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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핏빛 복수의 대장정이 시작되다 본문

드라마를 보다

'몬스터' 핏빛 복수의 대장정이 시작되다

빛무리~ 2016. 3. 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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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히 시작된 지상파 3사의 월화드라마 대전에서 MBC의 '몬스터'를 택한 이유는 작가 때문이었다. 장영철, 정경순 작가의 전작 중 '자이언트'를 재미있게 시청했던 기억이, 또 다른 장편 복수극 '몬스터'를 향한 기대감도 약간 고취시켰던 것이다. 출연하는 배우들만 놓고 보자면 당연히 SBS '대박' 쪽으로 기울었지만, 작가가 '무사 백동수'의 권순규 작가라는 사실 때문에 장근석, 여진구를 향한 마음은 안타까이 접을 수밖에 없었다. KBS의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내가 이향희 작가의 전작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데다가 소재가 너무 식상해서 끌리지 않았다. 최근 2~3년 동안 '약자의 편에 서서 갑들과 싸우는 정의로운 변호사(또는 검사나 경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및 드라마를 도대체 몇 편이나 보았던 걸까? 시대의 소망과 목마름인 줄은 알겠지만, 솔직히 이젠 좀 질렸다. 



개인적으로 '몬스터' 1회는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고 만족스러웠다. 부잣집 도련님이었다가 원수의 간계에 걸려 처참한 나락으로 떨어진 주인공 강기탄(강지환)은 복수심을 불태우며 괴물(몬스터)로 거듭난다. 거의 짐승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신한 강지환에게서는 어딘지 '늑대소년'의 송중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첫 장면부터 강기탄의 강렬한 등장으로 시작된 스토리는 6년 전 비극의 시작이었던 그 날로 돌아간다. 이국철(강기탄의 본명, 이기광)의 19번째 생일, 국철의 부모님과 이모 정만옥(배종옥)은 언쟁을 벌인다. 국철의 부모님은 수도의료재단의 경영자로서 매우 양심적인 인물이라, 도도제약의 진통제 성분 검수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계약할 수 없다고 못박는다. 하지만 정만옥은 수도병원 재정이 악화되었으니 검수 결과를 조작해서라도 도도제약과 손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와중에 이모부 변일재(정보석)는 수상한 전갈을 받고는 슬며시 자리를 뜨는데, 잠시 후 의문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이국철은 두 눈의 시력을 잃고 그의 부모님은 세상을 뜨게 된다. 게다가 병원 연구소에는 의문의 화재가 발생하여 모든 약품의 검수 자료가 불타버리고 만다. 이국철에게는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상황인데, 이모 정만옥은 지나치게 차분하고 냉정하다. "네 부모님은 죽었고, 네 눈은 멀었어. 이제 너한테는 나밖에 없어. 너를 보살피고 이 병원 살리는 건 나밖에 못 해. 너도 어린애처럼 굴지 말고 마음 단단히 먹어!" 어쩌면 이렇게 되기를 간절히 원했던 듯, 제 세상 만난 것처럼 신나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 이모와 달리 이모부 변일재는 따뜻한 말로 국철을 다독이는데, 언제나 그렇지만 대놓고 못되게 구는 놈보다 웃는 얼굴 뒤에 칼을 숨긴 놈이 더 무서운 법이다. 



상속자인 이국철이 법적 성년이 될 때까지 수도병원 원장이자 국철의 혈육인 정만옥이 임시로 수도의료재단을 맡게 되는데, 사람들은 눈 먼 이국철이 성년이 된다 해도 재단을 경영할 수는 없을테니 결국은 정만옥이 차지하게 될 거라 수군거린다. 이국철은 정만옥이 모든 사건의 원흉이라 확신하고 경계하기 시작하는데,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눈이 멀고 이모에게 배신당한 그는 세상을 향한 불신과 분노에 가득차 점점 더 예민하고 포악한 성격이 되어간다. 시력을 잃은 후 초능력에 가깝게 밝아진 청력으로 집안 하인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까지 모두 듣게 되는데, 진심으로 국철을 위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모두들 어리고 눈 먼 이국철의 약점을 이용해 고가의 물건을 빼돌리는 등 자기네의 욕심을 채우려 들 뿐이다.


