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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아무래도 요즘 임성한 작가는 배우들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 것 같다. 특정 배우를 향한 것일 수도 있지만, 막연히 배우라는 직업군에 대한 혐오증이 생긴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마치 작심하고 배우들 죽이기에 나선 것처럼, 배우들을 향해 휘두르는 작가의 칼날이 매섭기 때문이다. 끝까지 함께 할 것을 약속했던 손창민, 오대규, 박영규 등은 어느 날 갑자기 영문도 모른 채 중도하차를 당했다. 그러나 현재 남녀 주인공이 직면하고 있는 난감한 상황을 보면 차라리 중간에 잘려나간 중견배우들의 처지가 더 나은지도 모르겠다. 지금껏 임성한 작품의 주인공들이 이토록 홀대받은 적은 없었는데, 당최 어떻게 된 일일까? 오창석과 전소민이 처음 '오로라 공주'에 캐스팅 되었을 때는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설렘에 얼마나 부풀었겠..
단역 또는 비중이 높지 않은 역할을 주로 맡았을 경우, 그 배우의 얼굴은 사람들의 뇌리에 조금씩 천천히 각인되어 가지만 좀처럼 이름은 기억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배우 김정태가 자신의 존재를 알린 것은 영화 '친구'에서였다고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지 유오성과 장동건이 나왔었다는 것과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라는 유명한 대사가 엄청나게 패러디 되었던 것 외에는 기억나는 것이 없군요. 그 영화가 좀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친구'에 김정태가 나왔었다는 사실조차 어제 '해피투게더'에 함께 출연했던 절친(?) 안선영의 증언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김정태가 나이는 많지만 학교에는 안선영의 후배로 입학했었는데,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안될 만큼 귀엽고 순하..
아무리 운(運)이 중요하다지만 노력(努力)을 이길 수 있을까? '아가씨를 부탁해' 2회에 등장한 정일우의 모습을 보며 나는 감탄과 동시에 애잔함을 느꼈다. '돌아온 일지매'의 방송을 앞두고 황인뢰 감독은 인터뷰 중에 이런 말을 했다. "카리스마는 본래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무수한 시련과 고통의 관문을 하나씩 넘어가면서 얻어지는 것이다. 천성이 착하고 순한 정일우가 일지매 역을 맡고부터 시련과 고통의 문턱을 무수히 넘나들었다. 이제 그가 얻게 된 카리스마를 기대해도 좋다." (MBC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홈페이지 참조) 정일우의 나이는 이제 스물 세 살... 남자로서는 젊다는 말보다 오히려 어리다는 말이 더 어울릴 수도 있는 나이인데, 벌써 만만치 않은 눈빛의 깊이와 배우의 향기가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