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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싱어송라이터 특집으로 꾸며진 '놀러와'에 조덕배, 강산에, 조규찬이 출연했습니다. 역시 섭외력이 대단하더군요. 다른 두 사람도 그렇지만 특히 조덕배의 모습을 토크쇼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첫 예능 출연에 무척 긴장했다던 조덕배는 시간이 지날수록 골방 특유의 분위기에 적응해가며, 너무 편안해서 잠이 쏟아질 지경이라는 농담을 할 만큼 릴랙스해졌습니다. 현재도 뇌졸중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탓에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노래하는 모습이 너무 힘겨워 보여서 안타깝긴 했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가벼운 농담으로 삼을 수 있을 만큼 정신적으로는 훌륭히 극복해낸 모습이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뇌출혈 당시 웃음에 관련된 신경이 건드려졌기 때문에, 그 이후 조덕배는 스스로 웃음을 통제할 수 없는 어..
현재 9라운드 경연이 진행중인 '나는 가수다'에서 탈락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이어질 10라운드에 새 가수로서 테이가 합류하게 될 거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섭외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합류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다른 내용의 기사가 나기도 했지만, 이제껏 그런 식으로 연막을 치던 가수들 대부분이 소문 그대로 합류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테이의 합류도 거의 기정사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최근 '나가수'의 출연진들은 그 연령대가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옥주현을 필두로 하여 바이브의 윤민수가 그 뒤를 따랐고, 최근에는 거미까지 동참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테이가 합류한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테이라는 가수를 좋아하고 그의..
호주 경연에서 조규찬이 탈락한 자리에 새 가수 거미가 투입되었습니다. 우선 몰라볼 만큼 예뻐진 외모가 눈에 띄더군요. 뚜렷한 이목구비의 강한 인상 때문인지 금발로 염색한 머리가 썩 잘 어울렸습니다. 검은 머리일 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이었어요. 화면에 비춰진 거미의 모습은 매우 분위기있고 아름다우면서도 개성이 넘쳐서, 어딘가 비슷비슷해 보이는 틀에 박힌 미인들과는 색다른 매력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첫 경연에서 거미가 선택한 노래는 이소라의 '난 행복해'였습니다. 이소라 특유의 목소리와 창법이 너무 인상적인 데다가 원곡 자체가 부르기 쉽지 않은 노래라서, 이건 어쩌면 처음부터 상당히 모험적인 승부수였습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과연 '나는 가수다'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
호주 공연의 제2부 순서는 '나가수' 원년 멤버들의 무대로 꾸며졌습니다. 원래의 계획과 달리 갑작스레 순위가 매겨지는 경연을 하게 되는 바람에 적잖은 당혹감을 드러내는 가수들도 있었지만, 어차피 선호도 조사 형식일 뿐 탈락과는 관계가 없는지라 지나친 부담보다는 적절한 긴장감을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승의 영광이 김연우에게 돌아갔다는 사실 또한 매우 기분 좋은 결과였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조기 탈락 멤버였을 뿐 아니라, 스스로도 5개월 동안 칼을 갈며 설욕의 무대를 준비했다고 하니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아야겠지요. 명예 졸업보다 더 행복한 1위라며 마음껏 기뻐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흐뭇했습니다. 하지만 김현식의 원곡에서 전해지는 쓸쓸한 느낌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김연우에..
최근 '불후의 명곡2'가 나날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때로는 '나가수'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불명2'는 처음부터 짝퉁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는 컨셉으로 시작했고, 초반에 보여주었던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 실력이 '나는 가수다'와 너무도 확연히 비교될 만큼 떨어지는 수준이었기에, 솔직한 심정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거라고 여겼던 게 사실입니다. 설마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불명2'가 보컬리스트 특집을 거쳐 지금의 새로운 라인업으로 재정비하면서, 방송을 시청하는 재미는 '나가수'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나가수'는 선곡에 있어 특별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저 주목해서 보고 들을 거라고는 가수들 개개인의 노래와 퍼포먼스뿐이죠. 그런데 ..
