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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김C와 이승기를 보는 지극히 개인적 시선 본문

예능을 보다

'1박2일' 김C와 이승기를 보는 지극히 개인적 시선

빛무리~ 2010.05.15 06:17


지난 일요일, 이승기가 오랜만에 귀여운 허당스러움을 마음껏 보여주었습니다. 동화나 만화 등의 등장인물 이름과 작품명을 단 한 개도 제대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그 의외성에 놀라면서도 유쾌하게 웃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문제 자체가 너무 어린 사람들을 대상으로(일부러) 선정되었기에 대부분의 어른들이 못 맞힐 수밖에 없었던 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어른들은 동화책을 읽거나 만화를 본지가 너무 오래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할 수밖에 없어요.


이승기는 아마도 사춘기 시절에 읽었을 '장발장'과 '레미제라블'을 연결시킬 수는 있었지만, 그보다 더 어린 시절에 읽었을 '오즈의 마법사'라든가 '심청전(뺑덕어멈)' 등은 헛갈리더군요. 예능의 재미를 위해 의도적으로 더 허당짓을 했던 것도 아마 사실이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많은 분들이 그것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말하자면 '입시 위주 교육의 폐해' 라는 것이지요. 지나치게 입시 위주로 흘러가는 교육 풍토 때문에, 우리의 청소년들은 마땅히 정서함양을 위해 읽어야 할 책들조차 읽지 못하고 자라는 중이다... 대략 이런 내용들이었습니다.

이승기는 자타공인된 엄친아이며 모범생이었지만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법한 동화책의 주인공을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그러한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 일종의 증인(?)이 되어 버린 셈입니다. 하지만 답을 알고 나서는 누구나 알만한 문제였더라도, 막상 퀴즈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 되면 그 꼬마들을 위한(?) 문제를 즉시에 척척 맞힐 수 있는 어른이 과연 몇명이나 되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리고 김C의 문제는 좀 더 심각하다면 심각하다고 볼 수도 있는 부분이라, 솔직히 언급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약간은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시는 분들께는 오해를 사지 않을 것이라 자신하며, 언급하기로 결정합니다.

김C가 '1박2일'에서 하차한다는 발표가 있은 후, "본업인 음악 활동에 전념하기 위한 그 자신의 선택이었을 뿐, 외압은 없었다"고 명백한 입장 표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외압이 있었을 것이다' 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김C 본인만이 아니라 그 지인들인 윤도현과 김제동의 일들까지 연관되면서, 본인의 입장 표명과 관계없이 그의 '1박2일' 하차는 '외압에 의한 강제적 퇴출'로 대중들 사이에서는 그렇게 인식되어가고 있군요.

솔직히 김제동의 경우는 제가 보기에도 좀 그렇다는 것을 부인할 생각 없습니다. 하지만 김C는 벌써 오래 전부터 '1박2일' 출연이 자기에겐 무척이나 힘겹다는 것을, 공공연히 타 예능 프로에서 진지한 태도로 발설하곤 했습니다. 저로서는 적지않은 충격이었을 정도예요. 정확히 어떤 프로였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김C는 '1박2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그건 힘든 거잖아요. 정말 힘든 거잖아요. 저는 사실 굉장히 주체적인 사람이고, 어느 장소에 누구와 있을 때나 제 의견을 강하게 제시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1박2일'에서는 그런 게 전혀 없어요. 그냥 먹으라고 하면 먹고, 자라고 하면 자고, 뛰라고 하면 뛰고... 그런 거예요. 나 자신은 없어요. 그리고 1박2일간 촬영을 하면서 속 편히 화장실에 가는 사람은 한 명(강호동) 밖에 없어요. 다른 사람들은 너무 긴장하고 힘들다 보니 화장실에 못 가요."

