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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도다', 동인도회사의 마수가 뻗어오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탐나는도다

'탐나는도다', 동인도회사의 마수가 뻗어오다

빛무리~ 2009. 8. 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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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도다 4회
방송 : MBC 8월 16일 (일) 19:55
출연 :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선호, 이승민, 김미경, 변우민, 방은희, 정주리 등


'탐나는도다'의 원작 만화를 접한 일이 없는 나로서는 한 회마다 새로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와 양파 껍질 벗겨지듯이 드러나는 인물의 정체들이 그지없이 흥미롭다. 4회에서 나의 관심을 예리하게 자극한 소재는 오래 전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것으로 기억하는 '동인도 회사'의 존재였다.



얀(이선호)은 윌리엄(황찬빈)의 친구일까? 윌리엄은 얀을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얀에게 윌리엄은 친구라기보다는 오히려 '고객'에 가까워 보인다. 나가사키에 데려다 달라는 윌리엄의 요청을 수락한 것도 적지 않은 수고비 때문이었을 뿐... 그 임무를 완수하고 수고비를 챙기면 미련없이 윌리엄의 곁을 떠날 것만 같다.

얀은 임진왜란 때에 일본으로 잡혀간 조선인 도공의 아들이니 엄밀히 말하면 조선인이다.(홈페이지 인물 소개 참조) 그러나 일본에서 조선인으로 살아가며 당하는 멸시도 싫었고, 아버지를 따라 도공 일을 배우기도 싫었다. 집을 뛰쳐나오면서 몇 점의 도자기를 훔쳤는데 그것을 밑천 삼아 나가사키 무역항의 유능한 상인으로 성장했다. 거기서 친분을 맺게 된 네덜란드 상인들을 통해 '동인도 회사' 취직에 성공했으니 과연 그는 도공의 피를 받았으되 장사꾼의 운명으로 태어난 돌연변이였던 게다.

그러나 현재 얀의 계획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운명... 풍랑을 만나 예정에도 없던 탐라에 표류하지를 않나, 생뚱맞게도 그 와중에 사랑에 빠져 버린 순정파 황소고집 윌리엄에게 발목을 잡히질 않나...


게다가 이젠... 그가 소속되어 있는 세계 최대의 무역상 '동인도 회사'가 '서린 상단'과 손을 잡고 제주도에 마수를 뻗쳐 오게 되는데... 앞으로 얀은 '본의 아니게도' 엄청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 같다. 동인도 회사의 일원으로서 중재 역할을 잘 해내어 제주도를 보호해 주는 선역이 되지 않을까? 누가 뭐래도 그의 몸 속에는 조선인의 피가 흐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저 예쁘게 꾸며 놓은, 특이하기 이를 데 없는, 사극으로 만들어진 트렌디 드라마일 거라고도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렇게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다. 씨줄과 날줄이 얽히듯이 제법 복잡하고도 세밀한 스토리가, 제각각의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에 이끌려 차근차근 전개되어 나가고 있다.

제주 해녀들의 애환은 특히 버진어멍(김미경)을 통해서 여실히 드러남으로써 시청자의 가슴을 저리게 하고 있으며, 윌리엄과 버진의 사랑은 국경을 초월한 청춘남녀의 애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나라에 바쳐질 진상품을 탈취함으로써 사업과 복수를 진행하고 있는 여장부 서린이 등장함으로써 정치와 경제의 떼놓을 수 없는 상관관계도 다시금 되짚어 생각하게 한다. 이제 강력한 외부 세력인 '동인도 회사'가 제주도에 탐욕스런 손길을 뻗어오는데, 이에 대항해 나갈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민족애와 애국심 또한 적으나마 고취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사족처럼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 너무나 마음 아프게 보았던 장면이 있었다. 귀양다리 '박규'가 얼마나 노심초사하며 자기를 밤새워 걱정하고 기다렸는지... 그리고 위험에 빠진 자기를 구해 주기 위해 얼마나 발바닥에 땀이 배도록 뛰어다니며 노력했는지... 버진이는 정말 모르는 걸까?

관아에서 풀려난 후 그녀가 박규의 뒤를 따라갈 때, 나는 당연히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그녀가 박규에게 하려던 말은 '윌리엄'의 행방을 묻는 것이었다. 실상 윌리엄은 그녀를 위험에 빠뜨렸을 뿐 아무것도 도와주지는 못한 인물이건만, 이미 '푸른 눈의 소나이'와 사랑에 빠져 버린 어린 그녀의 눈에는 다른 그 누구도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종종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곤 한다. 연인 외에는 아무도 안중에 없기에 가족에게, 친구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그것을 전혀 모르기도 한다. 하물며 남몰래 자기를 지켜보며 묵묵히 사랑을 키워가는 또 다른 사람에게야 그 아픔이 얼마나 클 것인가...... 박규를 빤히 올려다보며 "지금 시샘하는 거야?" 라고 물을 때, 버진의 얼굴은 결코 귀엽거나 예뻐 보이지만은 않았다. 저렇게 묻는다는 건, 박규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짐작하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그렇다면 모르는 게 아니라 다 알면서 저렇게 이기적으로 남의 속을 후벼파고 있다는 이야기인가?

하여튼... 앞으로 돈과 사랑과 나라 일을 동시에 소재로 다루며 점점 더 흥미진진하게 흘러갈 드라마의 전개가 자못 기대되는 바이다. '탐나는도다'는 꽤나 탐나는 드라마이다. 내게는 말이다...^^


그나저나 이 할아방의 정체는 대체 뭘까? 요긴한 순간마다 윌리엄을 구해 주기도 하고, 박규의 수사에 단서를 제공해 주기도 하는... 미친 척 하지만 실상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듯한 노인... 그의 정체는 또 언제쯤 밝혀지게 될까?


* 사진 출처 : MBC드라마 '탐나는도다' 4회 캡처 화면 (모든 사진은 오직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드라마 제작사와 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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