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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 비는 과연 비호감의 컨셉을 잡은 것일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해피투게더' 비는 과연 비호감의 컨셉을 잡은 것일까?

빛무리~ 2010. 5. 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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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에 방송되었던 '해피투게더'를 뒤늦게야 시청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비는 이번 시즌에, 비호감 컨셉을 잡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저도 하게 되더군요. 그 동안 아무리 말들이 많아도 저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워낙 그 세계가 시끄러운 곳이니까요. 그 이름의 무게만큼이나 더욱 시끄러운 거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오만원권' 에피소드를 듣는 순간, 이건 좀 아니다 싶더군요. 그 행동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해서는 아닙니다. 후배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가 있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었어요. 다만, 확실히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남의 아이디어를 보고 배워서 따라한 것 같은데 스스로 생각해 냈다는 식으로 말한 것이, 저에게는 아주 큰 실망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분명히 저는 본 기억이 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감동적인 이야기' 중 하나였어요. 어느 종교단체에서 심리 재활 치료 중에 일어난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모인 사람들은 자살을 시도했거나, 알콜중독자이거나, 하여튼 인생의 큰 좌절을 맛보고 삶의 의욕을 잃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심리 치료 강사는 앞에 나서서 빳빳한 10만원권 수표 한 장을 꺼내 들고 외쳤습니다. "여러분, 이것을 갖고 싶습니까?"


모두들 '네!"하고 대답했습니다. 강사는 그 수표를 막 구기더니 다시 물었습니다. "갖고 싶습니까?" 여전히 모두들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던지고 짓밟은 후에도 여전히 "갖고 싶습니까?" 라는 질문에는 모두들 "네!"라고 소리쳐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강사는 말했습니다.

"아무리 구겨지고 짓밟혔어도 이 수표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 것처럼,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인생에 상처받고 좌절하고 망가졌다고 느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러분이 타고난 본연의 가치가 훼손된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은 여전히 태어날 때처럼 고귀하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굉장히 감동적인 이야기였지요. 그 일화 자체만으로도 탁월한 심리 치료의 효과가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글쎄요, 물론 사람은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비가 스스로 문득 생각해 냈다는 말이 무조건 거짓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믿기에는 벌써 오래 전부터, 인터넷에서 꽤 많이 알려진 유명한 일화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저는 솔직히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는 자체를 믿을 수가 없습니다.


타인의 아이디어를 이용하여 후배를 가르친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배움이란 돌고 돌면서 이어지는 거니까요. 하지만 '어딘가에서 본 내용'이었다고 말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습니다. 지갑 속에 들어있는 오만원권 지폐를 보는 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는 말 자체가 얼마나 억지스럽게 들렸는지 모릅니다. 왠지... 내가 그런 것이 아닌데도 창피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후배들이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제대로 가르쳐 주지 못했다는 부분도 실망스러웠습니다. 이준은 비가 오만원권 지폐를 구겨서 내던지고 짓밟은 것만 기억할 뿐, 그런 행동을 통해서 무엇을 가르쳐 주려고 했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긴 엠블랙의 멤버들은 그 때 아직 스무살이 못 된 소년들이었을텐데, "구겨지고 짓밟힌 인생도 여전히 똑같은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가슴으로 이해하기도 어려웠겠지요. 그건 정말로 세상을 좀 알고, 구겨질 만큼 구겨져 보고, 짓밟힐 만큼 짓밟혀 본 후에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메시지니까요.


하지만 돈을 구기고 짓밟는 행동 자체가 워낙 과격한 것이었으니만큼, 그 이후에 따라오는 설명이 아주 충분했어야만 가르침의 효과가 있었을 것입니다.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소년들의 가슴에는 거칠게 돈을 짓밟는 행위를 본 것에 대한 충격만이 남아있었을 뿐 긍정적인 깨달음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어린 제자들 앞에서 신나게 폼을 잡은 것 정도로 보이기도 합니다. 스승이 좀 철이 없어 보였어요... 어쩌면 그 당시의 가르침은 충분히 전달되었는데도, 예능 출연의 재미를 위해서 일부러 몰랐다는 식으로 꾸며댄 것일지도 모르지만, 재미는 커녕 찜찜한 느낌만 주었던 에피소드였습니다.

가끔 예능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가 분명한데 눈빛 하나 변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에피소드라면서 말을 할 때,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먹고 살기가 정말 힘든가보다. 얼마나 할 말이 없으면 저럴까?" 하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러울 정도로 인지도가 없는 신인들이었거든요. 하지만 비 정도 위치에 있는 인물이 그런 의심을 받을만한 이야기를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본인이 '문득 생각해낸' 가르침의 방식이었을까요? 그랬다면, 왜 제자들이 충분히 알아듣도록 설명도 하지 못하고, 지폐를 짓밟는 모습만을 보여주는 해프닝으로 끝냈을까요? 그리고 과연 십여 세의 소년들에게 그런 가르침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벌인 행동이었을까요? 아무래도 '자기 과시욕'에 불과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잘 모르지만, 이번에 발표된 비의 힙송 무대가, 15년 전 故 김성재의 '말하자면' 발표 무대와 매우 흡사했다는 의견이 이웃 블로거님의 글에서 보이더군요. 물론 정확한 진실은 알 수 없는 부분이겠지요.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볍게 털어놓는 에피소드마저도 진실하지 못해 보이는 상황에서, 그 또한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네임밸류에 걸맞지 않는 이런 행동들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설마 일부러 노이즈마케팅을 하는 것인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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