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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사랑이 깊어갈수록 오수(조인성)의 고통은 더해만 갑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뇌종양이 재발한 오영(송혜교)은 삶의 의욕을 잃고 남아있는 시간이나마 짧은 행복을 누리겠다고 했지만, 차마 그렇게 보낼 수 없었던 오수는 눈물과 회유와 협박 등 갖은 방법으로 애걸복걸해서 간신히 마음을 돌려 놓았더랬죠. 수술받지 않겠다는 오영을 설득하기도 힘들었지만, 그녀를 위해 좋은 의사를 소개하는 일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오수는 자기 목숨을 담보로 잡고 비아냥거리는 조무철(김태우) 앞에 기꺼이 무릎을 꿇었고, 영이의 뇌 사진을 보고 가망 없다며 고개젓는 의사 조선(정경순)을 설득하기 위해 또 한 차례 절규해야 했으니까요.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양측의 동의를 얻어내고 수술 날짜가 잡히기를..
예상대로 오영(송혜교)의 극심한 두통은 뇌종양이 재발한 결과였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그녀를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헤매게 만들었던 그 병이 다시 목을 죄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국내 최고의 의료진도 그녀의 뇌 사진을 보고는 가망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을 만큼 오영의 상태는 심각합니다. 최초 발병이 아니고 재발이기 때문에 그녀가 삶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희박한 상황입니다. 이제 그녀의 나이 스물 일곱... 생각해 보면 이렇게 불행한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또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오영의 삶은 비참 그 자체였네요. 부모가 이혼해서 엄마를 잃고 오빠와 헤어졌을 때 오영은 겨우 여섯 살에 불과했는데, 그 이별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찾아온 뇌종양으로 죽음의 공포를 겪고, 그 충격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