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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벌써 몇 주째 KBS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나의 결혼 원정기'라는 파일럿 프로그램의 예고편을 보았었다. 나름 추석 특집으로 야심차게 기획한 듯 했으나, 나는 예고편을 볼 때부터 당최 저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 표면적으로 내세운 방송의 주제는 분명 '결혼'인데, 분위기는 확실한 '여행' 쪽이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싶은데 왜 머나먼 나라 그리스까지 가야만 하는 것일까? 게다가 1:1 미팅도 아니고, 한 명의 그리스 여인을 차지하기(?) 위해 네 명의 한국 미혼 남성 연예인들이 경쟁하는 설정이란다. 그게 무슨 '결혼'을 주제로 만든 예능이라는 것일까? 혹시 직접 방송을 보고 나면 숨겨진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까 해서 1회를 시청했으나, 역시 남은 것은 어처구니 없..
평소 일반인이 출연할 때는 안 보는 프로그램인데, 명절 때마다 연예인을 불러모아 '스타 애정촌'을 만들면 가끔씩 채널을 고정하곤 한다. 아주 오래 전에 즐겨 보던 '강호동의 천생연분' 이라든가 '연애편지', '산장미팅' 등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인 것 같다. 어차피 진짜로 좋아하거나 커플이 되는 건 아니지만, 다 알면서도 왠지 기분 좋은 설렘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그 추억에 다시 한 번 빠져들고 싶은 모양이다. 지금은 '우리 결혼했어요'가 그와 비슷한 컨셉으로 간신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더 이상 예전같은 설렘은 느낄 수 없다. 그건 물론 '스타 애정촌'도 마찬가지지만, 어쨌든 올해 추석에도 시청하게 되었다. 남자 1호 가수 이지훈은 이와 같은 미팅 프로그램의 최고참이라 할 수..
2007년 무렵, 저는 슈퍼주니어 멤버들을 잘 몰랐습니다. 'X맨'이나 '연애편지' 등에 자주 얼굴을 비추던 김희철을 제외하고 다른 멤버들은 그 당시만 해도 예능 출연을 별로 안 했었지요. 그러던 중 4월달에 슈퍼주니어의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몇 명의 멤버가 다쳤고, 그 중 '규현'은 부상 정도가 심각해서 중태에 빠졌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참 안됐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더 나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저는 곧 그 일을 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반 년쯤의 시간이 흘러 10월이 되었습니다. 필리핀 소녀 펨핀코가 '스타킹'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더군요. 그 자리에는 슈퍼주니어의 몇몇 멤버들이 패널로 참석해 있었는데, 펨핀코는 특별히 '규현'을 이상형으로 지목했고 두 사람의 ..
토크의 시작은 '아이돌의 소개팅'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빅뱅의 승리가 먼저 자신이 경험했던 성악과 여대생들과의 재미있는 소개팅 일화를 털어놓았지요. 자연스레 MC들은 옆에 있던 지드래곤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를 물었고, 지드래곤은 몇 번 소개팅을 했었는데 그 때마다 상대 여성에게서 "저번 주에 승리 만났는데..." 이런 소리를 듣는 바람에 이제는 소개팅을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뒷줄에 앉아 있던 신화의 김동완이 나섰습니다. "저도 비슷한 이유로 소개팅을 안 했어요. 소개받아 만날 때마다 '나 전진 오빠랑 아는데...' 이런 말을 들었거든요." 모두 폭소가 터졌습니다. 아이돌 그룹내의 '사교 담당 멤버'로 인한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러자 MC들은 얼마 전부터 고정 멤버로 자리한 문희준에게 HO..
한때는 신정환을 꽤 좋아했었습니다. 5~6년쯤 전이었군요. 그가 'X맨'과 '연애편지' 등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입니다. 너무 자주 나온다 싶을 만큼, 당시에는 TV만 틀면 신정환을 볼 수 있었어요. 고정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수도 많았을 뿐만 아니라, 일회성 게스트로도 여기저기서 환영받는 존재였지요. 적시에 톡톡 치고 나오는 첨예한 예능감과, 몸을 아끼지 않고 온전히 망가지는 열정을 겸비했기에 아무리 자주 보아도 질리지 않았던, 제 생각에는 당시 거의 최고의 아이콘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도박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신정환은 한동안 방송에서 퇴출되고 맙니다. 장난기 가득하면서도 나름 순수해 보였는데 그런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이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한창 브라운관에서 그의 활약을 보는 ..
요즘 예능은 리얼이 대세입니다. 그리고 일단 리얼모드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이제 더 이상 작위적인 그 무엇에도 이끌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강심장'은 남녀간의 억지 스캔들 만들기라는 묵은 카드를 버리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한때는 '강호동의 천생연분' 이라든가 '연애편지', '산장미팅' 등의 연애 버라이어티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지요. 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런 프로그램에도 일종의 리얼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녀간에 정말로 호감을 느꼈다기 보다는, 워낙 여러 명이 출연하여 게임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일종의 경쟁의식이 작용했을 거라는 말입니다. 킹카나 퀸카에게는 항상 많은 수의 이성이 대쉬했고, 파트너로 선택받기 위해 동성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피 튀기..
1박 2일 예천편 2부를 보면서 문득 강호동의 캐릭터가 예전과는 거의 180도로 달라져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달라진 것이 아니라 조금씩 천천히 변해 왔기 때문에 뚜렷하게 인식을 못 했었는데, 한자쓰기 문제를 풀면서 3년 전 '1박 2일'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 '준비됐어요'의 한 장면이 나오더군요. 그 순간 예전의 강호동은 분명 지금 같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3년, 아니 2년 전까지만 해도 강호동은 카리스마와 폭력(?)으로 군림하는 캐릭터였습니다. 그것은 유재석과 콤비를 이루어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던 '공포의 쿵쿵따' 시절부터 그의 이미지였지요. 항상 당하는 약자 유재석과 약자를 괴롭히는 악당 강호동의 조합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 이후로도 쭉 그..
스친소 서바이벌 MBC(토) 17:15~18:20 진행 : 이휘재, 현영, 붐 출연 : 찬성, 이특, 은혁, 이규한, 임슬옹, 이광수 등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이하 '스친소')의 원래 취지는 제목 그대로 '스타의 친구들' 즉 일반인들을 초대하여 미팅을 성사시켜 주는 것이었으나 점점 다른 방향으로 가더니, 최근에는 '스친소 서바이벌'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며 남자 스타들과 여성 일반인들(데뷔 준비중인 연예인 지망생들로 추정)의 커플 결성 프로그램으로 변형되었다. 그리고 이제 오늘(8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폐지된다고 한다. 나는 기존의 포맷과 변형된 포맷 중 어느 것이 낫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스타의 친구들이 주인공이던 기존의 포맷은 약간 신선했으나, 스타들의 커플 만들기라는 변형된 포맷은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