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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김병욱의 '하이킥' 시리즈에는 언제나 '삼촌'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이 '삼촌'들은 하나같이 훤칠한 외모의 싱글남으로서 멜로의 중심을 담당했고, 더불어 20~30대 젊은층의 입장을 대변하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런데 '하이킥3'에는 특이하게도 삼촌이 두 명이나 등장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그 점이 매우 의외였고, 도대체 두 명이나 되는 삼촌 캐릭터를 어떻게 겹치지 않도록 조화시키며 이끌어 나갈 것인지가 매우 궁금했습니다. 일단 '거침킥' 최민용과 '지붕킥' 최다니엘의 계보를 이어가는 삼촌 캐릭터는 윤계상입니다. 까칠민용, 시크지훈과 달리 윤계상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따스한 남자로서 성격은 전혀 딴판이지만, 시트콤 전체를 장악할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며 여성 캐릭터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윤계상-김지원에 이어 또 하나의 러브라인이 예고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박하선-윤지석(서지석)의 러브라인 같지만, 정확히는 박하선-고영욱의 러브라인입니다. 이미 공홈의 인물관계도에 명시되어 있는 관계이므로, 맨 마지막에 반전이 있을지는 몰라도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이 러브라인의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저는 인물관계도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가장 불가사의하다고 생각했던 러브라인이 박하선-고영욱 커플이었습니다. 박지선-줄리엔강 라인도 좀 뜻밖이긴 했지만, 이들은 어차피 감초 역할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코믹하고 재미있는' 커플로 만들면 오히려 가장 시트콤에 어울리는 조합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박하선은 제가 보기엔 여성 캐릭터 중의 핵심이라고 할만합니다. 나름 코믹한 면도 있지만, ..
김병욱 PD는 이번 작품에서 특히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 욕구를 리얼하게 표현하려는 듯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면 먹고 자고 배설하는 문제 말입니다. 그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모든 생명체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해봤자 인간도 별 수 없습니다. 안내상 일가가 빚쟁이에 쫓겨다니면서도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이 바로 굶주림이었습니다. 입을 옷이 없어서 아빠가 딸의 옷을 입고 우스꽝스러워지는 것쯤은 웃어 넘길 정도로 괜찮았으나 배고픔만은 견딜 수 없었지요. 오죽하면 며칠 전까지도 부자였던 그들이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낯선 소년(강승윤)이 사주는 피자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을까요.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이 초반 6회까지 달리고 있는 이 때, 기본적 생존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서 가장 헉..
드디어 '하이킥3'에서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고생 김지원이 옆집에 사는 의사 아저씨 윤계상에게 사랑의 감정을 품기 시작한 것입니다. 스포를 통해 이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았지만, 그 때는 이 정도로 진지하게 꾸려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여고생 시절에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일쯤이야 누구나 경험해 보는 추억이고, 김지원의 사랑 역시 그 정도 수준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30대 중반인 윤계상의 메인 러브라인이 박하선이나 백진희 쪽으로 연결될 것이고, 김지원은 윤계상을 짝사랑하다가 결국은 그 조카인 안종석(이종석)에게로 방향을 선회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랑이 시작되는 과정을 보니, 결코 소녀의 풋사랑 정도에서 끝날 만큼 가벼운 러브라인..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의 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얼마나 더 독해지려고 초반부터 이렇게 심한 설정들이 등장하는지, 나중을 생각하면 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설 지경입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김병욱 PD의 칼날은 더욱 날카롭게 벼려진 것 같습니다. 사실 '지붕뚫고 하이킥'도 처음부터 만만치 않게 독한 작품이었지요. 어린 자매는 어느 날 갑자기 서울 한복판에 모질게 내던져졌고, 아홉살배기 어린 신애는 전쟁고아처럼 비참한 몰골로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걸어다녔습니다. 언니 세경의 손을 놓쳐서 잠시 떨어지게 되었을 때, 계속 울면서도 거리에서 눈에 띄는 음식만 있으면 몽땅 주워먹고 다니던 신애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남의 집 대문 앞에 배달되어 놓여 있던 1000ml 짜리 우유..
김병욱 PD의 신작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 1회가 드디어 방송되었습니다. 일단 제 느낌에는 전작인 '지붕뚫고 하이킥'보다 훨씬 밝은 분위기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약간 마음이 놓입니다. '지붕킥'은 제가 몹시 사랑했던 작품이긴 하지만, 솔직히 시트콤 치고는 너무나 분위기가 무겁고 마음이 아파서 보기가 조금은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엔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습니다. 비록 아빠(안내상)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서 잘 살던 집이 삽시간에 폭삭 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4인 가족이 함께이고, 비록 힘을 잃은 부모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가 아이들 곁에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앞으로 외삼촌(윤계상)의 집에서 살게 될 예정입니다. '지붕킥'의 출발은 이보다 훨씬 열악했지요. 갓 스무살의 신세경..
고영욱이 언제부턴가 폭로의 아이콘이 된 것은 하루이틀의 이야기가 아니지요. 오래 방송을 쉬다가 복귀하면서 고영욱이 선택한 작전(?)이 바로 동료 연예인들의 과거사를 폭로하는 거였으니까요. 하긴 연예인으로서 어떻게든 대중의 시선을 끌기는 해야겠는데, 노래도 랩도 비주얼도 연기도, 그 무엇 하나 특출한 면이 없고 평범한 수준이니 궁여지책으로 그랬겠지요. 하지만 너무 대놓고, 이를 악물고 작정한 게 너무 티가 날 정도로 독하게 폭로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참 난감했습니다. 폭로의 대상이 된 연예인들이 한창 잘나가는 사람들이면 좀 나았을 텐데, 거의 대부분이 활동을 접고 있는 과거의 스타였기에 더욱 민망했습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방송 활동을 재개하려고 발버둥치는 고영욱도 딱하고, 꼼짝없이 집에 앉아서 그 폭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