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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나에겐 좀 이상한 증세(?)가 있었다. 왠지 전화가 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물끄러미 휴대폰을 보고 있으면, 10초쯤 후에 정말로 전화가 온다든가 뭐 그런 식의 일들이 반복되는 것이다. 아무 소리도 안 들렸는데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를 것만 같아서 정신을 차리고 있다 보면, 정말로 누군가 저 멀리서 내 이름을 부르곤 했다. 그 외에도 '오늘은 그 친구를 만나면 안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어떻게든 피하려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된 날은 꼭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곤 했다. 일종의 신기(神氣)인지 뭔지, 한창 예민할 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런 일이 있었는데, 요즘은 예전보다 많이 무디어져서 그런 기억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다. 아무튼 '우리 결혼했어요'(우결) 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 결혼했어요' (이하 '우결')은 기본적으로 내가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아니지만, 가끔씩 좋아하는 연예인의 출연 소식이 들려오면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된다. 남궁민이 홍진영과 함께 출연하기 시작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는 김소연이 새로 합류한다기에 모처럼 '우결'을 시청했다. 김소연은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에서 의외의 본모습을 적잖이 드러냈기에 남궁민 때보다는 궁금증이 덜했지만, 또 다른 색깔의 예능인 '우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약간은 기대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결' 선혜윤 PD의 감각과 판단이 나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남궁민의 파트너로 홍진영은 좀 생뚱맞다 싶었는데, 김소연의 파트너로 곽시양도 적절치는 않은 듯 싶다. (홍진영 곽시양을 폄하하는 뜻이 아니라, 단지..
'냉장고를 부탁해'에 처음 등장하자 마자 세간의 핫이슈로 떠오르며 실시간 인기검색어 1위를 무려 24시간 넘게 차지했던 논란의 셰프 맹기용이 꿋꿋이 두번째 요리를 선보였다. 맹기용은 첫 방송에서 꽁치 샌드위치와 김치 코울슬로라는 아주 독특한 메뉴를 야심차게 시도했으나 재료 특유의 비린내와 군내를 해결하지 못한 결과, 게스트로부터는 혹평을 받았고 시청자로부터는 '냉부' 출연 셰프로서 자격 미달이라는 혹독한 비판에 시달리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냉부' 제작진은 맹기용을 하차시키기보다 감싸안는 쪽을 선택했고, 그렇게 주어진 두번째 기회에서 맹기용은 가장 안전한 디저트 요리로 명예 회복과 재기를 꿈꾸었다. 괴식 논란의 분화구가 되었던 첫 요리 '맹모닝'과 달리, 맹기용의 두번째 요리 '이롤슈가'는 누..
가상과 실제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들며 시청자에게 달콤한 연애의 환상을 선물해 온 '우리 결혼했어요' (이하 '우결')가 최근 출연자들의 잇단 열애설로 몸살을 치르고 있다. 어찌 보면 '우결'은 남녀 연예인들이 정해진 대본에 따라 만나고 정해진 날짜에 촬영하는 일종의 '변형된 드라마'라 해도 좋을 프로그램이다. 아무리 달달한 연애와 결혼 생활을 보여준다고 해도 그것은 가상일 뿐 현실이 아님을 시청자들 역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짜 연애와 결혼 생활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벌써 7년째 롱런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어쩌면 갖가지 이유로 연애와 결혼이 힘들어진 젊은 세대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충족시켜 주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를 가리켜 '삼포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한지는..
취향에 맞지 않아서 평소 안 보던 프로그램이라도 개인적으로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연예인이 출연한다면 가끔씩 채널을 고정하게 된다. 또한 그 프로그램의 성격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출연한다면 호기심 때문에라도 몇 번쯤 보게 된다. 배우 남궁민이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한다는 것은 정말 뜬금없고 황당한 소식이었는데, 설상가상 그 상대역이 트로트 가수 홍진영이라니 헉 소리가 날 지경이었다. 2003년 시트콤 '대박가족'에서부터 남궁민의 팬이었던 나는 이후 그의 출연작을 거의 빼놓지 않고 보았는데, 드라마뿐만 아니라 시트콤과 예능에서조차 나직한 목소리로 진지한 캐릭터를 유지하던 남궁민이, 도통 어울릴 것 같지 않은 4차원 캐릭터의 홍진영을 상대하며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말들을 할까 좀처럼 상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