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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오윤아 반전? 논란 수습하려다 더 망가진 드라마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아테나 전쟁의 여신

'아테나' 오윤아 반전? 논란 수습하려다 더 망가진 드라마

빛무리~ 2011. 1. 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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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수습할 바에는 차라리 원래대로 진행하는 편이 훨씬 나았을 것입니다. NTS의 과학수사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인물 오숙경(오윤아)이 그토록 허술하게 일급기밀을 누설한다는 설정은 확실히 어이없는 것이었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니 억지로 수습하려 하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어차피 완벽한 드라마는 존재하지 않으니 앞으로 똑같은 구멍을 만들지 않도록 주의하면 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아테나 전쟁의 여신' 제작진은 오숙경의 취중망언이 사실은 윤혜인(수애)를 시험하기 위해 던진 승부수였던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혜인과의 술자리 후, 오숙경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김명국 박사가 살아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중스파이라면 곧 움직임이 있을 것입니다." 라고 보고하는 장면을 하나 집어넣음으로써 꾀한 반전이었습니다. 보고를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권용관 국장(유동근)일 가능성이 높겠지요. 만약 다른 인물이라면 오숙경이 스파이가 되는 것인데, 그러면 드라마의 내용이 더욱 복잡하고 이상해집니다.

문제는 그 장면이, 이후에 이어지는 드라마의 내용과 전혀 맞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윤혜인으로부터 김명국 박사가 살아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손혁(차승원)은 김명국 박사를 납치하는 데 성공했고, 그 보고를 들은 권국장은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윤혜인의 정체 파악을 위해 일부러 정보를 흘렸다면, 김박사의 경호에도 각별히 더 신경을 써야 했음이 당연한데, 마치 전혀 예상치 못하고 있다가 뒤통수라도 맞은 듯한 반응이었습니다. 김명국 박사를 지키기 위해 그가 죽었다는 거짓 정보까지 흘렸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고, 청와대로부터 엄중한 문책을 받으면서도, 권국장은 아무런 해명을 하지 못한 채 죄송하다고만 했습니다. 

대책없이 정보만 흘려 놓고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었습니다. 사실 윤혜인을 잡기 위해 김명국을 미끼로 삼다니, 이것은 미꾸라지를 잡기 위해 광어를 미끼로 쓰는 셈이라 그것부터가 매우 무리한 설정입니다. 정보를 흘린 댓가로 치러야 할 위험부담이 너무 지나치게 크거든요.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되었지요. 또한 윤혜인에게 정보를 흘린 결과로 김박사가 납치되었다면, 윤혜인에 대한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을 테니 당연히 혜인을 체포해서 심문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권국장은 의심하는 눈치조차 없이 여전히 윤혜인을 NTS 요인들의 회의에 참석시키며 신뢰의 눈빛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오숙경의 취중망언은 그냥 치명적 실수에 지나지 않아 보였습니다. 의도적으로 정보를 흘렸다는 설정과는 전혀 맞는 부분이 없었으니까요. 처음 논란이 일었을 때, 제작진 측에서는 오숙경이라는 인물의 특성상 그것은 자연스러운 설정이었다고 해명한 적이 있습니다. "오윤아의 캐릭터는 '아이리스'의 윤주상처럼 코믹한 괴짜 역할로서, 푼수 기질이 다분하다. 약품 분석 등 업무 처리에 있어서는 철저하지만, 그 외에는 별 생각이 없으며 입이 방정이다. DIS의 손혁이 자기의 세력을 이끌고 NTS에 들어온 것은 결코 환영할 일이 아니기에 모두들 불쾌해하고 있는데, 오숙경 혼자서만 '잘생겼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정리하면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아무리 성격상 푼수라 해도 국가기관의 요원으로서 일급기밀을 쉽게 누설한다는 것은 너무나 기본이 안 된 자세이므로, 위의 해명에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차라리 그 편이 나았습니다. 캐릭터가 그렇게 설정된 데다가 윤혜인을 외부인이 아니라 같은 기관의 동료라고 생각했을 테니, 오숙경이 술김에 실수한 거라고 그대로 진행하는 편이 훨씬 좋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뒤의 내용과 맞지 않는 장면을 끼워 넣어서 엉터리 반전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테나' 세력을 대표하는 손혁의 승승장구와 궁지에 몰린 NTS 요원들의 숨막히는 대결은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살인을 밥먹듯 하며 살아가는 자신의 인생에 회의를 느끼는 듯, 표정 없이 차가운 얼굴에 눈물을 흘리는 수애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가수 보아의 출연이 어떤 변수를 가져올지도 궁금했습니다. 오숙경이 누군가에게 "일부러 정보를 흘렸다"고 전화하는 그 장면만 없었다면, 전체적으로 성공적이었을 '아테나' 7회였습니다. 원래대로 진행했다면 오숙경의 실수 하나만 황당하고 그 뒤의 전개는 긴박감이 넘쳤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는 장면을 끼워넣은 것이 최대 실수였지요. 어설프게 논란을 수습해 보려다가 더 깊은 수렁에 빠진 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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