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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돌아왔다' 엉아 다을이의 놀라운 공감 능력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슈퍼맨이 돌아왔다' 엉아 다을이의 놀라운 공감 능력

빛무리~ 2016. 10. 3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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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종영한 '아빠 어디 가'에서도 그랬지만, 요즘도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시청하다 보면 어린 아이들이 의외로 이타적이고 타인의 생각을 많이 하는 모습에 놀라곤 한다. 내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그 때는 나 자신도 그렇고 친구들도 대부분 상당히 이기적이었던 것 같은데..;; 별 것 아닌 일에도 잘 싸우고 토라졌던 이유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지극히 어린애다운 이기심 때문이었던 것 같다. 도대체 나의 오래된 기억과 '슈돌'에 등장하는 아이들 사이에는 무슨 차이점이 있는 것일까? 


어쩌면 요즘 젊은 부모들은 어릴 때부터 인성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서, 자기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한테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하고 어린 동생을 챙길 줄도 알아야 한다고 철저히 교육을 하는 것일까? 하지만 평소 길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을 생각해 보면 별로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오히려 옛날 아이들보다 훨씬 더 가정 교육 못 받은 것처럼 막된 행동을 하는 아이들도 무척이나 많다. 그렇다면 이것도 부유한 연예인 가정의 특권인 것일까? 


참 슬픈 일이지만 생활이 여유로울수록 부모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돌봐줄 수 있는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많아지니, 그런 따뜻한 환경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훨씬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교육 잘 받은 티가 나는 것도 같다. 맞벌이하느라 바빠서 아이 도시락도 제대로 못 싸주는 엄마들이 많던데, 너무 슬픈 일이지만 그런 환경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방치되어버린(?) 아이들이 올곧은 마음씨와 너그러운 품성을 갖고 자라나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아무튼 쓸데없는 서론이 길었는데, 다른 때는 이동국의 아들 대박이를 가장 귀여워하며 시청하던 나였지만, 이번 주에는 이범수의 아들 다을이의 생각지 못한 태도에 너무 감동(?)을 받아서 오랜만에 예능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다. 평소에는 남동생 다을이를 엄마처럼 살뜰히 보살피는 6세 누나 소을이의 어른스럽고 똘똘한 모습에 감탄하곤 했었는데, 그런 누나 곁에서 늘 보고 배운 탓인지 다을이도 곁에 있는 타인의 입장과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이 매우 일찍부터 발달한 것 같았다. 


이범수와 소다 남매(소을, 다을)는 놀이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도토리묵 밥집에 가서 식사를 했다. 그런데 어른들도 젓가락으로 집어들기 어려운 미끌미끌한 묵을 어린 소을이와 다을이가 쉽게 집을 수 있을 턱이 없었다. 더구나 3세 꼬마 다을이에게는 불가능한 미션처럼 보였다. 다을이는 유아용 젓가락을 손에 끼고 여러 차례 시도해 보았지만 계속 실패했고, 좌절한 그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아빠 이범수가 한 조각 집어서 먹여 주려고 했다. 


그러자 다을이는 "아잉~" 하고 손을 휘저으며 고개를 휙 돌렸다. 어려워도 혼자서 해 보겠다는, 아빠가 도와주는 건 싫다는 강력한 의사 표현이었다. 그러자 이범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지켜보았고, 결국 다을이는 놀랍게도 혼자서 묵을 집어먹는데 성공했다. (물론 누나 소을이도 성공했다.) 그런데 묵 집어먹기 미션에 성공하고 나더니, 다을이는 뭔가가 마음에 걸리는 듯 아빠를 향해 물었다. "아빠, 화났어?" 너무 갑작스럽고 생뚱맞은 질문이었다. 

"아니" 라고 이범수가 대답했는데도 다을이는 또 물었다. "아빠, 기분 상해?" 발음이 부정확해선지 얼른 못 알아들은 이범수가 "응?" 하고 되묻자 다을이가 말했다. "아빠, 속상했느냐고." 이범수는 "아니, 왜 속상해 아빠가?" 라고 대답하며 되물었다. 그러자 다을이가 대답했다. "아빠가 이거(도토리묵) 줄 때, 내가 흥~ 해서!" 아빠가 묵을 집어주는데 먹지 않고 단호히 싫다고 하며 거절했던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어떻게 세 살 배기가 그토록 섬세하고 속이 깊을 수 있을까? 신기하다. 


이범수도 기특한지 "하나도 안 속상해, 아빠는" 하고 말하며 다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러자 꼬맹이는 기분이 좋은 듯 흥얼흥얼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이 세상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참으로 무딘 사람이 많다. 타인에게 심한 상처를 주고도 자기가 상처를 주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은 것이다. 그런데 다을이는 그 어린 나이에도 벌써부터 타인의 감정을 그토록이나 섬세하게 배려할 줄 알고, 혹시나 자기가 타인을 아프게 했을까봐 그토록 염려하는 모습을 보니, 참 예쁘면서도 울컥할 만큼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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