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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3주에 걸쳐 마련되었던 '1박2일'의 야심찬 '폭포 특집'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제주의 엉또폭포까지 숨막히게 달려갔던 1주차의 레이스는 긴박감과 재미가 넘쳤고, 주로 방 안에서 모든 시간을 보내며 입으로만 떠들었던 2주차는 개인적으로 좀 지루했고, 드디어 전국 방방곡곡에서 찾아낸 폭포 절경들을 화면에 담아 보여 준 3주차는 아름다움과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폭포 특집'을 모두 시청하고 난 느낌은 이제까지와는 좀 색다른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1박2일'은 강호동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는 듯했어요. 강호동이 이미 작년 말부터 하차 의사를 밝혀 왔다는 사실이 언론에 조금도 새어나오지 않고 극비리에 유지되고 있다가, 하필이면 '폭포 특집'이 방송되는 와중에 터져나온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강호동이 '1박2일' 제작진 측에 하차 의사를 전하고, 이달 말까지만 녹화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제껏 단 한 번도 그런 비슷한 소문조차 들어본 적 없었기에, 이토록 갑작스런 하차 소식은 거의 날벼락 수준이었습니다. KBS 측에서는 예능국장까지 나서서 만류하고 있는 중이라지만, 일단 강호동 측의 의사는 확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실적으로 강호동의 하차는 '1박2일'의 폐지와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리더이며 맏형으로서 강호동을 대신해 줄 사람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이며, 설령 누군가 그 자리에 온다고 해도 나머지 멤버들이 강호동 없는 '1박2일'을 꿋꿋이 지킬 거라는 예상은 들지 않습니다. 비록 아직까지 시청률은 높지만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이미..
'1박2일' 200회 특집은 고창에서의 농활 체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잔치 음식을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놓은 것을 보고 좋아하기보다는 오히려 불안해하던 멤버들의 우려가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다른 회차보다 훨씬 더 고된 노동이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그러나 벅찬 일거리가 주어졌을 때 투덜거리는 멤버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모두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일 돕기에 임하는 것을 보니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릅니다. 나영석 PD는 분명히 게임에 이겨서 늦게 출발할수록 더 쉬운 일거리가 주어진다고 했는데, 상황을 보니 전혀 그렇지도 않더군요. 옥수수 쪽은 일거리가 많았지만 김종민과 이승기가 함께 갔기 때문에 그런대로 할만해 보였고, 수박 쪽은 무게가 장난 아니었지만 천하장사 강호동의 힘 덕분에 크게 힘들어 보이진..
'1박2일-명품 조연 특집'은 모든 준비가 철저했던 '여배우 특집' 때와 달리 제작진의 준비 소홀이 너무 심하게 드러나는 바람에, 괜히 애먼 시청자 입장에서마저 모처럼 초대된 배우들에게 좀 미안한 생각이 드는 특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멋진 형님들은 그 부족한 와중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방송을 만들어 주셨군요. 덕분에 '1박2일-명품 조연 특집'은 마치 대학시절의 MT가 그대로 재현된 듯, 깊은 향수를 자극하는 방송이었습니다. MT에서는 항상 '밥 해먹는 일'이 제일 중요하지요. 모두 힘을 합쳐 열심히, 아주 열심히 밥을 지어 먹고 나서는 자유로운 시간이 펼쳐집니다. 한쪽에서는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고, 한쪽에서는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아무것도 규격화되거나 강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릴랙스하게 즐기는 ..
개인적으로 여배우 특집보다는 명품 조연배우 특집을 훨씬 더 많이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배우들이 저의 기대치를 훨씬 윗도는 재미를 선사해 주는 것을 보고 나서는, 명품 조연들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져 있었지요. 특히 성동일과 김정태의 예능감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풍선처럼 부푼 기대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그들이 출연하는 '1박2일-명품 조연 특집' 제1탄이 그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간략한 소감을 말한다면, 절대 실망스럽지는 않았으나 기대만큼 재미있지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기대가 너무 컸던 모양이에요. 조성하, 안길강, 성지루, 고창석은 아예 예능 출연 자체가 처음인 배우들이었고, 생각해 보니 성동일과 김정태도 토크쇼에서 그 입담을 뽐내는 것은 보았지만 리얼..