김C가 얼마나 진지한 표정과 심각한 말투로 (원래 그렇긴 하지만) 이야기를 했는지, 갑자기 분위기가 약간 숙연해지기까지 했습니다. 한 명의 패널은 말했습니다. "아, 보는 사람들은 재미있는데, 찍는 사람들은 그렇게 힘들군요."

김C가 최근 들어 아무리 예능감이 올랐다지만, 그 또한 외부에서 보는 우리의 시각일 뿐입니다. 물론 처음보다야 많이 익숙해지고 적응이 되었겠지요. 하지만 그는 본질적으로 대중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기 스타라기보다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며 조용히 자신의 음악세계를 즐기는 아티스트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그쪽이 더 잘 어울릴 뿐 아니라, 본인도 그렇게 살기를 진심으로 원하고 있어요. 아닐까요?


그렇다고 대중의 관심에서 너무 멀어지게 되면 그 활동 자체가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한동안 그는 적성에도 맞지 않는 예능에 출연하며 참 고생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하여, 충분한 심사숙고와 준비 작업을 거쳐서 하차를 결정한 거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글쎄요, 어느 쪽이 진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정말로 외압이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본인 측에서 분명히 입장을 밝혔다면 일단은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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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와 김C를 바라보는 저의 시선을 스스로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라고 이름붙인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뜻도 있지만 그보다는, '사회적인 관점'이 아니라 '개인적인 관점'에서 그들을 바라본다는 뜻입니다. 저는 사람들의 행동을 판단할 때, 그 원인을 사회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 그 개인의 내면에서 찾는 편입니다.


영어속담 중에 "숲에서 나무를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요. 물론 반대로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 라는 말도 있습니다. 시선이 전체를 향하게 되면 개체가 보이지 않고, 개체를 향하게 되면 전체가 보이지 않는 법이지요. 현명한 사람들은 그 한계를 극복하고 양쪽을 다 관찰하여 보다 진실에 가까운 판단을 내릴 수 있겠지만, 우리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그게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제가 굳이 동참하지 않더라도 '사회적 관점'을 가지신 분들은 참 많으시더군요. 그리고 그분들의 주장은 언제 들어도 매혹적이며 설득력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행동을 보고 "나는 단순하게 생각했었는데, 아... 저렇게 고차원적으로 사회문제와 결부시켜서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면서 일단 매료되곤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아무리 보아도 사람마다 개인차가 너무 심한 것 같았습니다. 똑같은 환경에 놓여 있더라도, 사람마다 그것에 반응하는 양식은 제각각이거든요. 그리고 그 '사회적 관점'은 잘못 활용될 경우, 자칫 개인적 범죄에 대한 허울좋은 변명이 되어줄 수도 있습니다. 가난하게 산다고 해서 누구나 도둑질을 하는 것이 아니고, 결손 가정에서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해서 누구나 사이코패스가 되는 게 아닌데, 한 사람의 범죄를 두고 그 원인을 사회에서 찾다 보면, 마치 그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모두 '이 더러운 세상' 때문이 되어 버리는 듯한 느낌도 들거든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 관점'을 유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보면서 사회 문제와 결부시키기보다는 그 자신의 내면에서 원인을 찾고자 하는 것이지요. 저의 방식이 더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저 '사회적 관점'과 '개인적 관점'이 적당히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남들이 숲을 보고 있으니, 나는 오히려 나무를 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저의 주변에 심리상담을 하시는 분들이 몇 분 계신데, 저도 옆에서 수박 겉핥기식으로나마 약간 공부를 하다보니, 사람의 내면이란 것이 또한 굉장히 신비로워서 빠져들게 된 부분도 조금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승기의 귀여운 허당짓... 그리고 돌연 하차를 발표한 김C의 아쉬운 결정... 그들이 행동에 사회적 원인도 어느 정도는 있겠지만, 그보다는 개인적 이유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원래 이런 말 하기를 즐기지는 않지만, 최근의 설왕설래를 보면서, 저도 한번쯤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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