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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지금껏 드라마를 시청하며 그 초점을 '애국'이 아니라 '인간'에 맞추어 왔던 저로서는 어떤 식으로 결말이 지어질지가 늘 궁금했습니다. 아마도 주제가 '애국'인 듯하니까 '애국심'을 고취하는 방향으로 결론내지 않을까 싶었죠. 그 와중에 '인간'의 '감정'이 묵살될까봐 걱정했던 건 저뿐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각시탈'은 끝까지 살아남았고, 그 정신을 수많은 타인들에게 전하여 수천 수만의 각시탈을 탄생시켰으니까요. 이 정도만 해도 '애국'이라는 주제는 충분히 살아난 셈인데, 그 와중에 '사람'도 보여주었으니 더 바랄 것 없는 최상의 결말이라 하겠습니다. 1. 여주인공 목단, 드디어 제 역할을 다하다 이제껏 여주인공 오목단(진세연)에 대한 반응은 썩 좋지 않았..
영웅의 일대기를 그린 히어로물일거라 생각했던 '각시탈'은 점점 더 묵직한 주제의식을 드러내며, 이 시대 사람들에게 어느 새 잊혀져 버렸던 애국심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촬영 초기에 있었던 보조출연자 사망 사고에 대한 뒷수습이 말끔하게 처리되지 못한 것과, 중간 부분에 필요 이상으로 커다란 욱일승천기를 등장시키며 여배우로 하여금 기미가요를 완창하게 했던 회차를 계기로 "오히려 친일드라마가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던 것 등, 몇 가지 만만찮은 잡음이 있었던 탓에 이 작품이 국민드라마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고 선뜻 자신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민족정신을 고취시키는 드라마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더구나 우연인지 치밀한 계획에 의한 것인지는 몰라도 방송 시기가 올림픽 기간과 맞물..
제1대 각시탈 이강산(신현준)이 죽은 후, 본격적으로 제2대 각시탈 이강토(주원)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대낮에 각시탈을 쓰고 종로경찰서를 습격해 기무라 켄지(박주형)를 살해한 것은 단순한 복수심에서 벌인 충동적 행위였기 때문에 아직 각시탈이 되기로 결심한 상태는 아니었지요. 그런데 이제 본인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다시 살아난 이강토는 형이 못 다 이룬 과업을 보았습니다. "미안하다. 너한테 짐 주지 않고 ... 내가 다 해결하고 싶었는데..." 자기가 쏜 총에 맞아 죽어가면서 형은 이렇게 말했었지요. 부탁하지 않아도, 다짐하지 않아도, 아우가 그 사명을 이어받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봅니다. 아무도 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세상의 미움을 받으면서도 사실은 어머니와 형을 위해 살아왔던 이강토인데,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