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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부인할 수 없는 대장금의 그림자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동이

'동이' 부인할 수 없는 대장금의 그림자

빛무리~ 2010. 4. 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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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5회에서 드디어 여주인공 한효주의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되었습니다. 4회의 엔딩에서 해금을 켜는 장면으로 잠시 모습을 비추었을 뿐이니, 5회의 초반부는 어른이 된 최동이의 인물 소개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장악원을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여러 악공들의 뒤치다꺼리를 해주는 동이의 모습은... 분명히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었는데... 깊이 생각할 것도 없었습니다. 꼭 7년 전의 장금이가 돌아온 것 같았어요.


이영애가 연기했던 '서장금' 역시 굉장히 활발하고 오지랖이 넓은 캐릭터였습니다. 남의 일도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진심으로 도와주고, 곤경에 빠진 사람을 보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그녀였지요. 그런 성격 때문에 스스로 위기에 처하는 일이 잦았으나 그래도 장금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를테면 타고난 박애주의자였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의녀라는 직업상, 서장금에게 그 캐릭터는 매우 잘 어울렸습니다. 안성맞춤이었어요.


그런데 숙빈 최씨가 의녀 대장금과 비슷한 박애주의자로 설정되어야 할 이유를 저는 모르겠습니다. 최동이는 그저 장악원의 노비일 뿐인데, 마치 의녀처럼 코가 막힌 악공을 위해서는 썩은 소변을 가져다가 냄새를 맡게 하여 코를 뚫어 주고, 손가락이 아픈 악공에게는 참기름을 발라주어 통증을 덜어 줍니다. 악공들의 온갖 준비물을 챙겨 주는 것은, 장악원에 배당된 무수리가 최동이 혼자밖에 없는 모양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그렇게 개개인의 사정을 모두 훤히 꿰뚫고 엄마처럼 누나처럼 살뜰히 챙겨주는 것은 좀 오버가 아닌가 싶더군요.

서장금의 경우는 그래도 내명부의 품계를 갖춘 궁녀였고, 나중에는 뛰어난 의술을 지닌 의녀로서 어느 정도는 궁궐 내에서 무시당하지 않을 만한 위치였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이리저리 참견하며 돌아다니고, 벼슬아치들과 허물없이 대화를 해도 크게 이상하지는 않았지요. 하지만 최하층 계급에 해당하는 무수리가 궐내에서 제대로 인간 대접을 받았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추노'의 여주인공 언년이가 말했었지요. "이 세상에... 노비보다 못한 것은 없답니다." 그렇지요. 현재 최동이는 노비일 뿐입니다.


그런데 옷차림도 궁녀와 거의 다를 바 없이 고운 색감에 깨끗한 자태를 하고 있으며, 매일같이 남의 발밑에 엎드려 허드렛일을 해야 하는 노비 치고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겁도 없이 지나치게 당당한 태도를 보입니다. 일부러 그렇게 설정했는지는 모르나, 현실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타고난 천성이 활발하다 해도 그럴 수는 없었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무엇보다 그렇게 설정됨으로써 대장금 캐릭터와 겹치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케이블 방송에서 대장금을 한창 재방송 해주는 중이거든요.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또는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 또는 아픈 사람을 살려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의녀 장금의 모습을 매일 생생히 보고 있는데, 한효주가 등장한 초반부터 무수리 최동이가 남들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니 분명 처음 보는 캐릭터이건만 "이보다 더 식상할 수는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남녀 주인공의 관계도 너무 급하게, 너무 쉽게 전개되는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장금이와 민정호, 그리고 중종 임금의 관계는 매우 천천히, 설득력 있게 진행되었는데 어째서 최동이는 성인 연기자가 등장하자마자 숙종 임금과 마주치며 벌써부터 관계가 급진전 될 듯한 양상을 보이는 건지... 역시 김환의 천기누설에 따라, 동이는 천을귀인이기 때문인가요?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만, 지난 주에 이어서 이번 주에도 너무 쉽게 끌고 가려는 듯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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