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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현재 OCN에서 금요일마다 방송 중인 액션 사극 '야차'는, 만약 공중파에서 편성되었다면 작년 겨울의 '추노'에 비견할 수 있을 만큼 호평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을 작품인데, 케이블의 특성상 시청률에 한계가 있으니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공중파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 액션을 선보이며 독특한 매력을 살리고 있지요. 사람마다 시청 포인트는 다를 수 있겠으나, 저는 언제나처럼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갈등구조를 중심으로 감상합니다. 특히 8회와 9회에서는 주인공들의 사랑과 원한과 복수가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들며 긴박감을 고조시켰습니다. '야차란 원래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며, 사람을 해치는 귀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상반된 두 가지 모습을 가진 '야차'는, 이 드라마에서 사랑하는 사람..
착한 드라마 '글로리아'가 시청률 면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조용히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모처럼의 가슴 떨림과 행복을 전해 준 작품이었습니다. 다소 전형적이었던 권선징악의 메시지와 해피엔딩도 싫지 않았습니다. 착하게 살아가던 그들은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지만 결국 이겨냈고, 행복해졌습니다. 그들에게 승리와 행복을 가져다 준 것은 바로 용서할 줄 아는 마음이었습니다. 처음에 이강석(서지석)은 나진진(배두나)을 향한 자신의 마음이 대체 무엇인지, 그 정체를 알지 못해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재벌가 회장의 서자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자신의 존재에 회의감을 느끼며 살아왔지만 그의 내면에는 뿌리깊은 상류층의 기질이 자리잡고 있었기에, 아침마다 더운 물도 나오지 않는 공동화장실 앞에서..
일일시트콤 '몽땅 내 사랑'은 작품성 면에서 보았을 때 크게 흥미로운 편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시트콤은 드라마보다 더욱 캐릭터가 중요시되는 장르지요. 드라마는 전체적인 스토리가 탄탄하게 짜여져 있으면 개별적 캐릭터가 매력없더라도 흥미를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시트콤은 호흡이 짧고 각 회마다 별개의 에피소드를 소화해야 하므로 작품을 이끌어가는 것은 스토리보다 캐릭터의 힘입니다. 시트콤의 캐릭터는 매력적일 뿐 아니라 설득력이 있어야 하며,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테면 '지붕뚫고 하이킥'의 황정음, 신세경, 이지훈(최다니엘), 정준혁(윤시윤) 등은 모두 제각각 다른 스타일로 뚜렷한 개성을 지녔는데, 다양한 시청자들은 저마다 자기의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골라 심취할 만큼 몰입..
'아내의 유혹'과 '천사의 유혹'을 통해 김순옥 작가의 스타일을 대충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작품성 있는 드라마가 나올 거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그래도 빠른 전개와 자극적인 재미는 보장되겠구나 싶었지요. 그런데 아쉽게도 4회까지 방송된 지금으로서는 유혹시리즈에 맞먹는 재미조차 기대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무엇보다 제2의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신달래(강민경)의 어색한 연기 때문에 좀처럼 몰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유혹시리즈에는 없었던 이 드라마의 커다란 맹점입니다. 몰입을 좀 해볼까 하면 신달래가 등장해서 손발을 오글거리게 하거든요. 말하자면 대본의 재미는 유혹시리즈에 비견할만한데, 전체적으로 캐스팅의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대본이 막장스러울수록 연기자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
김혜수, 황신혜, 신성우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 첫방송이 전파를 탔습니다. 제가 방영 전부터 궁금했던 것은 과연 막장일까 스릴러일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식상한 삼각관계와 불륜 코드를 보면 막장에 가까웠지만, 초반부터 의문의 죽음이 발생하고 그 뒤를 캐면서 모든 사건이 진행된다는 점에서는 흔한 막장과의 차별성이 느껴졌거든요. 김혜수에 대한 믿음 때문에 막장은 아닐 거라는 쪽으로 기울었지만, 소재가 워낙 자극적이다 보니 안심은 되지 않았습니다. 첫방송을 시청한 소감을 간략히 말한다면,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아주 썩 괜찮았어요. 앞으로도 지금의 호흡을 계속 유지한다면 작품성과 재미를 동시에 확보하는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주인공 김진서(김혜수)의 직업이 정신과 의사라는 것 또한 앞..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동성애 커플의 언약식 장면을 성당에서 촬영하려다가 무산되었습니다. 처음 기사가 떴을 때는 마치 성당 측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고도 촬영을 허락했다가, 나중에 눈빛이 이상하다든가 하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 촬영팀을 내쫓은 것처럼 표현되어 있어서 정말 황당했습니다. 그런데 '인생은 아름다워'의 김영섭 CP는 "성당 측이 동성애자의 언약식인 줄 모르고 촬영을 허가했다가 내용을 알고 촬영을 불허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SBS 김용섭 책임 프로듀서는 이에 대해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는 단순 기도하는 장면이라고 했고 그냥 갈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촬영팀이 성당에서 쫓겨나는 등 문제가 생겼다"며 "그건 성당으로 대변되는 가톨릭 종교인들의 신앙적 가치에 반하는 행동이었다는 의미"..
