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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웹툰 원작 드라마 '알고있지만'은 그야말로 요즘 청춘들의 알쏭달쏭한 사랑 이야기다. (제목 표기를 띄어쓰기 원칙대로 '알고 있지만'이라고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그냥 공식 홈페이지의 표기에 따라 붙여쓰기로 했다. 예술 작품에서 그 정도변칙은 얼마든지 허용된다고 생각하기에...) 무엇보다 남녀 주인공을 맡은 배우들의 외모 자체가 빛을 뿜뿜하는 초절정 꽃미남 꽃미녀라서 단지 그것만으로도 눈이 즐겁게 볼만한 작품이기는 하다. 그런데 내용상으로는 공감하기 어려운 설정이 가득하다. 요즘 청춘들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 것일까? 아니면 이 드라마 속의 아이들만 이토록 복잡하고 어렵게 연애하는 것일까? 이 청춘들의 마음속에는 '두려움'이 가득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아직은 가진 것도 이룬 것..
오늘도 2005년작 드라마 '떨리는 가슴' 리뷰입니다. 어제는 '제1화-사랑' 편을 다루었으니 순서대로라면 오늘은 '제2화-기쁨' 편이 되어야겠지만, 그건 리뷰를 쓰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아서 그냥 건너뛰겠습니다. 큰 줄거리만 가볍게 짚고 넘어가자면, 제2화의 주인공은 김창완의 동생으로 등장한 하리수였습니다. 원래는 남동생 '김창우'였는데, 가출한지 몇 년만에 다시 돌아왔을 때는 여동생 '김혜정'으로 바뀌어 있는 인물이죠. 실제 트랜스젠더인 하리수를 등장시켜,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그들만의 아픔을 꽤나 실감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성별이 바뀌어 버린 김혜정을 받아들이는 데 가족들조차도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은 그녀의 아픔을 진심으로 이해하며 감싸주게 되지요. 몰이해의 두터운 벽을 허물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진실한 관계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지만, 좀처럼 얻을 수 없는 것이 뭘까요? 저는 수백번 수천번을 생각해도 '믿음'인 것 같습니다. 믿지 못하더라도 무조건 사랑해야 한다는 것, 믿을 수 없는 녀석이라도 무조건 사랑해야 한다는 것, 그런 사랑이 진짜라는 것... 그래서 궁극적으로 '사랑'이 '믿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머릿속으로 알기는 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상하리만치 '믿음'에 집착하게 되는군요. 주인을 따르는 강아지의 모습을 보고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이유는, 그 강아지가 속으로 무슨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까를 염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냥 단순하게, 맘 편히 믿어도 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저는 동물이 참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
당신이 옷깃을 여미며 집을 나서면 나는 내 몸을 덥히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겨울은 아직도 이 마을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내 몸 열 여섯 마디를 천천히 밟고 지날 때면 나는 용솟음쳐 당신을 안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끓어오르는 가슴은 차디찬 몸 속에 갇혀 있습니다. 당신 마을의 긴 겨울 동안 벌써 몇 번이고 차디찬 비가 내렸습니다. 봄은 어디쯤 와 있는지, 내일 아침 눈을 뜨면 와 있을지. 이제 당신 마을에 비가 그치고 봄이 오면 당신은 노오란 개나리꽃 한 다발 꺾어들고 초록빛 그리움으로 얼룩진 내 몸 그 어느 마디엔가 잠시 걸터앉아 쉬어가기도 하겠지요. 따사로운 햇살 아래 적당히 달구어진 내 몸은 당신을 안고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겠지요. 이제도 얼마나 많은 비가 뿌려야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
지나치게 그리워하면 안 되겠지요. 그건 미안한 일이지요. 잠들기를 두려워하고 깨어나기를 두려워하면서 이토록 그리워하는 건 죄겠지요. 그래서 난 당신에게 용서를 빌려 합니다. 밤새도록 불안한 꿈 속에 흔들리다가 새벽빛 속에 붉은 눈을 뜨더라도 절대 두려워해선 안 되겠지요. 그런데도 난 그리움이라는 기쁨을 마치 무거운 짐처럼 지고 갑니다. 당신은 한 마디 질책도 없고...... 지난 밤에도 꿈을 꾸었습니다. 당신 닮은 한 사람 내 곁에 있는 꿈을. 꿈에서조차 난 당신의 얼굴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늘 닮은 얼굴일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도 붉게 물든 눈을 힘겹게 떴습니다. 정말 미안한 일이지요. 그래서 지금 용서를 빌려 합니다. 너무 그리워하면 안 되겠지요. 그건 죄겠지요. ******* 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