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결혼 (5)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2014년 9월14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20쌍의 신혼부부가 탄생했다. 성당 결혼식에서는 언제나 가톨릭의 사제가 혼인미사를 집전하며 주례를 서지만, 교황의 주례는 매우 드문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주례는 요한바오로 2세가 2000년에 8쌍의 부부를 맺어준 이후 14년만의 일이다. 이 날 새로 탄생한 부부 중에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이미 동거 중이거나 아이가 있는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천주교 교리상 결혼 없이 동거를 하거나 자식을 갖는 것은 죄악(sin)에 해당하지만, 교황은 이런 '죄 지은 자들'을 불러 손수 정식 부부의 연을 맺어준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혼부부들에게 말했다. "결혼은 고된 여정과 같아 때로는 어렵고 격랑이 일기도 합니다. 남편과..
이것은 명백히 황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전쟁 이야기지만, 전쟁 속에도 사랑은 피어나게 마련이다. 더욱이 사랑은 모든 예술작품의 영원한 테마가 아니던가? 치열하고도 복잡한 전쟁 스토리에 집중하다가도 처음부터 예고된 야수와 공주의 사랑이 언제 시작될까 궁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총 24부작의 드라마가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데도 좀처럼 사랑의 불꽃은 타오르지 않았다. 장태주(고수)와 최서윤(이요원)은 형식적이나마 결혼을 했고 무려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같은 방을 쓰며 살아왔지만, 두 사람의 마음속엔 오직 황금의 제국을 향한 욕망뿐인 듯, 서로를 향한 인간적 관심은 아예 차단된 상태로 줄곧 냉랭한 분위기가 유지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종영까지 불과 5회를 남겨둔 시점에서, 공주님의 오만한..
'황금의 제국'을 시청하다 보면 그 누구 한 사람에 몰입하기도 쉽지 않고 응원할 대상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수많은 등장인물 중 딱히 선역이라 할만한 캐릭터는 없고 모두 비슷한 탐욕과 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 보니 인물에 집중하여 드라마를 시청하는 저로서는 시시각각으로 몰입하거나 응원하는 대상을 바꾸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이 작품 속에서 유일하게 순수함을 지키고 있는 막내아들 최성재(이현진)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한정희(김미숙)와 최성재 모자를 응원했습니다. 무려 27년 동안이나 속으로 칼을 갈면서 최동성(박근형) 회장의 곁을 지켜 온 한정희 여사의 캐릭터는 소름끼치도록 무서웠지만, 젊은 나이에 남편과 재산을 모두 잃고 뱃속의 아이와 함께 세상에 내동댕이 쳐졌던 과거의 상처가 얼마나..
날마다 쏟아지는 연예인 관련 기사에 일일이 신경쓰지는 않으나, 요즘은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에는 NRG 출신의 가수 노유민이 결혼설에 휩싸였다가 부인함으로써 난리법석을 치르더니, 어제는 이태곤마저 하루 동안에 열애설과 결혼설이 터지고 연이어 그것을 부인하느라 온갖 애를 먹었습니다. 노유민은 6살 연상의 약혼녀와 11월 28일로 결혼 날짜를 잡았다는 뉴스까지 보도되었는데, 잠시 후에 터진 기사에서는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했고, 또 어떤 기사에서는 급히 결혼식장 예약을 취소했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나온 기사에서는 "결혼은 내년에 할 생각이며, 11월 28일 결혼설은 잘못된 것이다." 라고 입장 정리가 되어 있군요. (노유민, 연이은 결혼설에 "사실 아니다" 발끈) 드라마..
별 기대는 없었지만 어쨌든 1회를 보고 판단하자는 생각에 '역전의 여왕'을 시청했는데, 결과는 예상보다 더한 실망감으로 돌아왔습니다. 가벼운 코믹터치로 그려진 드라마이지만, 그 안에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의식은 너무나 고리타분하고 심하게 왜곡된 수준이더군요. 여주인공 황태희(김남주)는 미모와 재력을 겸비한 33세의 골드미스입니다. 그녀는 대기업의 팀장으로서 7000만원에 달하는 고액의 연봉에 재개발 아파트까지 소유하고 있군요. 사실 요즘 시대에 33세면 적령기를 살짝 넘긴 수준이라 골드미스라고 하기도 좀 그렇지만, 아무튼 드라마의 설정은 그렇습니다. 현실적으로 그 정도 위치의 여성이라면 타인을 대할 때 돋보이는 자신감과 여유를 갖는 것이 보통이건만, 황태희는 부하 여직원이 연애를 하는 것 같으면 유치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