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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아무래도 요즘 임성한 작가는 배우들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 것 같다. 특정 배우를 향한 것일 수도 있지만, 막연히 배우라는 직업군에 대한 혐오증이 생긴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마치 작심하고 배우들 죽이기에 나선 것처럼, 배우들을 향해 휘두르는 작가의 칼날이 매섭기 때문이다. 끝까지 함께 할 것을 약속했던 손창민, 오대규, 박영규 등은 어느 날 갑자기 영문도 모른 채 중도하차를 당했다. 그러나 현재 남녀 주인공이 직면하고 있는 난감한 상황을 보면 차라리 중간에 잘려나간 중견배우들의 처지가 더 나은지도 모르겠다. 지금껏 임성한 작품의 주인공들이 이토록 홀대받은 적은 없었는데, 당최 어떻게 된 일일까? 오창석과 전소민이 처음 '오로라 공주'에 캐스팅 되었을 때는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설렘에 얼마나 부풀었겠..
만약 '주군의 태양'에서 그 멋진 소지섭이 찌질남으로 변신한다면 시청자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그 해맑은 이종석이 스토커로 변신하여 싫다는 이보영을 지긋지긋하게 쫓아다녔다면 시청자는 용서할 수 있었을까? 어느 정도의 못난 모습, 인간적으로 봐줄 수 있는 차원이라면 용납 가능하겠지만 이건 아니다. '오로라 공주' 공식 홈페이지 대문에는 아직도 오로라(전소민)와 황마마(오창석)를 주인공으로 한 포스터가 걸려 있다. "너무 다른 두 완벽 남녀의 운명적 사랑 스토리!" 라는 표제도 아직은 유효한 모양이다. 그러나 황마마는 이미 주인공으로서의 자격을 잃었다. 설설희(서하준)의 등장 이후로 걷잡을 수 없는 내리막길을 걸어 왔지만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은 남아 있었는데, 74회에서 최후의 마..
막장 드라마를 쓰는 작가들 중에서도 대중들로부터 가장 심하게 욕을 먹는 작가는 단연 임성한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도 저는 이제껏 임성한 작가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녀에게 쏟아지는 무수한 비난들이 별로 타당하다 여겨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제가 그녀의 작품을 재미있게 즐겨 보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 작품 '오로라 공주'를 보면서 제 마음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네요. 사실 2007년 이후의 작품은 예전만한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좀 시들해지기도 했지만, 이번 작품은 특히 못마땅합니다. 초반에 비호감 여주인공을 내세우기에 어쩌려고 이러나 했더니, 요즘은 아니나 다를까 예전처럼 노골적인 여주인공 감싸기 모드에 접어들었군요. 아마도 작가는 "이런 여자가 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