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순정마초 (6)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이건 뭐 40대 남성들의 사랑 이야기라는데, 무슨 10대 소년들의 첫사랑보다도 유치하기 짝이 없네요. 김도진(장동건)이 서이수(김하늘)에게 하는 행동은 꼭 유치원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여자아이의 치맛자락을 들추고 냅다 도망가는 (일명 아이스케키..;;) 짓거리와 별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여주인공 김하늘은 매회 점점 더 심해지는 오버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데, 솔직히 너무 오글거려서 닭이 될 지경입니다. 제가 원래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를 선호하는 취향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다른 때보다 특히 정 붙이기가 힘드네요. 형식만 부부일 뿐 '제비와 사모님'에 지나지 않는 이정록(이종혁)과 박민숙(김정난)의 이야기도, 코믹한 껍데기로 둘러싸 놓기는 했지만 그 내면을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역겨운 악취를 ..
요즘 끝없이 새롭게 발전하는 '런닝맨'을 보면 정말 유쾌하고 즐겁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런닝맨' 이라는 제목으로 꾸며진 이번 주의 방송 역시 신선한 아이디어로 가득했지요. 최종 미션인 비밀의 문 열쇠를 얻기 위해 멤버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수많은 보물상자를 열어 보았는데, 그 안에는 각종 기상천외한 아이템이 들어있어 예상치 못한 재미를 주었습니다. 케이크를 먹으면 이름표가 커지거나 줄어들고, 빨간 하이힐이 나오면 남자들도 10분 동안 그것을 신고 다녀야 하는 등, 보물상자에는 주로 미션 수행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들이 숨겨져 있었죠. 뚜껑을 열면 무조건 착용하고 수행해야만 하는 거였습니다. 이광수를 위해 마련된 '램프의 요정 지니'는 그 중에도 압권이었습니다. 토끼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동굴에 놓여 ..
파리돼지앵의 기상천외함은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합니다. 조정(漕艇)은 물론이거니와 이제껏 그 어떤 스포츠도 그 종목 자체를 주제로 삼아 만들어진 노래가 있다는 소리는 못 들어 보았는데 말이죠. 정형돈도 설마 승낙을 얻어낼 수 있으리라고는 확신 못한 채로 막 던져 본 거였을텐데, 그토록 쉽게 꼬임에 넘어가서 냉큼 '조정곡'이라는 것을 만들어 주겠다고 승낙하는 뮤지션 정재형의 모습이 진짜 신기했습니다. 이적이 참여하기로 했다는 정형돈의 뻔한 거짓말에 설마 진짜로 속은 건지, 은근히 샘을 내면서 자기도 하고 싶어하는 듯한 표정이 참 어이없지만 귀엽기도 하더군요. 파리에서 8년이나 살았다면서도 일상적인 불어 회화조차 능숙하게 못하는 정재형의 모습은 약간 뜻밖이었습니다. 너무 똑똑해 보이는 사람이라 어학적으로도 왠..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가 축제였다면 '조정' 특집은 일상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제 '무도'의 멤버들은 검은 밤하늘에 무지개처럼 뻗어가던 가요제의 현란한 조명과 심신을 관통하던 벅찬 함성소리를 뒤로 하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억수같이 퍼붓는 빗속에서 하루종일 힘겨운 조정 연습을 계속하는 그들을 보니, 역시 누구에게나 산다는 건 그리 쉬운 게 아니라는 생각이 (쿨럭~) 들더군요. 입시공부에 짓눌리는 학생들이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인기와 높은 수입을 얻으면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는 연예인들에게도 역시 인생은 고달픈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로 선수에 버금가는 고된 훈련으로 다들 손바닥에 물집이 잡혀 고생하면서도 웃음과 파이팅을 잃지 않는 멤버들의 모습은 또한 감동이기도 ..
'1박2일' 200회 특집은 고창에서의 농활 체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잔치 음식을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놓은 것을 보고 좋아하기보다는 오히려 불안해하던 멤버들의 우려가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다른 회차보다 훨씬 더 고된 노동이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그러나 벅찬 일거리가 주어졌을 때 투덜거리는 멤버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모두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일 돕기에 임하는 것을 보니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릅니다. 나영석 PD는 분명히 게임에 이겨서 늦게 출발할수록 더 쉬운 일거리가 주어진다고 했는데, 상황을 보니 전혀 그렇지도 않더군요. 옥수수 쪽은 일거리가 많았지만 김종민과 이승기가 함께 갔기 때문에 그런대로 할만해 보였고, 수박 쪽은 무게가 장난 아니었지만 천하장사 강호동의 힘 덕분에 크게 힘들어 보이진..
많은 궁금증과 기대 속에 기다려 온 ‘무한도전’의 야심작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가 드디어 방송되었습니다. 과연 그들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더군요. 7팀은 모두 제각각의 특성을 살려 최고의 노래를 만들었고 최고의 공연을 했습니다. 비록 현장에 있지는 않았으나 뜨거운 함성과 열기는 제 방까지 전해져 왔고, 덕분에 저도 그들과 더불어 마음껏 신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모든 노래가 다 좋았지만 그 중에도 저를 가장 큰 충격에 휩싸이게 한 것은 첫번째 무대를 장식했던 ‘파리돼지앵’ 팀의 ‘순정마초’였습니다. 정형돈과 정재형이 그 동안 너무나 코믹하고 허술한 모습만을 보여 왔기 때문에, 이 정도 퀄리티의 음악이 탄생할 거라고는 솔직히 전혀 예상 못하고 있었거든요. 뮤지션으로서 정재형의 실력을 과소평가한 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