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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제대로 맘 먹고 나온 것이 확실하다. 어쩐지 확 달라 보이는 외모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이마에 길게 흘러내렸던 앞머리를 짧게 쳐올리니 순정만화틱한 미소년의 얼굴은 70% 가량이나 사라져 버렸다. 훨씬 투박하고 남성적인 이미지로 변한 얼굴에 결연한 눈빛과 리얼한 흉터 분장을 더하니, 얼마 전까지 '일말의 순정'에서 보았던 샤방한 꽃소년 준영이가 바로 이 녀석이라고는 보고도 믿을 수 없을 지경이다. 게다가 중견 배우도 쉽지 않을 감정 연기를 제법 그럴싸하게, 능청맞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게 표현해낸다. 이원근... 이제 그 이름이 내 머릿속에 새겨졌다. 앞으로는 작품 자체에 관심이 없더라도 그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최소한 1~2회 정도는 시청하게 될 것 같다. 콩나물이 크는 것처럼 쑥쑥 성장해 가..
참 기이하게도 '아이리스2'는 주인공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보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조연들에게 시선이 끌리는 드라마입니다. 지금까지도 비슷한 경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주인공들의 존재감이 미약하고 조연들의 존재감만 커다랗게 부각된 케이스는 없었지 않나 싶을 정도인데요. 정유건(장혁)과 지수연(이다해)의 사랑놀음은 식상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스토리의 진행에 방해만 될 뿐으로 전혀 몰입감이 없고, 지수연을 짝사랑하며 정유건의 강력한 연적으로 떠올라야 할 서현우 역할의 윤두준은 가뜩이나 연기 경력도 짧은 데다가 너무 어린 마스크 때문에 도통 캐릭터와 어울려 보이질 않습니다. 이 세 사람 다음으로 언급되었던 주요 인물이라면 북측을 대표하는 유중원(이범수)과 김연화(임수향) 정도가 되겠는데, 아직..
"우리의 경쟁작은 동시간대의 타사 프로그램이 아니라 전작인 '아이리스1'이다!" 라고 야심차게 밝혔던 출연진들의 인터뷰가 무색할 만큼, '아이리스2'의 출발은 별로 산뜻하지 못했습니다. 몰입을 방해하는 산만한 전개, 초반부터 과도한 남녀 주인공의 러브라인, NSS 정예요원이라는 설정이 창피할 만큼 기본적인 총기 사용법도 모르는 배우들의 모습 등, 작정하고 꼬집어 내자면 정말 수없이 많은 헛점을 드러내고 있었거든요. '아이리스1'은 평소 액션이나 첩보물을 즐기지 않는 저같은 시청자도 몰입해서 볼 수 있을만큼 초반부터 강렬한 포스를 뿜어내는 작품이었는데, '아이리스2'의 초반 전개는 솔직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전작을 따라잡기는 고사하고 전작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나 않으면 다행이겠다 싶을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