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손종학 (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2회의 엔딩을 볼 때까지만 해도 노비 부부인 아모개(김상중)와 금옥(신은정)의 운명에는 비극 외에 남은 것이 없을 줄만 알았다. 과연 금옥은 만삭의 몸으로 조생원의 희롱에 저항하다 태중에 상처를 입고는 피비린내 가득한 난산 끝에 세상을 떠났다. 이에 누구보다 아내를 사랑했던 아모개는 정신줄을 놓고 말았다. 게다가 주인 조참봉(손종학)과 그의 숙부인 조생원이 자기의 재산을 가로채려 의도적으로 꾸민 일임을 알게 된 아모개는 끝내 주인을 살해하기로 결심한다. 스스로 삶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내릴 수 없는 결단이었다. 2회 엔딩까지는 정말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런데 3회의 전개는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조참봉을 살해한 후 즉시 체포되거나 아니면 도망치다가 체포되어 형장의 이슬..
"자부심 없는 밥그릇은 먹으면서도 비참한 겁니다!" 라고 옥다정(이요원)은 외친다. 언제 어디서나 그녀의 행동과 마음가짐은 한결같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으며, 부당하거나 불공정한 것을 절대 참고 넘어가지 않는다. 분명 자신이 '을'인 상황에서도 결코 '갑'에게 숙이지 않는다. 을이 갑에게 대들다가는 곧바로 와장창 깨지는 것이 현실인데, 신기하게도 옥다정은 깨지긴 커녕 오히려 갑에게 상처를 입힌다. 그러니 같은 을의 입장에서 보는 시청자들로서는 이 시원스런 사이다녀에게 홀딱 반하지 않을 수 없다.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아니 오히려 현실을 알기 때문에 옥다정의 성공적인 반란이 더욱 통쾌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옥다정이 '욱다정', 혹은 '욱씨'라고 불리는 이유는 걸핏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