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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2013년 11월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처음 시작할 무렵부터 지금까지 거의 만 8년 동안 시청해 왔으니 나는 분명 '슈돌'의 애청자였다. 이런저런 잡음이 있을 때조차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에 일요일 저녁이면 항상 채널을 고정했다. 그런데 이런 내가 최근 들어 너무 자연스럽게 '슈돌' 시청을 접고 말았다. 일부러 안 보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저절로 마음이 멀어지게 된 것이다. 어차피 방송이니 만큼 어느 정도의 설정과 연기가 들어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동안에도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설정들이 꽤 많이 있었지만 그러려니 했었다. '슈돌'의 아이들 중에서도 내가 오랫동안 가장 예뻐했던 아이는 바로 샘 해밍턴의 맏아들 윌리엄이었다. 생후 5개월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윌리엄에게 푹 빠..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3'에 출연한 제시가 대중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아무리 예능 출연이고 단 며칠에 불과한 시한부 군인이라지만, 어쨌든 군대라는 특별한 곳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심히 부적절한 언행을 거듭 계속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그녀의 문제가 오랜 외국 생활로 인한 '한국어 실력 부족'과 '미국식 마인드'에서 비롯된 것으로 포장했지만, 보면 볼수록 제시의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제시가 다른 예능에 출연한 모습을 보면서도 눈살 찌푸려질 때가 적지 않았는데 '진짜 사나이' 출연은 그녀의 단점이 가장 명확하고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계기를 제공하고 말았다. 건방지고 제멋대로인 듯한 그녀의 캐릭터를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나의 개인적 취향일 수도 있다. 제시가 '런닝맨' ..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를 무심히 보다가 샘 해밍턴이 제시한 질문에 완전히 꽂혀버렸다. 외국인인 샘에게 있어 민감하고도 사적인 질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퍼붓는 한국 사람들의 습성은 매우 견디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광고를 찍으면 출연료는 얼마나 받았는지 묻고, 결혼해서 이사를 하면 집은 몇 평인지 얼마나 들여서 입주했는지를 묻고, 심지어 아이는 언제 낳을 거냐는 질문까지 하는데 무척 곤욕스럽다는 것이었다. "그런 질문을 하는 한국 사람들이 문제인가요? 아니면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기분 나빠하는 제가 문제인가요?" 처음 표결에 부칠 때까지만 해도 나는 압도적으로 '한국인들의 질문 습관이 문제다' 쪽에 표가 몰릴 줄 알았으나 결과는 전혀 예상 외였다. 15명의 패널 중 '한국인들이 문제다'는 7명이었고 오..
'일밤-진짜사나이'의 '여군 특집'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시청자의 호감을 얻는 데 성공한 여타 멤버들과 달리 오직 개그우먼 맹승지만은 비호감의 폭격을 맞고 있다. 맏언니 라미란은 솔직하고 수더분하면서도 의외로 여린 모습이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했고, 이번 특집의 나레이션을 맡은 유준상의 아내 홍은희는 눈치빠른 똑순이 캐릭터로 허술한 분위기를 바로잡아 주었다. 김소연은 '아이리스' 등에서 보여준 여전사 이미지와 달리 최약체 바닥 체력을 보여주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성실성과 배려심 깊은 모습이 감동적이었고, 소치 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쇼트트랙 선수 박승희는 역시 국가대표다운 극강의 체력과 단체 생활에 가장 익숙한 모습으로 안정감을 더해 주었다. 걸스데이 멤버 혜리는 김태희를 닮은 듯 눈..
회를 거듭할수록 '진짜 사나이'에서 보여주는 훈련의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시청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매회마다 더욱 강한 자극과 새로운 장면들을 보여주어야 할 테니까요. 특히 '공병부대' 편에서 방송되었던 부교 설치와 도하 장면은 이제껏 군대가 얼마나 다양한 곳인지를 상상조차 못 했던 많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호강시켜 준 명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에 이어지는 '이기자 수색대대' 편을 시청하며, 저는 갈수록 불편해지는 마음을 억누르기가 힘들더군요. 다른 부대에서는 아무리 힘든 훈련을 받아도 기본적으로 밥 먹고 잠자는 권리는 보장받았던 군인들인데, 무려 3일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잠을 못 자게 하는 수색대대의 교육은 그저 가벼운 재미로 시청할 수 없을 만큼 가혹한 것이었습니다..
유격 훈련을 흔히들 군대 훈련의 꽃이라고 한다죠. 이미 군대에 다녀 온 사람들은 돌이켜 보기만 해도 끔찍하다는, 아직 군대에 가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는 공포의 훈련인데, '진짜 사나이'의 연예 병사들 참 고생이 많습니다. 백마부대, 화룡대대에 이어 해룡연대에서 세번째 병영체험을 하게 된 그들은 해발 828m, 악명 높은 화산 유격장으로 끌려가(?) 꼼짝없이 지옥의 유격 훈련을 받게 되었군요. 내레이션은 원로배우 변희봉씨가 맡으셨는데, 그분의 목소리만으로도 아들을 군대에 보내신 아버님의 마음을 절절히 느끼게 했으니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난 주에 원로 여배우 김영옥씨의 내레이션도 좋았는데, 이제 차츰 '진짜 사나이'의 제작진도 이 프로그램에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
연예인들의 군대 체험이라는 정체성만으로는 딱히 관심이 끌리지 않던 예능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진솔하기 짝이 없는 그들의 리얼 군생활 체험을 보고 있노라니 저도 모르게 조금씩 '진짜 사나이'에 빠져들게 되더군요. 최고령의 맏형임에도 엄청난 체력과 의욕에 불타는 44세 김수로, 어느 덧 삶에 해이해져 가는 자신을 각성시키려고 자원했지만 모든 것이 힘겹고 벅차 보이는 41세 서경석, 흰 피부와 푸른 눈의 외국인으로서 한국 군대를 동경하여 자원했지만 시종일관 좌충우돌 부적응에 시달리며 동정심을 자아내는 37세 호주 형 샘 해밍턴, 초반에는 별 의욕도 없어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타고난 군대체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적응력과 에너지를 발산하며 완벽한 군인으로 변신해가는 35세 류수영, 분명 현역으로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