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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가든' 윤상현, 그의 소원을 이루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시크릿 가든

'시크릿 가든' 윤상현, 그의 소원을 이루다

빛무리~ 2010. 11. 1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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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후속으로 방송된 '시크릿 가든' 첫방송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존재감을 어필한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까칠한 백화점 사장 역의 현빈과 터프한 스턴트우먼 역의 하지원도 나름 강렬하게 등장하긴 했으나, 한류스타인 가수 '오스카'와 혼연일체가 된  윤상현의 존재감에는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오스카의 콘서트 무대는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완벽한 가수의 무대였으며, 윤상현의 소름끼치는 가창력과 무대 매너 또한 탤런트가 연기를 위해 연습한 거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진짜 가수 같았습니다. 노래 역시 윤상현의 '오스카'를 위해 새로 만들어진 것인 듯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는데, 굳이 비유하자면 신승훈 급의 중견 한류스타가 콘서트장에서 신곡을 발표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대에서 그토록 완벽한 가수로 변신하더니,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는 한창 물 오른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드라마 자체가 환타지 성향을 띠다 보니 등장인물들도 모두 약간씩은 코믹한 캐릭터로 잡혀 있는데, 그런 분위기에 맞춤형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 또한 윤상현이었어요. 현빈은 나이는 어리지만 매우 진중한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코믹 캐릭터와 단번에 일치하기는 어렵지요. 하지만 윤상현은 벌써부터 바람둥이 한류스타 오스카, 그 자체였습니다.

윤상현이 더욱 빛나 보였던 이유 중 또 하나는, 바로 직전에 방송된 드라마 '웃어요 엄마'에서 실제 가수들이 등장해 보여준 발연기 덕분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어요 엄마'는 가수 다비치의 강민경이 여주인공을 맡고 있으며, 그녀를 괴롭히는 가수 '맥' 역할을 맡은 사람도 실제 가수인 청림입니다. 마치 학예회를 보는 듯한 기분으로 그 젊은 가수들의 어색하기 짝이 없는 뻣뻣한 연기에 적응하며 드라마를 보다가, 그들과 완전 상반되는 윤상현의 출중한 연기를 접하니 눈이 번쩍 뜨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최근 '성균관스캔들'을 통해 썩 괜찮은 배우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 박유천의 예도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대부분의 경우는 가수 출신의 신인 연기자가 주연을 맡으면 오글거리는 발연기를 감당할 수밖에 없는 듯 합니다.


한류스타 오스카(본명 최우영)와 백화점 사장 김주원(현빈)은 재벌 회장의 외손자들입니다. 두 사람은 이종사촌인 셈인데, 그들의 어머니는 친자매가 아니라 이복자매이지요. 그래서 사촌 또는 4.5촌이라고 서로를 지칭합니다. 어릴 적부터 서로에게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자라 온 그들은 이제 나이가 35세, 33세의 장년이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티격태격하며 살아갑니다. 특히 사촌형 오스카에게 유치한 경쟁의식을 지닌 김주원은, 오스카가 스포츠카를 사면 스포츠카 매장을 사들이고, 오스카가 요트를 사면 선착장 근처의 땅을 모조리 사들여야 직성이 풀릴 정도입니다. 사실 현빈의 진중한 이미지와는 썩 어울리지 않는 배역이라, 저는 남주인공 김주원에게 몰입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 합니다.

김주원은 그닥 부지런한 성품이 아니어서 자기가 사장으로 있는 백화점에 일주일에 두 번만 출근합니다. 화요일과 목요일. 임원들은 월수금에도 출근하셔야 한다고 간청하지만 그는 단번에 잘라 버리는군요. "싫습니다. 길이 막혀서." 이렇게 띄엄띄엄한 사장이다 보니 그 자리를 노리는 사람도 많군요. 하지만 의외로 업무 능력은 출중합니다. 임원들이 오랫동안 연구해서 올린 자료를 대충만 훑어보고도 그 맹점을 단번에 짚어내는 날카로움을 지녔습니다. 게다가 자기가 하겠다고 말한 일에 대해서는 정말 끝까지 확실하게 해내는 책임감도 지녔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오스카와의 백화점 모델 재계약건이었습니다.


인기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오스카와 어떻게든 재계약을 해야 할 입장인데, 태생적 앙숙인 이 사촌형은 계속 깐죽거리기만 할 뿐 도대체 쉽게 말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군요. 최근 오스카와 사귀다가 채인 여배우 한 명이 오스카를 협박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잠시 후 영화 촬영장에서 기자회견이 열릴텐데, 그 자리에서 오스카와의 일들을 모조리 터뜨리겠다고 말이지요. 하필 그녀의 전화를 받았을 때 오스카는 콘서트장에 있어서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오스카는 급한 마음에 그 일을 처리해 달라고 김주원에게 부탁하는데, 주원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계약을 약속받으며 쾌재를 부릅니다.

