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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사망 1주기, 홍경민의 무거운 죄책감을 보다

빛무리~ 2015.10.27 18:45


신해철 사망 1주기... 지난 토요일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가수 홍경민이 존경하는 선배 신해철의 장례식에 가지 못한 이유를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 자신의 결혼식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신해철이 사망했기 때문에, 결혼 앞둔 사람이 장례식에 가는 건 아니라고 해서 못 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3년 전에 결혼식 날짜 잡고 나서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장례식장에 다녀온 적이 있다. 대략 결혼식 한달전, 또는 3주전 쯤이었던 것 같다. 



성가대 후배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그 후배와 알고 지낸지는 오래 됐지만 각별히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저 현재 같이 활동하는 단체원이 상을 당했으니 마땅히 가봐야 한다 생각했고, 내가 장례식에 다녀오겠다고 하자 우리 부모님도 단 한 마디 만류 없이 그냥 다녀오라고만 하셨다. 그런데 막상 도착했더니 상 당한 후배가 나를 보고는 "언니~ 안 와도 되는데~" 하면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입교한지 얼마 안 되는 남자 단원이 "결혼날 잡은 사람이 여길 왜 왔어요?"라고 물었다. 나는 씨익 웃으며 "그런 게 어딨어요" 라고 대답했다.



 

옆에 있던 좀 연세 많으신 언니들이 "그럼, 우리는 하느님 믿는 사람들인데, 그런 게 어딨어" 하며 웃었다. 그 이후 나는 순조롭게 결혼했고 지금까지 3년 동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결혼식 전에 장례식에 다녀온 것에 대해 한 번도 찜찜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정말 꼭 가고 싶은 장례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생전의 친분으로 볼 때 꼭 가야만 하는 장례식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가지 못했다는 홍경민의 말은 나에겐 좀 충격이었다. 


물론 상을 당한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미신이든 뭐든 아직도 그런 것을 꺼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있으니, 장례식에 오지 못했다고 해서 그 지인에게 굳이 서운한 감정을 품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마음 아닐까? 홍경민은 신해철의 장례식에 참석 못했다는 죄책감이 아직도 남아서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고 말했다. 죽은 사람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는 게 어디 보통 일인가? 자칫하면 그 무거운 죄책감은 오랫동안 치유되지 않는 마음의 병으로 남을 수도 있다. 


생각해 보면 쓸데없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금기들이 참 많다. 그로 인한 피해가 없다면 모르겠는데, 그런 무의미한 금기들에 얽매이다가 오히려 마음에 상처를 받거나 감옥에 갇힌 것처럼 답답한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시대가 참 많이 변하고 발전한 것 같으면서도 이런 부분에서는 의외로 불필요한 구습이 버젓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좀 우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언제든 "그런 게 어딨어요" 라고 대답해 줄 것이다. 아울러 신해철의 1주기를 엄숙히 추모한다. 부디 좋은 곳에서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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