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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박 2일 글로벌 특집 2탄에서 가장 주목받은 친구는 아프리카 출신의 '와프'였다. 한국어 실력이 가장 약하다 하여 처음부터 우려의 대상이었던 와프가 이토록 뛰어난 예능 감각을 보여줄 줄이야! 하지만 지난 주 처음 등장할 때부터 심상치는 않았다. 무작정 달려나와 제일 앞에 있던 은지원을 덥석 껴안으며 "김씨야?" 하고 물어보는데 순식간에 빵 터졌었다. 이번 주 와프의 활약은 큰 줄기 4가지로 볼 수 있겠다. 1. 풀등에서의 육상(?) 경기 반짝반짝 빛나는 검은 야생마라고나 할까? 어지러움도 못 느끼는 듯 신나게 돌고 쏜살같이 달리는 모습은 마치 초원을 누비는 듯 자유로웠다. 그와 함께 뛰어 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게다가 파트너 김C도 멤버들 중 운동 감각 최고이니만큼 풀등에서 이루어진 육상경기 우승..
나는 시트콤을 매우 좋아한다. 일반 드라마보다도 예능 프로그램보다도 더 좋아하는 장르가 시트콤이다. 그런데 시트콤이라는 장르는 자칫 잘못 만들면 웃기지도 못하고 감동도 주지 못한 채 딱한 모양새로 주저앉기가 일쑤이다. 하지만 김병욱 PD의 작품은 한 번도 실망을 준 적이 없다. 김병욱의 시트콤은 언제나 꽉 짜여진 구성과 독특한 인물들의 확실한 캐릭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각각의 캐릭터가 성공적으로 구현되니까 자연스럽게 웃음이 발생한다. 또 김병욱 시트콤의 특징 중 하나는 웃음과 동시에 슬픔과 감동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방송 내내 유쾌하게 진행되던 시트콤을 몇 번씩이나 새드엔딩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충격을 주기도 했다. 1. 순풍 산부인과 (SBS 1998~2000) ..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내가 그린 최초의 그림을 냉장고에 붙여 놓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또 다른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주인 없는 개를 보살펴 주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동물들을 잘 대해 주는 것이 좋은 일이란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기도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난 신이 존재하며, 언제나 신과 대화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잠들어 있는 내게 입맞추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때로는 인생이라는 것이 힘..
손 내밀어 주를 만져라... 주 지나신다... 너의 애타는 외침을 주 들으시니... 주님... 너의 모든 것을 채워 주시리... 손 내밀어 주를 만져라... 주 지나신다... 예전 기도회 중에 자주 부르던 이 찬양 노래를... 오늘 아침 문득 다시 불러 보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오늘따라 창문 가득 비쳐드는 봄 아침 햇살이 너무 환해서였을까요? 너무 일찍 일어나서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었을까요? 몇 년 전에는 서툰 솜씨나마 저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여러 사람이 음성을 모아 하느님을 부르며 노래하기도 했었는데, 너무 오랜만에 다시 해보려 하니 생각처럼 손이 잘 움직여 주지를 않았습니다. 아침이라 목소리도 잠겨서... 이거야 원... 반주도 어리버리, 노래도 어리버리였지만 노래로 드리는 기도의.....
예전에 저희 본당에 계셨던 보좌 신부님 중, 개신교회 출신으로 일반 대학을 마치고 사회생활까지 하시다가 돌연 가톨릭으로 개종한 후, 신학대학에 입학하여 좀 늦은 연세에 서품을 받으시고, 처음 저희 본당으로 부임해 오셨던 한 열정적인 신부님이 계셨습니다. 그 신부님의 모습 중 지금도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성금요일 예절을 시작할 때, 제단 앞으로 걸어나오시자마자 온 몸을 바닥에 대고 엎드리시던 자세였습니다. 다른 본당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저희 본당에서는 다른 어떤 신부님에게서도 성금요일 예절 때에 그런 모습을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 낮은 자세가 왠지 가슴 아리고 찡해오는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때로는 아무도 없는 어두운 성당 안에서 감실을 마주하고는 깊은 침묵 중에 홀로 기도하시는..
