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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신해철 사망 1주기... 지난 토요일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가수 홍경민이 존경하는 선배 신해철의 장례식에 가지 못한 이유를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 자신의 결혼식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신해철이 사망했기 때문에, 결혼 앞둔 사람이 장례식에 가는 건 아니라고 해서 못 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3년 전에 결혼식 날짜 잡고 나서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장례식장에 다녀온 적이 있다. 대략 결혼식 한달전, 또는 3주전 쯤이었던 것 같다. 성가대 후배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그 후배와 알고 지낸지는 오래 됐지만 각별히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저 현재 같이 활동하는 단체원이 상을 당했으니 마땅히 가봐야 한다 생각했고, 내가 장례식에 다녀오겠다고 하자 우리 부모님도 단 한 마디 만류..
'1박2일' 시즌3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유호진 PD가 또 한 건을 올렸다. 얼마 전 방송된 '서울 시간 여행' 편이 늘 곁에 있는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일깨웠다면, 이번에 기획한 '금연 여행'편은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있는 중독의 위험성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대박이었다. '쓰리쥐'의 맏형 김주혁은 작년 연말 방송에서 2014년 가장 큰 목표가 '금연'이라는 말을 했었는데, 유호진 PD의 머릿속에는 그 때부터 '금연 여행' 계획이 확고히 잡혔던 모양이다. 지난 번 '전남 게미 투어'를 시작하면서 제작진은 뜬금없이 멤버들을 병원에 데려가 건강 검진을 받게 했는데,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에는 약간 부담스런 장면들이라 왜 그러나 싶었지만 알고 보니 '금연 여행'을 위한 초석이었다. 차태현을 제외..
지난 주에는 오랫동안 고정 출연하던 가수들이 무려 4팀이나 한꺼번에 하차했고, 이번 주에는 그 자리를 채워줄 새로운 가수들이 등장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임태경의 하차가 무척이나 아쉬워서 앞으로 '불명2'를 시청하는 재미가 대폭 줄어들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다행히도 '울랄라세션'이 고정으로 합류하면서 토요일 저녁의 화려한 축제는 계속 이어지게 될 듯하군요. 어떤 노래를 불러도 클래시컬한 느낌이 들던 임태경과 달리 울랄라세션은 어떤 노래든간에 가장 대중적이고 현대적인 해석을 보여주니, 그들의 상반되는 색채로 인해 축제의 빛깔도 달라졌습니다. 임태경이 눈 덮인 크리스마스의 하얀빛이라면 울랄라세션은 한여름 바다의 짙은 푸른빛이라고나 할까요? 그러고 보니 벌써 6월... 여름의 시작이네요. 알리의 빈자리는 소냐가..
'나는 가수다' 시즌2는 여전히 전쟁터이지만, 순위와 탈락의 부담이 없는 '불후의 명곡2'는 점점 더 흥겨운 축제의 장이 되어가고 있군요. 특히 전설 '윤복희-윤항기' 편은 깊은 감동을 주면서도 아릿한 슬픔이 느껴졌고, 한편 아쉬우면서도 한편 흐뭇한 것이 마치 기나긴 축제의 마지막 밤처럼 느껴졌습니다. 오랫동안 '불명2'의 가족으로 함께 해 온 가수들이 무려 4팀이나 한꺼번에 잠정휴식을 선언하고 하차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탈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야 있겠지만, 그래도 이별은 이별인지라 허전함을 달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에 출연한 6팀의 무대는 모두 알차고 훌륭했습니다. 하차하는 가수들이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여 마지막 무대를 준비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남..
김구라가 하차한 뒤 처음으로 방송되는 '불후의 명곡2'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새 MC로 합류한 전현무의 어리버리 좌충우돌 적응기도, 어떻게든 전현무와 손발을 맞추어 진행해 보려는 문희준의 몸부림도, 평소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입담과 재치로 무대를 장악하는 신동엽도, 전부 다 흥미로웠어요. 전현무가 김구라의 자리를 제대로 메꾸기는 좀 어려워 보이지만, 일단은 성공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싶군요. 대기실에서는 MC들뿐만 아니라 출연 가수들까지 한 마음으로 뭉쳐 김구라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그 가족적인 모습이 참으로 훈훈하고 좋았습니다. 이번 주의 전설은 80~90년대의 전설적인 명곡들을 수없이 탄생시킨 작사가 이건우였습니다. 원래 작사가나 작곡가가 출연하면, 가수가 전..
