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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가수 바비킴이 대한항공 기내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며 여승무원을 상대로 성희롱까지 했다는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비킴을 비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잠시 후 바비킴 측의 입장이 전해지면서 여론은 오히려 대한항공 측의 부당한 처사를 비난하는 쪽으로 급격히 선회했다. 이는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는 옛말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경우로서, 조현아를 비롯한 오너 일가에는 철저한 '을'이었던 대한항공 직원들이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갑질'을 했다는 비난조차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바비킴은 유명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에 처했으니, 그보다 평범한 일반인들은 훨씬 더 억울한 일을 겪어도 항변하기 어려웠을 것임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바비킴은 자신..
점차 '나는 가수다'에서 마음이 멀어집니다. 예전처럼 기다려지지도 않고, 가슴 졸이며 결과를 궁금해 하게 되지도 않습니다. 그 동안 출연 중인 7팀의 가수 중에서 제가 관심을 갖고 유심히 지켜보던 것은 오직 3팀뿐이었는데, 이제 그 중 자우림이 명예졸업을 하게 됨으로써 한층 더 멀어지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새로 합류하게 된 신효범과 테이의 첫 무대를 본 후에야 확실한 말을 할 수 있겠지만요. 특히 적우의 답답하고 걸쭉한 목소리를 다음 라운드에서 또 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매우 부담스럽습니다. 그녀의 무대를 보고 나면, 마치 늪 속에 빠졌다가 간신히 기어나온 것처럼 온 몸이 끈적거리는 느낌이 들거든요. 더구나 이번에는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노래, 이소라의 '처음 느낌 그대로'를 불렀기 때문에 거부감이 ..
10라운드 1차 경연은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자우림과 윤민수의 무대는 훌륭했고 저도 유쾌하게 즐기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언제부턴지 '나가수'가 노래보다는 지나치게 퍼포먼스 위주의 방송으로 변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하더군요. 바비킴의 변신은 이제 한계에 부딪혔다는 느낌이 들었고, 거미는 이제 좀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특히 원곡을 발전시키기는 커녕, 원곡 자체가 지니고 있는 풍부한 감성마저 심하게 훼손시켜 버린 인순이의 무대는 최악이었습니다. 편곡도 저게 도대체 뭔가 싶을 정도로 너무 이상했지만, 가사 중에 '그녀'라는 호칭을 '그이'라고 바꿔서 부르는 것도 굉장히 민망하더군요. 김돈규의 '나만의 슬픔'은 절대 여자가 불러서는 어울리지 않는 노래라는 것을 ..
호주 경연에서 조규찬이 탈락한 자리에 새 가수 거미가 투입되었습니다. 우선 몰라볼 만큼 예뻐진 외모가 눈에 띄더군요. 뚜렷한 이목구비의 강한 인상 때문인지 금발로 염색한 머리가 썩 잘 어울렸습니다. 검은 머리일 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이었어요. 화면에 비춰진 거미의 모습은 매우 분위기있고 아름다우면서도 개성이 넘쳐서, 어딘가 비슷비슷해 보이는 틀에 박힌 미인들과는 색다른 매력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첫 경연에서 거미가 선택한 노래는 이소라의 '난 행복해'였습니다. 이소라 특유의 목소리와 창법이 너무 인상적인 데다가 원곡 자체가 부르기 쉽지 않은 노래라서, 이건 어쩌면 처음부터 상당히 모험적인 승부수였습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과연 '나는 가수다'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
상반기부터 기대해 왔던 '나는 가수다'의 호주 경연이 멜버른 시드니 마이어 뮤직볼 무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졌습니다. 무엇보다 제 가슴을 울컥하게 했던 것은, 고국에서 온 가수들의 노래를 듣기 위해 무려 2천명이나 모여든 호주 교민들이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가수들의 입장에서도 뜻 깊은 경험이었겠지만,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가수들이 아니라 2천명의 청중평가단이었습니다. 이역만리에서 고국의 노래를 들으며 흘리는 교민들의 눈물 속에는 그저 순수하고 짙은 그리움만이 가득할 뿐이라, 더 이상 순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모처럼 주어진 그 귀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아껴서 알차게 즐기려는 듯, 그들은 가수 한 사람 한 사람의 무대마다 우렁차게 환호하고 열광적으로 호응했으며 눈물도 아끼..
새로 합류한 3명의 가수와 더불어, 한층 새로운 분위기의 '나가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명예 졸업자인 박정현, 김범수의 듀엣 무대를 보니 왠지 감개가 무량하더군요. 그런데 '사랑보다 깊은 상처'는 언젠가 중간평가 무대에서도 선보인 적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다른 노래를 선택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노래는 너무나 임재범의 목소리로 귀에 익은 거라서, 김범수가 아무리 노래를 잘 해도 그만큼의 소울이 느껴지진 않더라고요..;; 8월 21일자로 방송된 '나가수'의 순위는 위의 도표와 같습니다. 이번에는 청중평가단의 선택이 유난히도 흥미롭게 느껴지는군요. 당연하다 싶게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고, 굉장히 뜻밖이라 여겨지는 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의외성도 한 가지 방향이 아니라, 어떤 ..
'위대한 캠프'의 이번 주 주제는 "선곡도 실력이다" 였습니다. 자기 목소리와 스타일을 스스로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를 선택할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었지요. 더불어 이전까지의 오디션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지적받은 사항들을 얼마나 극복해 냈는지(또는 극복하려 노력했는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위대한 탄생' 10회를 보면서 저는 좀 다른 것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노래 실력이나 재능보다도 더 높이 평가되는 자질이 있는 듯 했거든요. 놀라운 것은 비전문가인 제 눈에도 참가자들의 그런 장점이 뚜렷이 보여서,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멘토들의 입에서 제 생각과 비슷한 평가가 나올 때마다 왠지 제가 칭찬받은 것처럼 흐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