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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챔프' 1회만에 그들과 사랑에 빠지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닥터 챔프

'닥터 챔프' 1회만에 그들과 사랑에 빠지다!

빛무리~ 2010. 9. 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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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가 초반에 반짝 하다가 결국 전설이 되지 못하고 종영했습니다. 김소연, 엄태웅, 정겨운이 출연하는 '닥터 챔프'가 그 뒤를 이었는데, 출연진 때문에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던 드라마이긴 합니다만 이렇게까지 맘에 들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단 1회만에 그 주인공들과 사랑에 빠져 버렸네요. 이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기만 한다면, 오랜만에 제 취향에 꼭 맞는 드라마가 탄생할 듯한 느낌입니다.

모든 드라마의 1회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작품의 기본적 얼개가 드러나고 주요 등장인물이 소개되는 부분이니까요.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초반에 그럴듯하게 출발했어도 갈수록 뒷심을 잃고 추락하는 현상은, 대체적인 얼개를 잘 마련해 놓았다 해도 막상 구체적인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그렇다면 1회에서 시청자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은 주인공의 매력을 강하게 어필하는 것입니다. 일단 사람에 반하게 되면 나중에 이야기가 좀 이상하게 흘러간다 해도 웬만하면 참고 보게 되거든요. 사실 '나는 전설이다' 첫방송에서는 주인공의 이미지가 너무 극단적으로 소개되어서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저는 연기자 김정은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전설희'라는 캐릭터에 처음부터 적지 않은 거부감을 느꼈기에, 5~6회 정도까지 보다가 작품의 몰입도가 예상외로 저조하게 느껴지자 미련없이 포기하고 말았었지요.

그런데 '닥터 챔프'의 주인공들은 벌써부터 사랑스러워서 미칠 지경입니다. 엄태웅은 1회가 거의 끝날 무렵에 등장해서 아직 잘 모르겠지만, 김소연과 정겨운은 그야말로 붙잡고 뽀뽀라도 해주고 싶을 만큼 예쁘고 멋진 인물들을 효과적으로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인 것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캐스팅 역시 꼭 어울리는 연기자들을 잘 찾아낸 것 같아요.


우선 남주인공 박지헌(정겨운)은 남자 중의 남자이고 씩씩한 유도선수인데 라이벌에 밀려서 좀처럼 빛을 발하지 못하는 비운의 2인자입니다. 지금은 후보선수이지만 머지않아 국가대표로 선발되어서 금메달을 획득할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그것은 죽은 형이 유언처럼 남긴 소망이기도 했고, 어린 조카가 매일 하늘에 비는 소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의 못말리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으니, 바로 누군가 곤경에 처했거나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바쁜 걸음을 재촉하다가도 할머니가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면 거침없이 다가가 그 짐을 번쩍 들어서 대신 옮겨주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런 식입니다. 바로 이런 성격 때문에 여주인공과의 극적인 만남이 시작됩니다. 여러 차례의 우연이 운명처럼 겹치면서 말이지요.


여주인공 김연우(김소연)은 레지던트 4년차의 정형외과 닥터입니다. 지방대 출신에 여자라는 핸디캡을 뛰어난 실력으로 잘 극복하고 최고 명문인 한국대학 의대에 남아 교수가 될 기회를 잡는 데까지 성공하지만, 자기의 이익보다 정의감을 우선시하는 고지식함 때문에 모든 것을 놓치게 됩니다.

명의로 추앙받는 서교수(조민기)의 수술에 어시스트로 참여했던 김연우는 서교수의 손놀림을 주시하다가 명백한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목격했고, 그 결과로 체조선수를 꿈꾸던 14세의 소녀는 하반신 마비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서교수는 수술 후유증으로 예상치 못했던 혈종이 발생하여 그렇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김연우에게도 그렇게 처리할 것을 단호히 명령합니다. 양심상 도저히 그럴 수 없었던 김연우는 서교수의 실수로 신경을 건드려서 발생한 사건임을 고집스럽게 밝히지만, 서교수와 한통속인 병원장의 직권으로 대학병원에서 해고됩니다. 설상가상 같은 병원에 레지던트로 근무하던 남자친구는 다른 여의사와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가 연우가 곤경에 처하자 그것을 기회로 완전히 돌아서고 말았으며, 연우의 엄마는 그 동안 곗돈을 부어 준다고 딸에게서 받아 간 돈이 실제로는 연우 오빠의 빚을 갚는 것이었음을 연우에게 들키고 맙니다.

