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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남지현과 김수현, 정말 기대되는 떡잎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크리스마스에..' 남지현과 김수현, 정말 기대되는 떡잎들

빛무리~ 2009. 12. 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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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제2회 중반부에서 아역들이 하차했습니다. 그러나 쉽사리 그 포스가 지워질 것 같지는 않네요. 고수의 아역 김수현과 한예슬의 아역 남지현은 정말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떠났거든요.


고수는 2회 후반부에서 역시 만만치않은 내공을 과시하며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김수현이 넘겨준 바통을 무난히 넘겨받는 데에 성공했습니다만, 2회의 엔딩부분에서 잠시 얼굴을 비춘 것으로 끝나버린 한예슬이 과연 남지현이 건네준 바통을 놓치지 않고 잘 받아낼 수 있을 것인지는 다음 주의 방송을 보고 난 후에야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남지현의 신들린 연기에 대해서는 굳이 제가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제 눈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하나만 짚고 넘어갈까 합니다.


함께 경찰서에 들어갔다 나오고, 함께 정학처분을 받게 되고... 그 이후로 차강진(김수현)이 한지완(남지현)과 사귄다는 소문이 온 학교내에 퍼지게 됩니다. 그런데 지완과 앙숙인 송윤주는 지완의 친구가 하는 말을 엿듣고 그들의 관계가 처음에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알게 되지요. 지완의 옛 남친이었던 종석을 윤주가 빼앗아간 것에 앙심을 먹고 있던 지완이, 그 후 윤주가 강진과 사귀게 되자 일부러 강진에게 접근하여 윤주에게 복수하려 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일부러 지완을 방송실로 부른 윤주는 교내방송을 틀어놓은 상태로 지완을 추궁합니다. "너 일부러 나한테 복수하려고 차강진한테 꼬리쳤던 거라며?" 그녀의 앙칼진 목소리가 온 학교에 울려퍼지고, 뒤이어 기죽어서 울먹이는 지완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선배님, 처음에는 그랬는데요, 지금은......"


윤주가 계속해서 지완을 다그치는데 갑자기 방송실 문이 열리면서 차강진이 들어섭니다. 가차없이 방송 스위치를 내리고는 지완에게 말합니다. "나, 아무 소리도 안 들었어. 지금부터는 네가 하는 말만 들을 생각이야. 지금은 어떤데?... 지금 네 마음은 어떠냐구?"  (대사가 정말 끝내줍니다..^^)

그런데 지완은 말을 하지 못합니다. 지금은 당신을 너무 좋아하게 되어버렸다고, 당신의 그림자만 보아도 설레게 되어 버렸다고, 자꾸 당신 생각이 나서 공부도 못하겠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고 말을 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괜히 오지랖 넓게 나서서 사고를 치는 바람에, 강진은 무엇보다 소중한 것을 강물에 빠뜨려 잃어버리게 되었으니까요. 그의 아버지를 상징하는 유품과도 같던 귀한 펜던트를 자기 때문에 강진이 잃어버렸으므로, 지완은 너무 미안해서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그 순간, 남지현의 연기가 눈부시게 빛을 발합니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성품의 소녀 지완이가, 가슴 속 가득한 사랑을 말하지 못하고 눌러 참으며 어쩔 수 없이 차오르는 애달픈 눈물이, 남지현의 흔들리는 눈빛 속에 고스란히 들어차 있었습니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는 연기였습니다. 글썽글썽하다가 결국 말하지 못하고 뛰쳐나가는 그녀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살짝 눈물이 고였더랍니다...



만약 제가 이 드라마에서 김수현의 연기를 처음 보았다면, 어쩌면 평범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반듯하게 잘 생겼고 연기력도 나쁘지는 않지만 특별할 것은 없다고 말이지요. 아무래도 '괴물' 남지현의 바로 옆에 있다보니까 비교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설상가상으로 그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조민수도 소름끼칠 정도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으니, 그 틈바구니에서 김수현의 연기가 좀 설익어 보인다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김수현은 '거침없이 하이킥'의 후속작이었던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에 출연했던 경력이 있더군요. 저는 워낙 시트콤을 좋아하기 때문에 '김치스' 또한 빼놓지 않고 열심히 시청을 했었건만 조금도 '그 때 그 사람' 이라는 점을 눈치채지 못했기에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김치스'는 크게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아니어서 시청하신 분들이 많지는 않으실 것 같습니다. 제가 '김치스'에서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는 엄기준과 엄현진(이현진) 형제였습니다. 신구의 집에 세들어 살던 엄씨 형제는 신구의 두 딸인 이혜영, 유연지와 러브라인이 연결되었었지요. 그 때 한창 풋풋함을 과시하던 이현진은 지금 임성한 작가의 '보석비빔밥'에서 보석 남매들 중 셋째 '산호' 역으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김수현은 엄현진의 대학 후배로서 같은 수영 동아리의 일원이었습니다. 동아리에서 가장 나이도 어릴 뿐 아니라 성격도 순하고,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막내랍시고 귀여움은 받지만 가끔씩은 무시도 당하는 그런 캐릭터였습니다. 엄현진과 더불어 막강한 수영실력을 자랑하던 다른 멤버가 또 한 명 있었는데, 그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는 약간 들러리에 가까웠지요. 김수현은 지금과 달리 좀 길다란 곱슬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아주 순하고 귀엽고 형들을 잘 따르면서 때로는 푼수처럼 까불거리는 막내 역할을 그런대로 잘 소화했던 것 같습니다.


'크눈올'
1회에서는 '그 때 그 아이' 라는 것을 전혀 모른 채 그냥 "멋있는 녀석이네?" 하면서 보았지만,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되었기에 2회에서는 김수현을 좀 더 주의깊게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화면 속 차강진에게서는 예전 '김치스'에서 보였던 순하고 귀여운 김수현의 이미지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조금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짧은 머리와 반항적인 눈빛, 그리고 무뚝뚝한 표정은 나무랄데 없이 그에게 잘 어울렸고, 알면서 보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그때의 모습을 좀 찾아보려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 '김치스'에서의 이미지는 조금도 겹쳐서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한 사람의 신인 연기자가 이렇게 '알고 보는데도 알아보기 힘들 만큼' 완벽하게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남지현에 비해 약간 뻣뻣하긴 하지만, 역시 김수현의 연기력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 이로써 증명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웬만큼 경력이 있는 연기자들조차 전작에서의 이미지를 쉽게 떨쳐버리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거든요. 그리고 어느 정도 변신에 성공했다 해도 저 같은 시청자가 있어서 '일부러 예전의 이미지를 찾아 보려고 노력하면' 90% 이상이 예전의 이미지와 일정 부분 겹치는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 차강진으로 등장한 김수현에게는 예전의 이미지가 희미하게조차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아역들이 너무도 매력적이었기에, 단 1회 반만에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고수가 김수현과 성공적으로 바통터치를 하며, 어둡고 반항적이던 소년에서 비교적 여유롭게 웃을 줄 아는 청년으로 변신한 차강진의 모습을 만족스럽게 보여주었기에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남지현은 아직 어리기에 성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이미 스무살을 넘긴 김수현은 앞으로의 행보가 상당히 기대되는 신인입니다.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들을 주목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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