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비밀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요즈음 나는 공포스럽도록 지독한 '드한기'에 허덕이고 있는 중이다. '드한기'가 무엇의 줄임말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뜻은 '도통 볼만한 드라마가 없어서 지루한 시기'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평소 드라마 시청을 즐길 뿐 아니라 리뷰를 쓰는 활동을 통해서도 일상의 활력을 충전하는 나로서는 상당히 힘든 시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각종 드라마는 여러 방송국에서 차고 넘치게 방송되고 있으며 새로운 작품들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어째서 당최 볼만한 것이 이토록 없는 것일까?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황금의 제국'이 방송되던 6월부터 9월까지는 정말 행복했었다. 그 두 작품 외에도 썩 괜찮다 싶은 드라마가 초가을 까지는 제법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후부터는 거의 전멸 수준이..
10회에 이르러 중대한 비밀의 일부가 명백히 밝혀졌다. 거의 확신에 가깝게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막상 끔찍한 비밀이 수면 위로 떠오르니 가슴에 느껴지는 먹먹함의 정도는 이전과 비할 수가 없었다. 어린 산이의 존재를 이용해서 강유정(황정음)의 가석방을 막은 사람... 치매에 걸린 유정의 아버지(강남길)를 죽음으로 몰아간 사람... 그 어떤 말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이 두 가지 죄악을 저지른 사람은 역시 안도훈(배수빈)이었다. 강유정은 안도훈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했는데, 안도훈은 자신의 안위와 출세를 위해서 그녀에게 가장 소중한 두 사람을 빼앗아갔던 것이다. 강유정은 안도훈의 뺑소니 범죄를 대신 덮어쓰고 옥살이를 함으로써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수없이 입었지만, 이제..
'나는 가수다' 시즌1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좀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김경호는 명예졸업에 성공함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두었군요. 명예 졸업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김경호의 수상 소감이었어요. '나가수'에서는 너무도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만 보여주었기에, 그가 한동안 희귀병으로 투병하며 많이 아팠던 사람임을 잊고 지냈거든요. "제가 아프고 나서, 회복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무대에 세워 주셔서... 다시 회복된 모습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명예보다도, 알게 모르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염려해 주었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다는 그 말이 저는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즌1의 마지막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