'불후의 명곡2 - 영화음악 특집'에는 유난히 신나는 무대가 많았습니다. 7명의 가수들 중 무려 5명이 빠른 템포의 노래를 선택했고, 많은 백댄서와 소품들을 활용하여 화려한 무대를 꾸몄기 때문입니다. 청중들이 그 강렬함에 도취된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조용한 노래를 불렀던 브라이언과 이석훈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쓸쓸히 물러나야 했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제가 뽑은 최고의 무대는, 음악을 향한 진지함과 깨끗한 목소리가 돋보였던 브라이언의 였습니다. 어느 사이엔가 자신의 이미지가 예능인으로 굳어져가는 것을 느끼고,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확인하기 위해 '불후의 명곡2' 출연을 결심했다는 브라이언은, 최소한 아직까지는 그 초심에 걸맞게 활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대에서 노래할 때 자신과 함께..
현재 9라운드 경연이 진행중인 '나는 가수다'에서 탈락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이어질 10라운드에 새 가수로서 테이가 합류하게 될 거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섭외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합류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다른 내용의 기사가 나기도 했지만, 이제껏 그런 식으로 연막을 치던 가수들 대부분이 소문 그대로 합류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테이의 합류도 거의 기정사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최근 '나가수'의 출연진들은 그 연령대가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옥주현을 필두로 하여 바이브의 윤민수가 그 뒤를 따랐고, 최근에는 거미까지 동참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테이가 합류한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테이라는 가수를 좋아하고 그의..
최근 '불후의 명곡2'가 나날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때로는 '나가수'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불명2'는 처음부터 짝퉁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는 컨셉으로 시작했고, 초반에 보여주었던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 실력이 '나는 가수다'와 너무도 확연히 비교될 만큼 떨어지는 수준이었기에, 솔직한 심정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거라고 여겼던 게 사실입니다. 설마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불명2'가 보컬리스트 특집을 거쳐 지금의 새로운 라인업으로 재정비하면서, 방송을 시청하는 재미는 '나가수'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나가수'는 선곡에 있어 특별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저 주목해서 보고 들을 거라고는 가수들 개개인의 노래와 퍼포먼스뿐이죠. 그런데 ..
이번 주 '불후의 명곡2'가 故 김광석의 노래들로 꾸며진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기대감보다는 우려가 더 컸습니다. 제가 김광석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죠. 혹시 원곡의 느낌이 훼손되지나 않을까... 훼손까지는 아니더라도 원곡의 감동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무대들을 보게 되면 저절로 실망과 허탈감이 밀려들까봐 염려스러웠던 것입니다. 하지만 시청한 결과는 대략 85% 가량의 감동이었습니다. 아주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라도, 그만하면 괜찮은 편이었죠. 아련한 그리움과 추억에 잠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노래를 즐기면서도 가수들의 콘서트장을 찾는 일은 거의 없는 저이지만, 김광석 콘서트에는 가 본 적이 있습니다. 추모 공연에 갔었다는 게 아니라 그가 살아있을 때, 소극장에서 혼자 연주하고 노래하던 ..
보컬리스트 특집에 이어 고정 출연 가수들이 교체되면서 '불후의 명곡2'가 점점 더 볼만해지고 있습니다. 명색이 현직 걸그룹의 메인 보컬이라면서 악보의 단 두 마디를 한 호흡으로 불러내지 못하고 한 마디마다 쌕쌕거리며 숨을 쉬던 예전의 '어떤 가수'가 출연할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효린과 지오 등의 실력파도 있긴 했지만, 그렇게 기본 자체가 안 된 형편없는 가창력의 출연자가 한두 명만 끼어 있어도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질이 확 떨어지거든요. 누구라고 콕 집어 말하긴 그렇지만, 하여튼 그 여자 가수의 노래를 듣고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진저리를 치며 '불명2' 시청을 싹 접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때의 '불명2'가 아닙니다. 다른 가수들에 비해 인피니트의 남우현이 한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