이래저래 서글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풍등 축제에 참여했는데,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렸건만 하필이면 그녀 바로 앞에서 풍등이 품절되는 현상까지 발생합니다. 그야말로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었습니다. "대체 나한테 왜 그래요? 내가 뭘 잘못했다구! 다들 나한테 왜 그래요?" 연우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울부짖고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엉엉 울음을 터뜨리는데, 조카를 데리고 풍등을 날리러 왔던 박지헌이 그 모습을 보게 됩니다.


본격적인 만남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지만, 사실 두 사람은 벌써 한 차례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연우는 엄마의 핸드백을 낚아채어 달아나는 소매치기를 쫓고 있었는데, 남이 곤경에 처한 것을 두고 보지 못하는 박지헌이 마침 그 옆을 지나치다가 대신 소매치기를 붙잡고 핸드백을 되찾아 주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연우를 보고 첫눈에 반했는지 입이 찢어져라고 웃으며 그녀를 돌아보던 지헌은 배달 오토바이에 다리를 치이고 맙니다. 당시에는 별 것 아니라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이 작은 부상은 나중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합니다.

풍등 축제에서 슬프게 울고 있는 연우를 발견한 지헌은 어린 조카 이룸이에게 속삭입니다. "은지가 울고 있으면 어떻게 할 거야?" 은지는 이룸이의 여자친구였습니다. 그러자 꼬마 이룸이는 연우에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합니다. "누나, 울지 마요. 우리 함께 풍등 날려요."

이룸이가 풍등에 써 넣은 소원은 "우리 삼촌이 국가대표 되어서 금메달 따게 해주세요" 라는 것이었고, 그 아래에 연우가 써 넣은 말은 "괜찮아. 다 괜찮아질거야" 였습니다. 풍등을 함께 날릴 수 있도록 해 준 이룸이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연우는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누나가 맛있는 것을 사줄 테니까 연락하라고 합니다.


연우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도 않는 박지헌은 옆에서 "나도 핸드백 찾아 줬는데, 나한테는 뭐 없어요?" 라고 끼어듭니다. 연우가 "그 때 아드님하고 같이 나오세요" 라고 말하자 이룸이는 냉큼 "아빠가 아니라 삼촌이에요. 여자친구도 없어요" 하고 눈치 빠르게 대꾸합니다. 기특하다는 듯 조카의 머리를 쓰다듬는 지헌의 모습... 여기까지만 해도 두 사람의 만남은 그저 희망적이기만 했지요. 그런데...

오랫동안 준비해 온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는 날,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시작한 박지헌은 점차 다리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좋은 성적으로 국대에 선발되긴 했지만, 결승전을 앞두고 도저히 경기를 지속할 수 없을 만큼 다리의 상태가 심각해집니다. 오토바이에 치었을 때 그냥 방치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렇게 쩔쩔 매고 있는데 느닷없이 조카 이룸이가 연우와 함께 선수 대기실로 들어섭니다.

이룸이 엄마는 박지헌의 형수이면서 동시에 친구이지만, 시동생이 자기 남편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서 별로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삼촌을 응원하러 가고 싶었던 이룸이는 엄마가 경기장에 데려다 주지 않자 혼자서 버스를 타고 찾아가다가 중간에 길을 잃었습니다. 그러자 풍등 축제에서 만났던 예쁜 누나 연우가 생각났고, 이룸이는 맛있는 것을 사 주는 대신 삼촌에게 데려다 달라면서 그녀에게 전화를 했던 것입니다.


시커멓게 괴사되어가는 지헌의 종아리를 본 연우는 응급처치가 시급한 상황임을 직감하고 그 자리에서 비상용 메스를 꺼내어 듭니다. 지헌은 아직 결승전이 남았다면서 필사적으로 저지하려 하지만, 연우는 어느 새 그의 종아리를 거침없이 째고 있었습니다. "당신 뭐하는 짓이야!" 연우를 노려보며 절규하는 지헌의 모습에서 첫방송은 마무리되었지요. 이제 그들은 태릉선수촌에서 재활 훈련을 받는 선수와 의무실 닥터로 다시 만나 티격태격 하면서 사랑을 키워갈 것입니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그냥 보아 넘기지 못하는 박지헌의 따뜻한 마음과, 자기의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올바른 진실을 밝히는 김연우의 정의감이 어우러지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낼 것입니다. 엄태웅의 카리스마가 그들 사이에서 어떻게 작용할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벌써부터 이들의 예쁜 사랑이 몹시 기대되는군요. "은지가 울고 있으면 어떻게 할 거야?" 라고 조카에게 속삭이던 박지헌의 목소리가 계속 귓가에 들리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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