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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의 총체적 난국, 이제 김유석에게 의지하라!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동이

'동이'의 총체적 난국, 이제 김유석에게 의지하라!

빛무리~ 2010. 4.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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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를 시청하는 제 마음은 진퇴양난입니다. 타사의 월화드라마가 모두 썩 마음에 들지 않으니, 그나마 볼 것이라고는 '동이'뿐인데, 저의 기대와는 달리 갈수록 아주 이상하게 코믹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중국 무협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은 보았었는데, 심각한 내용을 언제나 코믹한 분위기로 처리하는 그 특이함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동이'는 무협 액션 장면을 거의 삭제한 중국 무협 영화 같습니다. 이 리뷰의 제목을 '참을 수 없는 동이의 가벼움' 이라고 지으려다가 말았네요..;;


특히 동이(한효주)와 숙종(지진희)이 거의 매일밤 저잣거리에서 만나 투닥거리며 쇼를 벌이는 장면들이라니... 한두번도 아니고 어쩌면 임금님이 그토록 엉덩이가 가벼우신지... 동이와 만나게 하기 위해서 정말 너무도 자주 임금의 잠행을 허용하는 작가님께 이젠 두손 두발 다 들었습니다. 그냥 갖다 붙이면 되니까 모든 일이 너무 쉬워요...;; 이 밤에는 둘이 신촌의 거리를 누비는 대학생 연인들처럼 등불놀이(?)도 구경하고 술도 마시며 놀러 다니더군요.


게다가 악공 영달 역의 이광수는 갑자기 왜 또 그러는지... 한동안은 연기가 어색해도 비중이 적어서 그런대로 봐줄만 했었는데, 차천수(배수빈)가 그의 집에 일꾼인지 식객인지로 들어가게 되면서 그의 분량이 엄청나게 늘어날 모양입니다. 그에 흥분해서인지 갑자기 목소리도 커지고 동작도 커지고, 드라마가 아니라 슬랩스틱 코미디라도 찍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손발의 오글거림을 어찌 참아야 할지 정말 난감합니다.


그래도 정말 다행인 것은 구원자가 등장했다는 사실입니다. 그 동안은 지나치게 현대적인 느낌과, 부자연스러운 코믹과, 이따금씩 나오는 정통 사극 분위기의 3박자가 좀처럼 어우러지지 못하고 서걱거렸지요. 그런데 김유석이라는 연기파 배우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면서 어색함의 80% 정도를 상쇄시켜 버렸습니다. 같은 오버 연기라도 그가 하면 다르고, 같은 코믹 연기라도 그가 하면 다릅니다. 이 사람이 나타나서 농익은 연기력으로 맞장구를 쳐 주니, 삽시간에 어색하기 짝이 없던 이광수의 연기까지도 그런대로 자연스럽게 느껴질 지경입니다.


김유석에게서 형상화되는 장희재는 가장 기대할만한 캐릭터라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는 이소연의 장옥정이 그러했는데, 아무래도 배우의 역량 때문인지 김유석이 등장하자 그쪽으로 시선이 더 쏠리는군요. 이 장희재는 역시 장희빈처럼, 이제까지의 사극에서 그려져 왔던 장희재와는 다른 캐릭터가 될 모양입니다. 천재적인 두뇌를 지닌 야심가이면서도 허술함과 방탕함으로 자신을 위장하여 본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누이와 비슷하게 심계가 깊은 인물로 보였습니다.


한편 장옥정이 동이에게 "네가 보잘것 없다는 네 말은 틀렸다. 너는 내가 본 중에 가장 귀한 아이다" 라고 말하는 순간, 장희빈의 캐릭터가 너무 미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말에서는 단순히 자기 사람을 지키려는 의리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진정 사람의 존재를 귀히 여길 줄 아는 인본주의마저 느껴졌거든요. 이렇게까지 장희빈이 선량해지면, 아무래도 인현왕후와의 대립각이 제대로 살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 과연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그건 두고봐야 알겠군요.

하여튼 이번 드라마에서 작가가 제일 공들여 창조하는 인물들은 바로 장씨 남매인 듯 합니다. 그 동안도 장옥정이 등장할 때만은 그런대로 볼만했거든요. 이제 막강한 장희재가 합류했으니 그들 남매의 활약에 집중해서 시청하다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한밤중의 코미디쇼라든가 어색한 신인급 조연들의 깨는 연기 등도 대충 참아 넘길 수 있을 것도 같고... 하여튼 그렇습니다.


첫 등장부터 장희재의 존재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카멜레온과도 같은 변신을 그 짧은 동안에 몇 차례나 거듭했습니다. 저잣거리에서 마주친 차천수와 영달을 대하던 태도... 집에 돌아와 어머니를 대하던 태도... 그리고 궁에 들어와 누이 장옥정을 대하는 태도... 이 모두가 한 사람이라고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달랐습니다.
 
시정잡배에 파락호인가 하면, 의기소침하고 무능한 아들이었다가, 번뜩이는 눈망울을 지닌 차가운 야심가로 변화하는 그의 다채로운 모습은 오랜만에 드라마를 시청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주었습니다.


'동이'는 이제 김유석에게 의지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목을 길게 빼고 눈망울을 희번덕거리며, 대형 사극의 원톱으로서는 심하게 부족한 연기를 보여주는 여주인공 한효주의 난감함까지도, 제발 그가 어떻게 좀 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누이 장옥정의 서포트가 있기는 하나, 이소연도 아직은 신인급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되는 내공이 일천한 연기자라, 김유석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구원할 수만 있다면 해야지요. 이렇게 또 하나의 새로운 희망을 간직하고 아쉬움을 달래는 '동이' 11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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