내 짝꿍 크레파스는 36색이었습니다. 크레파스 통도 아주 멋졌습니다. 손잡이가 달려 있는 가방을 펼치면 양쪽으로 나뉜 플라스틱 집에 36개의 가지각색의 크레파스들이 서로 빛깔을 뽐내며 들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금색, 은색도 있었습니다. 내 크레파스는 8색이었습니다. 조그마한 직사각형의 종이 상자에 골판지 이불을 덮고 옹기종기 누워 있는 내 왕자표 크레파스.... 짝꿍이 36가지의 색 중 어떤 색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난 8가지 색을 골고루 색칠하고도 비어 있는 도화지를 놓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습니다. 내 그림에도 빛나는 황금색을 칠한다면 정말이지 금빛 은빛 세상이 될것만 같았습니다. 그날은 엄마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난 짝꿍처럼 엄마 손에 금반지를 그려드리지는..
저는 꽃동네 철야기도회에 꼭 두 번 가보았습니다. 처음 가던 날, 오웅진 신부님께 짧은 인사도 드리고 악수도 했었지요. 신부님께서야 저를 기억 못하실지도 모르지만, 제겐 무척이나 행복한 기억이었습니다. 저는 꽃동네 철야기도회에서 주님의 힘을 느꼈습니다. 수긍하시는 분들, 인정 못하시는 분들... 모두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곳에서, 또 오신부님에게서 주님의 힘을 느꼈기에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크게 염려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렇게 살고 있지 못하지만, 진정으로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사는 사람들의 인생에 있어서는 남들의 비난이나 조소 따위는 별로 신경쓸만한 일이 못될 거라고 봅니다. 제가 감히 개인적인 판단으로, 오신부님이 어떤 분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 보시기에 그분..
뮤지컬 "Jejus Christ Super Star"에 나오는 노래 "I Don’t Know how to Love him" 의 가사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 노래가 뮤지컬 삽입곡인 줄도 몰랐고 그저 한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자의 안타깝고도 간절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런 것이 아니었더군요. 바로 창녀였던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님을 만난 후 겪은 심경의 변화를 노래한 것이랍니다. 그러한 주제를 알고 나서 다시 노래를 듣고 가사를 감상하니 예전과는 비할 수도 없을 만큼 큰 감동이 밀려오는군요. 누구에게서나 질시받고 천대받던 창녀인 내가 스스로를 돌아보아도 사랑할 수 없는 죄인이었던 내가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놀라운 변화를 체험하고 나의 모든 죄가 깨끗이 씻기어지며, 지존하신 분으로부터 사랑받고 ..
무척 뜬금없기는 합니다만, 갑자기 학창시절에 배웠던 고려가요의 한 부분이 자꾸만 생각나기에 인터넷을 뒤져서 전문을 찾아 보았습니다. 古語로 된 것은 솔직히 저도 스스로 해석하기가 어려웠기에(^^) 누군가가 친절하게 풀어서 해석해 놓은 것을 발견하고 기뻤습니다. 내용을 천천히 음미하면 할수록 깊은 의미를 느꼈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굳센 의지와 강한 사랑을 알 수가 있더군요... 정석가(鄭石歌) 고려가요 바삭바삭한 가는 모래 벼랑에, 바삭바삭한 가는 모래 벼랑에, 구운 밤 다섯 되를 심습니다. 그 밤이 움이 돋아 싹이 나야만, 그 밤이 움이 돋아 싹이 나야만 유덕(有德)하신 님 여의어지이다. 옥으로 연꽃을 새깁니다. 옥으로 연꽃을 새깁니다. (그 꽃을) 바위 위에 접붙입니다. 그 꽃이 세 묶음이 피어야만, ..
우선은, 신상옥님의 감동적인 노래 먼저 소개합니다. 마지막으로 본 성체 십자가 그윽한 곳에 반짝이던 불빛 그곳에 예수님 계시다고 어머님 말씀하셨네 남북 허리 잘리던 그날 그 불빛 또한 꺼지고 내 혈육 내 가족은 남으로 아스라히 멀어져갔네 성당에 함께 모여 기도하고 성당에 함께 모여 찬미하던 그 옛날의 하느님 나라가 무척 보고 싶어... 아, 마음 놓고 소리 높여 주께 대한 나의 찬미를 아, 마음 놓고 소리 높여 목쉬도록 부르고 싶어... (반복) 지금 여기 성당에 어둠이 가득하지만 내가 본 그 마지막 등불은 언제나 내 가슴 속에 훨훨 타오르리라... 언젠가 주일미사의 강론 중간에 주임신부님께서 직접 녹음기를 가져다가 마이크에 대고 모든 신자들에게 들려 주셨던 노래입니다. 얼마나 절절하고 가슴 아팠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