별 기대는 없었지만 어쨌든 1회를 보고 판단하자는 생각에 '역전의 여왕'을 시청했는데, 결과는 예상보다 더한 실망감으로 돌아왔습니다. 가벼운 코믹터치로 그려진 드라마이지만, 그 안에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의식은 너무나 고리타분하고 심하게 왜곡된 수준이더군요. 여주인공 황태희(김남주)는 미모와 재력을 겸비한 33세의 골드미스입니다. 그녀는 대기업의 팀장으로서 7000만원에 달하는 고액의 연봉에 재개발 아파트까지 소유하고 있군요. 사실 요즘 시대에 33세면 적령기를 살짝 넘긴 수준이라 골드미스라고 하기도 좀 그렇지만, 아무튼 드라마의 설정은 그렇습니다. 현실적으로 그 정도 위치의 여성이라면 타인을 대할 때 돋보이는 자신감과 여유를 갖는 것이 보통이건만, 황태희는 부하 여직원이 연애를 하는 것 같으면 유치하게..
'욕망의 불꽃' 첫방송은 어쨌든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습니다. 원칙대로라면 드라마의 주인공은 1명이어야 하며, 첫방송에서는 그 주인공의 캐릭터가 다른 누구보다 강렬하게 소개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볼 때 이 드라마의 실질적 주인공은 윤나영(신은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으로 성인 연기에 도전하는 유승호와 그보다 8세나 연상인 서우의 커플 설정 때문에 화제가 되었으나, 그것은 언플이었을 뿐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 둘은 주인공이 아니었어요. 윤나영의 캐릭터는 '욕망의 불꽃'이라는 제목과도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가난을 증오했으며, 결혼을 통해 부자가 되겠다는 욕망을 키워 왔습니다. 1회에서는 그녀의 범상치 않은 성장 과정을 비롯하여, 훗날의 남편이 될 김영민(조민기)..
주말드라마 '김수로'의 후속작에 대해 큰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고 있었는데, '세바퀴'에 출연하신 이순재 옹을 보고는 갑자기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순재 옹은 '욕망의 불꽃'에 합류를 결정하면서, 정하연 작가에 대한 신뢰와 더불어 날라리 스타 없는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부하셨더군요. 저에게는 원로배우 이순재의 존재감만으로도 충분히 끌리는 작품이긴 합니다만, 기본 설정을 보니 과연 막장 논란을 피해갈 수 있을지 벌써부터 의문이 듭니다. 재벌가를 배경으로 해서 인간의 욕망과 갈등을 다룬 드라마인데, 확실한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일단 전형적이고 식상하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겠습니다. 이순재의 셋째아들이 조민기이고 그의 아내가 신은경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이 중년의 부부가 주인공일 듯 싶지만, 세..
외국 드라마에는 좀처럼 취미를 붙이지 못하는 저이지만, 정원창, 임의신 주연의 대만판 '장난스런 키스'는 6~7회까지 본 적이 있습니다. 썩 제 취향이 아니라서 대략 그쯤에서 접었지만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았어요. 그리고 아무리 오글거리는 드라마라도 볼만하게 재탄생시켜 주실 것 같은 황인뢰 감독에 대한 신뢰 때문에 이번에도 관심을 갖고 첫방송을 지켜 보았습니다. 방송 전부터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김현중, 그가 맡은 역할은 남자 주인공 백승조입니다. 머리 좋고 전교1등을 놓치지 않는 성적에 키 크고 잘 생긴, 상위 1%의 모든 것을 다 갖춘 소년이죠. (고3이니까 이제 곧 청년입니다만^^;;) 오늘 아침의 뉴스들을 살펴보니 전작 '로드넘버원'의 평균 시청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시청률의 책임을 거의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