 

그 와중에 도우미로 들어온 차정은(이열음)은 유일하게 솔직하고 진실한 성품으로, 불신에 가득찼던 국철의 마음을 살짝 여는데 성공한다. (차정은은 훗날 오수연(성유리)이라는 이름으로 강기탄과 재회하게 된다.) 한편 도도제약 대표인 도광우(진태현)는 이국철의 존재를 무시하고 정만옥을 설득하여 수도병원을 인수하려 하는데, 계약 성사 직전에 나타난 이국철 때문에 무산되자 분노한다. 은밀히 변일재를 불러 이국철의 살해를 명령하는 도광우. 사실 이국철의 부모님을 죽게 만든 교통사고와 연구소의 화재는 모두 도광우의 지시를 받아 변일재가 저지른 일이었다. 도도그룹 회장인 부친 도충(박영규)의 인정을 받고 싶었던 도광우는 수도병원을 집어삼키기 위해 살인 방화조차도 꺼리지 않는 사이코패스였던 것이다. 



검사 변일재가 도광우의 명령을 들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황지수(김혜은)와의 불륜 관계를 들켜 약점을 잡혔기 때문이다. 황지수가 대통령 비서실장의 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 불륜 또한 단순한 연애가 아니라 야망의 산물임을 알 수 있는데, 모든 상황이 준비되기도 전에 들통나면 신분 상승의 기회는 즉시 사라지고 말 것이니 변일재로서는 똥줄이 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변일재와 도광우의 통화를 엿들은 정만옥은 자기 언니와 형부를 죽인 사람이 바로 남편임을 알게 되어 충격을 받는다. 설상가상 남편에게 붙여 두었던 미행을 통해 변일재와 황지수의 불륜까지 알고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두 사람의 밀회 장소인 별장을 찾아간다. 하지만 외딴 그 곳에서 정만옥은 변일재와 황지수에게 속절없이 살해되고, 이국철의 유일한 보호막은 그렇게 사라졌다. 


숨가쁘게 빠른 진행을 보여준 1회에도 나름의 반전이 있었으니, 정만옥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초반에는 정만옥도 남편 변일재와 마찬가지로 악역처럼 보였던 탓이다. 인생 최대의 불행을 당한 어린 조카를 위로하기는 커녕 매섭게 다그치고, 상속자인 조카를 무시한 채 마음대로 병원을 팔아 넘기려는 태도는 결코 좋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만옥은 다소 욕심이 있고 성격이 냉정했을 뿐 악녀가 아니었다. 강한 성품의 아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약해 보였던 변일재야말로 진짜 악마였다. 이국철은 자신의 코앞에 닥쳐온 위기를 상상조차 못하고 차정은을 향하는 마음에 조금씩 설레고 있을 뿐인데... 2회에서는 변일재가 어떻게 교묘한 방식으로 이국철을 파멸시키는지 그 과정이 그려질 것이다. 진행이 빠르다면 몬스터 강기탄으로 변신하여 복수의 첫발을 내딛는 이국철의 모습까지 나올 수 있을까?



아역들(이기광, 이열음)의 연기가 좀 어색하긴 했지만 일단 스토리의 긴박감이 눈을 뗄 수 없게 했고, 무엇보다 정보석과 배종옥의 명품 연기가 마음을 사로잡는 1회였다. 정보석은 '자이언트'의 '조필연'에 이어 또 한 번 중심 악역을 맡아 50부작의 대장정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조필연'의 포스가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캐릭터가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보석이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든든한 심정이다. 그런데 고작 1회만에 퇴장할 특별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온 몸과 영혼을 불살라 명품 연기를 보여준 배종옥에게는 제작진이 감사의 절이라도 올려야 하는 게 아닐까? 그녀의 열정에 찬사를 보내며 '몬스터'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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