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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신해철 사망 1주기... 지난 토요일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가수 홍경민이 존경하는 선배 신해철의 장례식에 가지 못한 이유를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 자신의 결혼식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신해철이 사망했기 때문에, 결혼 앞둔 사람이 장례식에 가는 건 아니라고 해서 못 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3년 전에 결혼식 날짜 잡고 나서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장례식장에 다녀온 적이 있다. 대략 결혼식 한달전, 또는 3주전 쯤이었던 것 같다. 성가대 후배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그 후배와 알고 지낸지는 오래 됐지만 각별히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저 현재 같이 활동하는 단체원이 상을 당했으니 마땅히 가봐야 한다 생각했고, 내가 장례식에 다녀오겠다고 하자 우리 부모님도 단 한 마디 만류..
최근 '무한도전'의 '토토가' 특집이 1990년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각광받고 있는데, 의외로 나는 '토토가'에서 특별한 감동이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나 역시 90년대 노래를 무척이나 사랑하고 즐겨 들었던 사람이지만, 댄스곡 위주의 경쾌한 무대로 꾸며진 '토토가'는 발라드를 좋아하는 내 취향과 잘 맞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덧 30대 후반에서 40대에 이른 가수들이 20대 초반 시절의 풋풋함을 똑같이 재현해 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은 좀 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어쩌면 흐르는 세월따라 나의 감성이 변해버린 탓인지도 모르겠다. '토토가' 열풍 속에 상대적으로 경쟁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2'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오히려 나는 거기서 잔잔한 감동과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연말연시를 보내는 중이다...
참 놀라운 일이다. 더없이 착하고 성실하며 올바른 한 사람이, 자기 잘못도 아닌 타인의 잘못 때문에 1년 내내 꾸벅꾸벅 사과를 하고 있다면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 역시 속상하고 억울해야 마땅할 것인데, 국민 MC 유재석은 사과하는 모습을 통해서마저도 유쾌함과 흐뭇함을 대중에게 전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한편으로 생각하면 유재석에게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 망정 부주의한 사고를 치거나 실수를 해서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는 '무한도전'의 멤버들과 제작진에게 좀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런 감정조차 오래 지속되지 않고 풀려버리는 것은 유재석의 진실한 사과 때문이다. 지난 4월,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길은 여러모로 사회의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는 세월호 참사의 비극으로 온 국민이 침통해하던 시기였..
가수 신해철이 갑자기 사망한 근본적 원인은 소장의 천공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달 22일, 심정지 상태에 있던 故 신해철의 응급 수술을 진행했던 현대 아산병원의 응급 수술 기록에 따르면, 응급조치를 위해 개복했을 때 소장 아래 7~80cm 지점에 1cm 크기의 천공을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천공 주변에는 복수와 음식물 찌꺼기가 흘러나와 있었고, 그로 인해 내장에는 심각한 염증이 발생해 있었다고 한다. 소장에서 시작된 염증이 심장까지 번진 상태였다는 기록은, 천공이 상당히 긴 시간 동안 방치되어 있었음을 증명한다. 그러므로 이번 사건의 의료 과실 여부를 가리는 핵심은 그 천공이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를 밝히는 문제로 좁혀졌다.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은 일단 두 가지로 파악된다. 첫번째는 지난 달 1..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단언했던 영국 축구감독 알렉스 퍼거슨의 발언은 매우 유명하다. SNS라는 것 자체가 생겨난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퍼거슨 감독의 발언은 마치 오래된 격언이나 속담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니, 이와 같은 현상은 SNS의 폐해가 얼마나 지독한지를 입증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뻥뻥 터지는 연예인 및 유명인들의 SNS 파문은 퍼거슨 감독의 저 말이 위대한 명언임을 날마다 새롭게 인식시키는데, 어쩌면 SNS는 인생의 낭비를 넘어서 독(毒)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인터넷의 발달과 동시에 불특정 다수의 타인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은 그 이전보다 덜 외로워졌을까? 일단 조금은 그런 듯하다.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을 때, 주변에 사람이 없어도 이제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가수 신해철이 아주 먼 곳으로 떠나갔다. 만 46세의 아까운 나이에 활발한 움직임으로 새로운 재도약을 꿈꾸던 중에 갑자기 떠나갔다. 사인은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 느닷없이 닥쳐온 뜻밖의 이별에 보내는 사람은 그 누구도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쩌면 신해철은 오래 전부터 조금씩 이 날을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마치 자신의 미래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갑자기 떠나게 될 것을 대비하여 이미 3년 전에 유언장을 남겼고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울려퍼질 노래도 정해 두었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고 당신의 아들, 엄마, 오빠, 강아지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신해철의 유언장에는 한 여자를 사랑한 남자의 절절한 고백이 담겨있다. 결혼 전에 많이 아팠던 그의 아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