밥차를 걸고 내기했던 축구시합에서 패배한 후, 나영석 PD가 공손하게 두 손을 모은 채 초강수를 두었죠. 멤버들 6명의 저녁식사는 이미 보장된 상태에서 나머지 74인분의 준비된 밥을 버릴 수도 없으니 스태프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조건으로 족구시합을 제안했는데, 그 댓가가 바로 스태프 80명의 입수였습니다. 그게 정말 재미있고 기분 좋고 빵 터졌나요? 솔직히 저는 처음부터 별로 좋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에 비판하는 글을 쓰려다가, 해당 인터넷 기사의 댓글들을 보니 온통 반응이 폭발적이고 긍정적이길래 "나만 그렇게 느꼈나? 어쨌든 결과를 보고 나서 말하자" 는 생각으로 접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 결과를 보았습니다. 어찌 보면 모든 게 설정이었나 싶기도 해서 언급을 할까말까..
무조건 몸을 혹사시키거나 멤버들을 골탕먹인다고 재미있는 게 아닌데, 요즘 '남자의 자격'은 이상하게 연거푸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주에 대실패로 끝났던 마라톤 몰래카메라카는 이경규의 아이디어였다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황당한 발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제 머리에는 "끝까지 완주한 양준혁에게 '몰카였다'고 말해 주면 과연 약올라하고 억울해할까?" 라는 의문이 생겼지요. 어차피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이고, 완주한 후에는 메달과 증서가 수여되며 그보다 더 값진 보람도 누리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몰카였고 아니고가 중요한가요? 예정대로 성공했다 해도 별 임팩트가 없었을 기획이지만, 그나마 수많은 인파에 밀린 이경규와 제작진은 제대로 몰카를 찍지도 못하고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지요. 덕분에 모든 멤버들이 ..
한 달 후 '나는 가수다'가 본격적으로 새출발을 하면 아무래도 가장 타격을 받는 프로그램은 '남자의 자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방송 시간이 정확히 겹치고, 양준혁이라는 새 카드가 있기는 하지만 폭발적인 화제성면에서 '1박2일'의 엄태웅과 비교할만큼은 아니니까요. 게다가 '나가수'에는 연령대가 높은 시청층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 또한 '남자의 자격과 겹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느릿하고 속편한 예능 '남자의 자격'이 무척 좋습니다. 어떤 쪽을 본방사수할지는 모르지만, 절대로 '남격'을 외면하지는 않을 거예요. 이번 주에 여섯 아저씨들은 오랜만에 시골집으로 내려가 '귀농'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제작진이 1년 계약에 300만원을 주고 임대했다는 이 시골집은 전북 고창에 있는데, 참으로 정겹고..
'1박2일'의 신입생 엄태웅은 등장하자마자 영웅이 되었습니다. 새벽에 팬티 바람으로 끌려나왔던 첫 등장에서부터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빵빵 터뜨리더니, 의외로 구구단 게임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무(無)당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첫 촬영부터 낙오가 되었는데도 당황하지 않고 시민들과의 친화력을 자랑하며 정해진 시간내에 다음 촬영 장소를 찾아오는 미션에 너끈히 성공하면서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지난 2주간의 방송에서는 신입이라는 이유로 엄태웅에게만 대놓고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자발적으로 큰 역할을 수행하지 않아도 그냥 짜여진 프로그램에 열심히 따르기만 하면 얼마든지 돋보일 수 있었을 거라는 의구심도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신입에 대한 아무 혜택 없이 모두 똑같은 상황..
글쎄요. 제 생각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가수다'가 오랜 침체의 늪에 빠진 '일밤'을 조금은 끌어올릴 수 있을지 몰라도 '1박2일'의 아성을 위협하기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난 주의 1회 방송이 나름 괜찮았기 때문에 아마도 짐작컨대 2회의 시청률은 나쁘지 않았을 듯 합니다만, 저는 솔직히 다음 주에 이어지는 3회 방송을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첫방송이 나간 후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반응을 모니터링하여 훨씬 더 좋은 방송을 내보내주리라 기대했던 마음은 삽시간에 배신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시청자를 최우선에 놓고 위하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이럴 수는 없습니다. 김영희 PD를 비롯한 제작진은 아무래도 뭔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들에게 근본적으로 중요한 일은 '1박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