영화 촬영장으로 달려간 김주원은 주연 여배우 박채린을 찾는데, 한 명의 스탭이 "저기 있네요" 하고 가리켜 준 사람은 박채린이 아니라 스턴트우먼 길라임(하지원)이었습니다. 여주인공의 대역을 하느라 옷차림이 똑같아서 뒷모습만 보고 헛갈렸던 것이지요. 김주원은 길라임에게 다가가 오스카를 아느냐고 묻는데, 하필 라임은 오스카의 열혈팬이었습니다. 언젠가 그와 함께 짧은 시간 영화 촬영을 한 적도 있었지요. "오스카가 당신을 좀 보잡니다." 이 말 한 마디에 라임은 얼마나 좋았는지 곧바로 김주원을 따라가는군요.


그러나 몇 마디 말을 나누던 두 사람은 착오가 있었음을 알게 되고 다시 부랴부랴 촬영장으로 돌아가는데, 다행히 박채린은 기자회견장에서 아직 사고를 저지르기 전이었습니다. 김주원은 능란한 수완으로 박채린의 입을 봉하는데 성공하고 다시 돌아가려는데, 촬영 중에 꽤 큰 부상을 입고도 씩씩한 척하는 길라임을 발견합니다. 싫다는 그녀를 억지로 병원에 끌고 가면서 주원은 말하는군요. "나 그쪽 생각해서 이러는 거 아냐. 사회지도층의 윤리란 이런 거야. 일종의 선행이지. 난 가정 교육을 이렇게 받았어."

하지만 김주원은 응급실에서 라임이가 한숨 푹 자고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고, 괜찮다는 그녀를 굳이 차에 태워서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 고집하는군요. 대체 왜 그러느냐고 물으면 "그냥 그러고 싶어서. 그러고 싶은데 무슨 이유가 필요해?" 라고 반문하는 이 남자의 태도를 어떻게 단순한 선행이라 하겠습니까? 그렇게 길에서 둘이 티격거리고 있는데, 콘서트를 마친 오스카가 허겁지겁 주원을 찾아 달려옵니다. 주원은 라임의 일을 신경쓰느라 박채린의 일이 잘 해결되었다는 소식을 아직도 그에게 전해 주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라임을 발견한 오스카의 태도입니다. 언젠가 단 한 번,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스치듯 촬영을 함께 했을 뿐인 그녀를 단숨에 기억해낸 것입니다. 처음에 라임은 설마 그가 자기를 기억하랴 싶어서 "다른 사람과 착각하신 것 같은데요."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오스카는 그녀와 촬영했던 것이 어떤 영화였는지, 그녀가 누구의 대역을 했었는지까지 정확히 짚어냅니다. "그 눈빛 기억나요. 이마에 흐르던 땀방울도 기억나요. 바짝 긴장해서 나를 올려다 보았잖아요... 여전히 멋지네요, 길라임씨!"

오스카와 같은 대스타가 이토록 섬세하게 자기를 기억해 주니, 원래 그의 열혈팬이었던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팬이 아니었다 해도 홀딱 반해버리기에 무리가 없었지요. 게다가 라임은 원래 '예쁘다'는 소리보다 '멋지다'는 소리를 더 좋아하는 특이한 여자거든요. 과연 오스카는 바람둥이의 기질을 골고루 갖추었습니다. 여자에 관한 기억력도 끝내줄 뿐 아니라, 여자의 특성을 파악하는 능력 또한 이렇게 출중할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멋지네요, 길라임씨!" 윤상현의 이 대사로 '시크릿 가든' 1회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어차피 여주인공 길라임은 남주인공 김주원과 연결되겠지만, 지금의 느낌이 계속 이어진다면 아무래도 현빈은 윤상현의 포스에 밀리지 않을까 싶군요. 첫방송에서 오스카의 캐릭터가 아주 명확한 이미지로 강렬하게 어필한 데 반해, 김주원의 캐릭터는 뭔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까칠한 듯 자상한 듯, 오지랖이 넓은 듯 무심한 듯... 이렇게 복합적인 캐릭터는 그 상반된 성향들이 조화를 잘 이루어야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썩 조화가 잘 되지 않았어요. 물론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요.

첫방송을 보고 무척 마음에 들어서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마침 시청자게시판에 윤상현이 남긴 인사글이 있더군요. 그는 이번 작품의 시놉시스를 받아 본 순간 "이거다!"라고 생각했답니다. 가수 역할을 꼭 한 번쯤 해 보고 싶었는데 '오스카'는 더할 나위 없이 제대로 미칠 수 있는 배역이었다는군요. 그래서 식단 조절을 하며 체중 감량도 하고, 댄스 가수에 걸맞는 짐승돌(?)의 몸매를 만들어 보고자 최선을 다해 노력했답니다. 몇 개월 동안 보컬은 기본이고, 마치 아이돌이라도 된 것처럼 혹독한 댄스 연습을 했는데 전혀 피곤함도 느낄 수 없었을 만큼, 오스카를 만나기까지의 준비 과정 모두가 그에게는 행복이었다고 하더군요.


연기자는 자기에게 잘 어울리는 배역을 맡아서 완벽한 일치를 이룰 때 가장 빛나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원래 소망하던 배역이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그냥 척 보기에도 윤상현은 벌써 충분히 오스카에 미쳐 있으니, 이번 작품을 통해 제대로 소원을 이룰 모양입니다. 느낌이 아주 좋아요. 앞으로 주말마다 윤상현의 속시원한 소원 풀이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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