엊그제 야구 중계로 인해 '바람에 실려'가 결방되면서, 임재범의 '솔져 오브 포츈(soldier of fortune)'을 듣고 싶었던 간절한 기대는 다시 일주일 뒤로 미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기다리는 법'을 아주 조금은 터득한 상태이기에 크게 아쉽지는 않았습니다.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야 좀 늦어진들 대수겠습니까? 오히려 '아껴두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얼마든지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려 했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런 일이 발생하여 제 마음을 어둡게 하는군요. 며칠 전 임재범은 디시인사이드에 개설된 자신의 갤러리를 처음으로 방문하여 간략한 인사글을 남겼는데, 해당 글에 예상치 못한 욕설과 악플들이 잔뜩 달린 것을 보고 몹시 충격을 받았으며, 그 충격의 여파로 오랫동안 활동해 오던 자신의 다음..
상반기부터 기대해 왔던 '나는 가수다'의 호주 경연이 멜버른 시드니 마이어 뮤직볼 무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졌습니다. 무엇보다 제 가슴을 울컥하게 했던 것은, 고국에서 온 가수들의 노래를 듣기 위해 무려 2천명이나 모여든 호주 교민들이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가수들의 입장에서도 뜻 깊은 경험이었겠지만,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가수들이 아니라 2천명의 청중평가단이었습니다. 이역만리에서 고국의 노래를 들으며 흘리는 교민들의 눈물 속에는 그저 순수하고 짙은 그리움만이 가득할 뿐이라, 더 이상 순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모처럼 주어진 그 귀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아껴서 알차게 즐기려는 듯, 그들은 가수 한 사람 한 사람의 무대마다 우렁차게 환호하고 열광적으로 호응했으며 눈물도 아끼..
미국 유학 중에 '나가수' 출연을 위해 휴학까지 하고 합류한 새 가수 조규찬은, 제작진이 오래 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섭외하고 설득했을 만큼 충분한 실력과 네임밸류를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작사, 작곡, 편곡에 노래까지 혼자서 가능한 천재 싱어송라이터이자 보컬리스트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은 원래 굉장히 남성적이고 거친 느낌의 노래인데, 정말 조규찬다운 편곡을 통해 여자 가수인 박기영과의 산뜻한 듀엣곡으로 재탄생 시켰더군요. 완벽하게 잘 짜여진 도시 계획(?)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조규찬의 맑고 깨끗한 목소리와 박기영의 파워풀한 목소리가 치밀한 계산과 연습에 의해 오차 없이 잘 맞춰지고 어우러진 화음은 참으로 듣기가 좋았습니다. 특히 제 눈에 인상적..
보컬리스트 특집에 이어 고정 출연 가수들이 교체되면서 '불후의 명곡2'가 점점 더 볼만해지고 있습니다. 명색이 현직 걸그룹의 메인 보컬이라면서 악보의 단 두 마디를 한 호흡으로 불러내지 못하고 한 마디마다 쌕쌕거리며 숨을 쉬던 예전의 '어떤 가수'가 출연할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효린과 지오 등의 실력파도 있긴 했지만, 그렇게 기본 자체가 안 된 형편없는 가창력의 출연자가 한두 명만 끼어 있어도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질이 확 떨어지거든요. 누구라고 콕 집어 말하긴 그렇지만, 하여튼 그 여자 가수의 노래를 듣고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진저리를 치며 '불명2' 시청을 싹 접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때의 '불명2'가 아닙니다. 다른 가수들에 비해 인피니트의 남우현이 한결 ..
드디어 음악 여행 '바람에 실려'가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가수다'에서 하차한 후 꼬박 4개월의 공백을 거쳐, 임재범이 브라운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삭발했던 머리는 그새 많이 길어졌고 얼굴은 좀 더 야윈 듯 싶더군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는 예전보다 훨씬 더 힘있고 활기차게 변해 있었습니다. '나가수' 출연 당시에는 너무 오랜만에 세상에 나와서인지 무척 조심스러워 보이기도 했고, 아내의 병세 때문인지 매우 슬프고 침체된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데다가, 아내의 병세도 많이 호전되어서인지 그 어두운 느낌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임재범의 이름을 걸고 '바람에 실려'라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그를 다시 보게 된 것은 기뻤지만 과연 좋은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