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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내밀어 주를 만져라

빛무리~ 2009. 8. 2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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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내밀어 주를 만져라... 주 지나신다...
너의 애타는 외침을 주 들으시니...
주님... 너의 모든 것을 채워 주시리...
손 내밀어 주를 만져라... 주 지나신다...


예전 기도회 중에 자주 부르던 이 찬양 노래를... 오늘 아침 문득 다시 불러 보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오늘따라 창문 가득 비쳐드는 봄 아침 햇살이 너무 환해서였을까요?
너무 일찍 일어나서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었을까요?

몇 년 전에는 서툰 솜씨나마 저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여러 사람이 음성을 모아
하느님을 부르며 노래하기도 했었는데,
너무 오랜만에 다시 해보려 하니 생각처럼 손이 잘 움직여 주지를 않았습니다.

아침이라 목소리도 잠겨서... 이거야 원... 반주도 어리버리, 노래도 어리버리였지만
노래로 드리는 기도의... 그 감동만은 예전 그대로였습니다.

꼭 예전처럼... 노래 부르다가 괜한 눈물이 북받쳐서 훌쩍거리느라고
노래는 이어지지 않은 채, 딩동댕동 기타 소리만 한동안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함께 기도회를 하던 자매님 중 한 분이, 기도 중에 툭 하면 흐느껴 울곤 했었습니다.
자기 감정을 주체 못 하고 대성통곡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게 왜 그다지도 부럽던지요...
주님의 사랑을 얼마나 깊이 느끼고 감동을 받으면 저렇게 눈물을 철철 흘릴 수 있을까...
나도 저래 봤으면... 나는 왜 눈물이 하나도 안 나고 보송보송 메말라 있을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한 분의 언니가 "눈물의 은총"을 구해 보라고 하시더군요.
(그 언니는 지금 수녀님이 되어 계십니다. 이제 첫 서원을 하셨으려나?)
아, 맞아... 눈물도 은총이라고 할 수가 있겠구나... 비로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도 중에 "하느님, 저도 기도하면서 펑펑 울 수 있게 해주세요." 그랬지요.

글쎄, 그랬더니 어느 순간부터인지
마음을 주님께로 집중하고 기도에 깊이 빠져들기만 하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을 철철 흘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고 쉬울 수가...

그래서... 역시 하느님은 기도를 들어 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저는 기도 중에 눈물이 흐를 때마다 새삼 다시 떠올리고, 재차 깨닫게 되곤 한답니다...^^
옛날의 저는 분명 이렇지가 않았었거든요!!!


"손 내밀어 주를 만져라..." 하는 저 노래는 유난히 제 눈물을 많이 빼게 했던 곡이었습니다.

저 노래를 부를 때면 ... 반드시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지요...
오랫동안 하혈증으로 고생하던 성서 속의 그 여인...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는 소문을 듣고는
열렬한 마음 하나로 수많은 군중을 헤치고 주님께 나아가 그 옷자락에 손을 대었던 여인...
간절히 주님을 원하고... 구원받기를 원했기에...
그리고 주님께서 구원해주실 수 있음을 굳게 믿었기에 은총을 받았던 그 여인...

바로 그 여인의 이야기를 두고 만들어진 노래인가봐요. 너무 잘 맞는 가사지요.


손 내밀어 주를 만져라... 주 지나신다... 너의 애타는 외침을 주 들으시니...
주님... 너의 모든 것을 채워 주시리...

주 지나신다... 하는 첫 소절을 부를 때는... 왠지 너무 안타깝고 가슴 아픈 느낌이 듭니다.
주님은 저만치 지나시는데, 내 손이 미처 닿지 않아 그분을 만질 수 없는 듯한 안타까움...
놓치면 안되는데... 저대로 나를 스쳐 지나 멀리 가시게 하면 안되는데...

하지만 곧 이어서 너의 애타는 외침을 주 들으시니... 하는 부분으로 넘어가면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안타까움의 눈물은 감사의 눈물로 바뀌게 됩니다.
저의 외침을 기꺼이 들어주신다잖아요...^^

내 모든 것을 채워 주시기 위해, 주님은 내게로 가까이 다가와 계심을...
절대 내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떠나 버리지는 않으심을... 생생히 느끼게 되지요.

마지막 소절은 다시 첫 소절을 반복하게 되는데,
마음이 안정된 후라서 이제는 안타까워하지 않고 대담하게 손을 뻗어 주님을 만집니다.
그저 그렇게 상상을 합니다.

때로는 그분의 옷자락을... 때로는 여윈 손을... 때로는 상처투성이의 발을... 만집니다.
어떤 경우에는 저의 기분에 따라서... 꼭 움켜쥐고 놓지 않는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주님은 아마도 씨익 웃으며 나를 돌아보시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잠들지 않아도... 꿈을 꾸지 않아도...
저는 그분의 얼굴을 뵙고... 그분의 손과 발과 옷을 만집니다.

이런 행복이... 또 있을까요? ^^

손 내밀어... 주님을... 만져 보세요...


2003.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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