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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스의 언행불일치가 진심으로 걱정되는 이유

빛무리~ 2016.01.05 05:00


래퍼 스윙스는 작년 9월 4일, 정신질환을 이유로 현역복무 부적합심의를 받고, 군생활 11개월 정도를 남겨둔 상태에서 의가사 제대했다. "강박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조울증 등 여러가지 정신질환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치료를 받아 왔고, 군 복무 중 병세가 악화되었지만 제대하기는 자존심이 상해서 버티다가 결국은 간부님들의 권유로 현역복무부적합심의를 받아 나오게 되었다."고 당시 스윙스는 밝혔다. 더불어 군복무를 완수하지 못한 책임을 느끼는 듯 "남은 군복무 기간 동안에는 영리 활동을 하지 않겠다." 며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대국민 약속까지 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며, 응원하고 싶은 경우였다. 



그런데 불과 4개월 후, 스윙스는 본인이 했던 약속을 보란듯이 저버리고 영리 활동에 나섰다. 스윙스의 소속사에서 1월 4일 홈페이지와 공식 SNS를 통해 '스윙스의 랩 레슨 수강생 모집' 공지를 띄운 것이다. 해당 레슨은 힙합 문화와 랩을 공부하는 수업으로 스윙스가 직접 진행한다고 한다. 수강료는 1시간씩 총 4번 수업에 30만원이며 최대 7명씩 그룹을 지을 예정이다. 소속사는 스윙스가 이런 그룹 수업을 일주일에 12회차 소화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한 달에 25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물론 그 수익이 전부 스윙스에게 돌아가지는 않겠지만, 일부만 거둬들인다 해도 상당한 액수일 것이 짐작된다. 



스윙스 측의 이야기도 들어봐야겠지만, 그 어떤 사정이 있다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11년도 아니고 11개월만 기다리면 될 것을, 불과 4개월만에 돈을 벌겠다며 스스로 한 약속을 티끌처럼 저버리다니! 이 한 번의 언행불일치로 스윙스는 대중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이제는 그의 말을 도통 믿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약속을 해놓고, 4개월만에 너무 태연스레 안면을 바꾸는 그의 태도는 마치 대중을 조롱하는 것 같아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분노와 비난보다도 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따로 있다. 스윙스의 이러한 행위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다른 군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덩달아 오해받고 욕을 먹거나, 어쩌면 의가사 제대가 어려워져 무리한 군복무를 지속하게 될지도 모른다. "괜히 병 핑계대고 조금이라도 일찍 사회에 나가서 돈 벌려는 거 아냐? 군대가 너만큼 힘들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어? 의가사 제대? 어림없는 생각은 하지도 말아!" 이런 식의 반응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있을까? 스윙스 한 사람이 신뢰를 잃음으로 해서, 억울한 다른 사람들까지 함께 신뢰를 잃고 아무도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을까봐 나는 무척이나 염려스럽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군에서 자살하는 사람은 연평균 250명에 달했다고 한다. 자살로 처리된 인원 외에 '의문사'나 '은폐'된 경우까지 합치면 그보다도 훨씬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차츰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1990년대부터는 연평균 121명으로 줄었고, 2000년대에는 연평균 74명으로 감소했다. 최근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2015년 군 자살자는 56명으로 작년(2014)의 67명보다 16.4% 감소하여, 군 창립 이래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런데 퍼센테이지가 줄고 있다는 고무적인 현상보다도, 해마다 군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나로서는 그 기사 자체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꼭 심각한 중환자라야만 정신질환자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는 아주 가벼운 우울증도 엄연한 정신질환이라 볼 수 있고, 그런 정도의 가벼운 증세도 군대라는 특수 상황에서는 극도로 악화될 수 있다. 사람마다 신체적 건강이 다른 것처럼 정신적 건강도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는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고통도 누군가에게는 차라리 죽음을 택할 만큼 끔찍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군대 내에서 정신질환이 더욱 위험한 이유는 자기 자신을 해칠 뿐만 아니라 주변의 타인들까지도 부상이나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신질환자의 의가사 제대는 명확한 진찰과 검토를 통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여러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결코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방치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신뢰를 깨뜨린 스윙스의 행위로 인해, 정신질환자의 의가사 제대를 일종의 핑계라고 생각하며 곱지 않게 보는 시선들이 많아질까봐 걱정스럽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스윙스의 개인적 문제일 뿐이니, 섣불리 일반화시키거나 다른 경우에 적용시키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불과 7개월을 더 버티지 못하고 약속을 깨뜨린 스윙스의 선택이 새삼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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