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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약 1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내뱉었던 장동민의 막말이 뒤늦게 화제가 되며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에서 하차할 무렵, 나는 그 문제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이 블로그에 서술한 바 있다. 그 이후 삼풍백화점 생존자에 의해 장동민이 고소당하자, 그를 둘러싸고 쉼 없이 불어닥치는 파문들에 또 세상이 시끄러워졌다. 하지만 나는 그에 관해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 방송에서 그 정도의 막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평소 그의 언어 습관이 어떤지를 알 수 있다. 작정하고 캐자면 어찌 문제될 발언이 한두 개로 끝나겠는가? 삼풍백화점 생존자의 고소로 불거진 제2차 파문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기에 솔직히 놀랍지도 않았다. 이후 또 다른 고소인이 나타나 제3차, 제4차의 장동민 태풍이 불어온다 해도 나..
'응답하라 1994' 13회에서 쓰레기(정우)와 성나정(고아라)의 키스신이 등장했다. 그것도 아주 격렬하고 기나긴 입맞춤이었다. 그 동안 억누르며 숨겨왔던 감정을 처음으로 분출시키는 쓰레기의 행동은 굉장히 저돌적이었고, 오빠에 대한 사랑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적극적으로 다가서던 나정은 오히려 한껏 수줍은 모습을 보였다. 두 팔로 쓰레기의 허리를 감싸 안지는 못하고 그저 옆구리의 옷자락만 꼭 움켜쥐는 귀여운 반응이라니... 하지만 그 수줍은 눈빛에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이 깃들어 있었음은 물론이다. 내가 바라던 커플은 아니지만, 그 순간 두 사람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나는 '성나정-쓰레기'의 '나레기' 커플보다, '칠봉이-성나정'의 '사이다' 커플이 잘 되기를 응원해 왔다. 순전히 나의 개인적 취..
'백년의 유산' 후속으로 방송되는 드라마의 제목이 특이하더군요. '스캔들'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앞세워 제목이 아예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이랍니다. 제목에서 언뜻 떠오르는 소재는 막장과 불륜과 치정 따위의 그런 것들이죠. 사실 제목만 보고는 구미가 당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무심히 포스터를 보고는 의외로 호기심이 동하더라 이겁니다. "나의 아버지는 나를 유괴한 유괴범이었다!" 이거 궁금증을 확 자극하지 않습니까? 엄마도 아니고 아버지가... 이런 설정은 이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었죠. 어머니의 경우라면 그와 비슷한 이야기는 수차례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전례가 있습니다. 자식을 잃은 슬픔 때문에, 또는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절망 때문에 순간적으로 약간 제정신을 잃었던 어머니는 남의 아이를..
오래 전 '데드맨 워킹(Dead Man Walking)'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원래는 사형 제도의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였는데, 사형수로 등장한 숀펜의 캐릭터가 소름끼치도록 극악무도하고 파렴치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저 개인적으로는 그 주제에 별로 공감하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팀 로빈스 감독은 무조건 한 쪽의 타당성만을 주입식으로 전달하지 않고,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양쪽의 입장 모두를 관객에게 제시하려 했다는데, 저의 견해로는 객관적인 거리 유지를 너무 심하게 한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헬렌 프레장이라는 수녀가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헬렌 수녀(수잔 서랜든)는 영적 지도자로서 사형수 매튜(숀펜)의 상담을 해주고 있었는데, 영화 초반에 억울한 누명을 쓴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