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구형준 (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서인숙과 한승재를 제치고 구일중이 최고의 악역이라는 제 의견에 동의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올렸던 포스팅 '나쁜 아버지 구일중, 비극을 부르다' 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반대 의견을 접했었지요. 그러나 19회를 시청한 후 저는 원래의 생각을 더욱 굳혔을 뿐 아니라, 구일중은 '나쁜 아버지'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악역으로 규정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인물임을 깨달았습니다. 서인숙과 한승재가 드러나 있는 함정이라면, 구일중은 교묘히 숨겨져 있는 함정입니다. 어느 것이 더 위험한지를 극단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예시입니다. 물론 서인숙과 한승재의 악행을 합리화하거나 감싸 줄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나 '착한 척 하는' 구일중의 행각을 볼 때마다 제 가슴 속에서 치밀..
구일중은 참으로 나쁜 아버지입니다. 14년만에 재회한 아들 탁구(윤시윤)와 끌어안고 폭풍 눈물을 흘리는 전광렬의 연기는 더할 수 없는 명품이었으나, 그 순간에도 제 마음은 차갑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오히려 속으로 "탁구야, 속지 마!" 라고 되뇌었다죠. 탁구의 인생 중 12년을 허비하게 만든 장본인은 사실 조진구(박성웅)가 아니라 구일중이었습니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가장 자애로운 아버지인 척하고 탁구를 끌어안고 있으니 제 눈에는 가증스럽게만 보였습니다. 그는 탁구를 사랑했다기보다는 욕심을 냈던 것입니다. 천부적인 후각을 타고나서 제빵 사업에 큰 도움이 될만한 아들 탁구를 온전히 자기 소유로 만들기 위해, 모자간에 생이별을 시키려 했던 것이지요. 아무래도 후계자 자리에 앉힐 장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