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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일기' 구혜선 안재현, 사랑을 지속시키는 마법의 언어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신혼일기' 구혜선 안재현, 사랑을 지속시키는 마법의 언어들

빛무리~ 2017. 3. 1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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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일기'에 등장하는 구혜선과 안재현 부부의 모습은 예쁘고 사랑스럽다. 다른 말은 필요 없이 그냥 '예쁘다'와 '사랑스럽다'라는 두 단어만 있으면 그들의 모습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30대 초반이면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아직은 그리 성숙한 나이도 아니라고 볼 수 있는데, 달콤한 신혼을 즐기는 와중에도 끝없이 서로를 배려하고 상대를 먼저 위하며 세심하게 챙기는 그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어른스러웠다. 

섬세한 면에서는 남편 안재현이 한 수 위다. 구혜선은 참하고 예쁘장한 외모와 달리 성격이 무척이나 털털해서, 모든 행동이 살짝 터프하고 선이 굵은 느낌이다. 그에 비해 안재현은 여린 외모 만큼이나 가늘고 섬세한 감성으로 아내를 챙긴다. 물론 구혜선도 남편을 다정하게 챙기지만, 어딘가 안재현이 하는 것에 비하면 약간 부족해 보인다. 게다가 아내 쪽이 나이도 위고 연예계 경력으로 따지면 더욱 대선배이기 때문인지, 남편은 늘 인터뷰 중에 아내를 '구님'이라 부르며 극존칭까지 했다. 


이런 상황만 놓고 보자면, 그들 부부의 관계는 한쪽으로 저울추가 기울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 부부는 언제나 동등해 보였고, 어느 한 쪽도 기울어짐 없이 서로가 서로를 공평하게 배려한다는 느낌이었다. 그 이유를 단순히 한 두 가지로 규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내 생각에는 구혜선이 사용하는 '말'에 매우 중요한 키포인트가 있는 듯 싶었다. 남편과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구혜선은 늘 "고마워"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으며 "미안해'라는 말 또한 수시로 입에 담곤 했다.

 

운전하는 남편 옆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문득 정신을 차린 구혜선은 잠에 취해 불분명한 목소리로 "미안하다, 미안해"를 연발했다. 가볍게 생각하면 뭐 그럴 수도 있는 일인데, 남편이 운전하는 동안 옆에서 졸고 있었다는 사실이 잠결에도 무척이나 미안했던 모양이다. 그러자 안재현은 다정한 목소리로 "아니야, 여보~ 그냥 자, 자" 라고 아내를 토닥였다. 때로는 구혜선이 운전을 하고 안재현이 옆에서 졸 수도 있을 터인데, 그 흔한 상황을 당연히 여기지 않고 미안해하며 괜찮다고 위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식당에 들어가서는 끝없는 "고마워"의 향연이 이어졌다. "고기 구워줘서 고마워~", "물병 건네줘서 고마워~", "고마워 자기야, 고마워~" 둘이 함께 식사하는 동안 구혜선은 셀 수도 없을 만큼 여러 번 "고마워"라고 말했다. 오죽하면 제작진이 "대체 몇 번째..."라는 자막을 띄워 내보냈을 정도였다. 그런 구혜선의 모습이 내겐 정말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라는 말이 있지만, 평생을 계속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는 말이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고마워"라는 말이 아닐까? 

일상 속의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일일이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을 즉시 그 때마다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랑을 오래 지속시키는 마법같은 능력이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이 왜 있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기적이고, 일상에 쉽게 무감각해지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호의보다 반복되는 호의가 사실은 더욱 고마운 것인데도, 어쩌다 한 번 잘해주는 사람에게는 고마워하면서 늘 한결같이 잘해주는 사람에게는 그 호의를 당연히 여기고 막 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하지만 세상 그 어디에도 당연한 호의나 권리는 없다. 


귀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인데,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대가란 매우 작고도 어렵지 않은 것일 경우가 많다. 물론 앵무새처럼 영혼 없이 입으로만 하는 말이어서는 안 되겠지만, 진심을 담아서 하는 말이라면 "고맙다"는 한 마디 만으로도 상대방은 자신이 베풀어 준 모든 사랑과 호의에 충분한 보답을 받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당연한 권리로 여기지 않고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씩 꼬박꼬박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해주는 사람이라면, 평생 그를 위해서 못 해줄 일이 어디 있겠는가? 


'고맙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은 참으로 귀한 것이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두 개의 단어가 바로 이것이다.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로 크나큰 분노를 잠재울 수 있으며 '고맙다'는 말 한 마디로 생명의 은인을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그 말 하기를 어려워한다. 남의 발을 밟고서도 미안하다 말하지 않고, 앞서 가는 사람이 문을 잡아주어도 고맙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까짓 게 뭐 대수로운 일이냐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처럼 각박한 세상 속에서 늘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구혜선의 모습은 매우 존경스럽고 본받을만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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