 '노비당'이라는 이름으로 기습과 쿠테타를 전담하는 반란 세력이 가장 아래쪽에서부터 치솟아 올라오는 중이며, 소현세자가 남긴 마지막 혈손 이석견을 중심으로 몰락한 양반들의 세력도 집결의 움..
드라마 '추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이렇게 한 명씩 뽑아 인물 탐구를 진행해 볼 생각입니다. 첫번째 주자는 웬만하면 주인공 대길이(장혁)로 선정하고 싶었으나, 6회까지 시청한 현재, 저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고 있는 캐릭터는 오히려 그의 반대편에 꿋꿋이 서 있는 송태하(오지호)입니다. 아마도 저의 타고난 성격과 생활 환경 때문일 거예요. 저는 기본적으로 정(正)과 반(反)이 존재하면 융통성 없게도 항상 정(正) 쪽으로 마음이 기울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나쁜 남자' 신드롬에 물들지 않고 있어요. 물론 나쁜 남자의 매력이 상당히 치명적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항상 제 눈에 더 밟히는 것은, 그 나쁜 남자 때문에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착한 남자의 모습이었답..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아이리스'의 후속작 '추노'가 드디어 첫방송을 탔네요. '추노'는 달아난 노비를 쫓아가 잡는 직업을 말한다고 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천한 직업으로 구분될 듯한데 의외로 양반 출신의 추노가 꽤 있었던가 봅니다. 우선 주인공인 이대길(장혁)만 해도 내노라 하는 양반집 자제였으니까요. '추노' 첫방송이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하는데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1회에서는 그냥 준비 과정 위주로 보여준 것 같아요. 인물 소개조차도 아직 다 끝나지를 않았습니다. 이대길, 김혜원(이다해)와 더불어 또 하나의 중심축을 이루는 송태하(오지호)의 캐릭터가 충분히 소개되지 않았거든요. 이 드라마에 관심을 가지신 많은 분들이 시대적 배경과 실존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고 계신 듯 합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