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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글로리아'의 후속작으로 MBC의 새 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이 시작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과 제목은 똑같지만 내용상으로는 아무 연관이 없더군요. 가난한 집 아가씨가 부잣집 아가씨를 보면서 "나와 동갑이고 생일도 같은데, 나하고는 너무 달라. 그 여자는...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반짝반짝 빛이 나..." 라고 말하는 대사가 2회 예고편에 등장했는데, 바로 그 대사가 이 드라마의 직접적, 또는 간접적 주제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부잣집 아이와 가난한 집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뒤바뀌었고, 나중에 성장해서야 그 사실이 밝혀진다는 기본적 내용은 역시 식상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오래 전부터 '생인손', '사모곡', '만강' 등의 사극에서 애용되었고, 현대극 중에서도 '가을동화'..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정보석의 모습이 유난히 반가웠던 이유는, 아직도 쉽게 잊을 수 없는 '지붕뚫고 하이킥'의 여운 때문이었겠지요. 정보석은 위기에 처한 회사를 일으켜 세우는데 큰 공을 세우고, 언제나 장인으로부터 무시당하던 처지에서 벗어나 드디어 후계자로 인정을 받으면서, 누가 보더라도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었습니다. "보사마 화이팅!"을 외치던 많은 팬들이 진심으로 기뻐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물론 저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구요. 그런데 어제 '무릎팍'에서 정보석이 보여준 이미지는 제가 혼자 속으로 상상하던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를 열정적인 배우, 연기 잘 하는 배우이면서도 젠틀하고 중후하며 겸손한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었거든요. 이제껏 그가 맡았던 배역들의 영향도 있을테고, 그의..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요즈음 나의 관심을 끄는 인물은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추는 정보석이다. 참으로 한결같은 연기자라고 생각하며 꾸준히 좋아하고 있는 배우인데, 이번에 보여주는 그의 이미지는 좀 다르다. 그는 지독히 슬픈 역할도 많이 맡았었건만, 내 눈에는 이번에 맡은 역할이 가장 슬퍼 보인다. 내가 정보석이라는 연기자를 기억하는 첫 모습은 1986년 김혜수, 길용우와 더불어 출연했던 드라마 '사모곡'에서의 악역이었다. 공부는 하지 않고 소설과 드라마에만 탐닉한다고 매일 야단을 맞던 나는 몰래몰래 부모님의 눈을 피해서 그 드라마를 보느라고 애썼던 기억이 난다. 당시 여고생 김혜수의 드라마 데뷔작이었던 '사모곡'은 그로부터 10년 후에 '만강'으로 제목을 바꿔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사모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