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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민화공주(진지희)의 예동으로 발탁된 두 소녀가 입궐하면서 달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녀들은 두 개의 달(月)로서, 홍문관 대제학의 딸 허연우(김유정)는 왕후의 상을 지녔으나 교태전(경복궁의 내전이며 왕비가 거처하던 침전)의 주인이 될 수 없는 운명이고, 이조판서의 딸 윤보경(김소현)은 왕후의 상이 아니지만 교태전의 주인이 될 운명입니다. 성수청의 국무 장녹영(전미선)은 놀라운 신력으로 그녀들의 운명을 꿰뚫어 보고, 허연우에게 닥쳐올 비극적 일들을 예감합니다. 친구였던 무녀 아리(장영남)가 죽어가면서 지켜달라 당부했던 바로 그 아이가 허연우라는 사실도 곧 알아차립니다. 나례진연(음력 섣달 그믐에 잡귀를 쫓는 예식)이 열리고, 수많은 왕족들과 대신들이 어울려 질펀하게 먹고 마시며, 각종 화려한 탈춤과 불..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의 오빠'라는 캐릭터는 아무리 잘났어도 거의 주변인에 그칠 뿐,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천일의 약속'에서 이상우의 캐릭터에 약간 기대를 걸어 보았지만 역시 무리였더군요. '선덕여왕' 같은 드라마는 주연들만이 아니라 서브와 단역에 해당하는 캐릭터까지 모두 매력적으로 살려 주었지만 그것은 대본, 연출, 배우의 삼박자가 기막히게 맞아 떨어져서 발생된 예외적인 케이스였고, 대부분의 경우 가뜩이나 주인공 살리기에도 바쁜 제작진이 주변인 캐릭터까지 신경써 줄 여력은 없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기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떤 드라마든 초반에는 상당 부분을 인물 소개에 할애하는데, 주변인 캐릭터에 이렇게까지 심혈을 기울이는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 '해를 품은 달' 2회를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